선전-홍콩 베이스의 피지컬 AI 전문 VC와 함께 서울에서 5일간 LP 포함 15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여정 중 정리한 관점을 공유합니다.
1.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AI가 알고리즘과 컴퓨팅 파워 중심의 경쟁이었다면, 피지컬 AI는 본질적으로 ‘현실 세계와의 인터페이스’를 둘러싼 경쟁입니다. 모델 성능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액추에이터, 센서, 로봇 하드웨어, 제조 공정 데이터, 현장 실증, 전력 인프라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제품이 작동합니다.
이처럼 복잡한 밸류체인을 한 국가가 모두 내재화하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피지컬 AI는 특정 국가가 전 층위를 독식하기보다, 몇몇 국가가 각자의 우위를 가진 레이어를 분담하는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2. 그럼 피지컬 AI 산업은 어떻게 키워갈까요?
출하량 5000대, 시장 점유율 39%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Agibot의 성장 방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2026년 Agibot 자체 통계 기준 출하량 15,000대). Agibot은 생태계 공동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두고, 이를 오픈소스·피통합(Being Integrated)·자본 지원의 세 축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즉, 오픈소스로 개발 장벽을 낮추고, 파트너에게 통합되는 방식으로 현장 적용과 채널 확장을 빠르게 만들며, 자본으로 상하류(기초 부품·원천 기술 등의 업스트림, 응용·상용화의 다운스트림)의 빈틈을 메우는 구조입니다.
Agibot이 자본을 돈이 아니라 산업을 만들어가는 도구로 쓰면서, 데이터 인프라·파트너 통합·펀드/CVC/인큐베이션을 결합해 ‘산업 증폭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이들 성장의 핵심적인 비결입니다.
3. 여기서 ‘생태계 펀드’로서의 자본의 역할이 빛을 발합니다.
피지컬 AI는 단일 스타트업이 막대한 CAPEX를 감당하기 어려워 펀드 차원의 밸류체인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Agibot은 중국 VC의 LP 자본을 활용해, 엔드 투 엔드를 커버하는 앵커 회사로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과 파트너를 벨류체인으로 엮어나갔습니다.
업스트림의 공급망을 단순 구매 대상이 아니라 제품 공동 개발, 품질 공동 관리, 비용 최적화를 함께 수행하는 협업 시스템으로 봤고, 표준화된 하드웨어와 AI 능력의 바닥층을 제공한 뒤 파트너가 업종별 노하우, 납품, 고객 네트워크를 얹게 하는 방식으로 다운스트림을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태계에 한국 기업들도 이미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LG전자와 미래에셋이 Agibot의 자금조달 라운드에 참여했고, Agibot은 이후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자본과 전략 차원에서 협력해서 생태계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4. 아시아 공급망을 활용한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제가 동행한 Sparks Physical AI Ventures(이하 Sparks)가 지향하는 방향도 여기에 가깝습니다. 중국이 가진 제조·실증·출하 역량, 한국이 가진 정밀 부품·자동화·대기업 채널, 홍콩이 가진 크로스보더 자본과 네트워크를 하나의 콜렉티브 공급망으로 엮어, 단일 회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피지컬 AI의 상용화 병목을 푸는 전략입니다.
이때 펀드의 역할은 단순히 유망 회사를 선별해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업스트림에서는 부품·센서·액추에이터·제조 파트너를 연결하고, 다운스트림에서는 고객사·통합사·현장 실증 파트너를 붙여 실제 매출이 나는 시나리오를 앞당기는 ‘생태계 오케스트레이터’로 기능해야 합니다.
결국 피지컬 AI의 승부는 가장 뛰어난 한 회사를 찾는 데 있기보다, 가장 빠르게 협력 가능한 공급망을 조직하는 데 있습니다. Sparks는 바로 그 아시아형 산업 증폭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런 Sparks의 비전에 공감하시는 분은 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Tony, Jayesh, Sparks Physical AI Ventures(댓글에 링크)를 팔로우 하셔도 좋습니다. 관련 화이트페이퍼가 나올 때 받아보거나 직접 미팅을 통해 이 생태계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글이 흥미롭다면 댓글로 생각을 알려주세요. 반영해서 2편도 작성해보겠습니다.
#중국AI현장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