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운영
잘 때도 돈이 들어오는 사람, 멈추면 0이 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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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한 건, 대리운전 한 탕, 단가 깎인 외주 디자인 한 개. 이런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달 벌이가 거기서 끝납니다. 손을 멈추면 수입도 멈추니까요.

반대인 일도 있어요. 한 번 만들어두면 자는 동안에도 팔리는 것. 전자책 한 권, 강의 영상 하나, 단골 손님 명단. 오늘 안 팔려도 사라지지 않고, 다음 달에도 같은 자리에서 또 팝니다.

▶ 앞에 든 배달·대리운전·외주처럼, 회사에 매이지 않고 일을 한 건씩 받아 그때그때 버는 방식을 '긱이코노미'라고 불러요. 가수가 하루 공연 한 탕 뛰는 걸 '긱(gig)'이라 부르던 데서 나온 말이에요. 요즘은 배달·대리·플랫폼 외주가 다 여기에 들어갑니다.

올해 통계가 딱 이 둘로 갈렸습니다.

전 세계 긱이코노미 시장은 올해 약 6,740억 달러, 우리 돈 900조 원이 넘는 규모로 사상 최대예요. 그런데 그 안에서 한 사람이 실제로 버는 돈은 줄고 있습니다. 사람은 몰리는데 건당 단가는 내려갔고, 기름값·장비값은 일하는 사람이 떠안았어요. 네덜란드에선 통계 집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프리랜서 수가 줄었습니다.

한국은 반대쪽 숫자가 사상 최대입니다. 본업 말고 따로 돈 버는 사람이 지난해 67만 9천 명, 부업해 본 취업자가 올해 1분기 55만 2천 명으로 한 해 전보다 22% 늘었어요.

시장은 큰데 개인은 쪼들리고, 혼자 일하는 사람은 사상 최대다. 처음엔 안 맞는 두 숫자다 싶었어요. 며칠 보다 알았습니다. 갈린 건 딱 하나, 시간을 팔았느냐, 한 번 만들어 계속 파는 걸 가졌느냐였습니다.

저는 한 1인 창업 플랫폼에서 일합니다. 5개월간 1만 명 넘는 사장님 옆에서 25만 개 상담 메시지를 봤어요. 그 자리에서 본 걸로 풀어볼게요.

1. 긱은 왜 아무리 해도 제자리일까


긱은 내 시간을 파는 일입니다. 한 건 끝나면 0에서 다시 시작해요. 하루는 24시간이라, 천장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게다가 시장이 커진 게 내 편이 아니었어요. 긱 시장이 사상 최대가 된 건 다들 잘 벌어서가 아니라, 들어온 사람이 많아서입니다. 같은 일에 사람이 몰리면 단가는 내려가요. 플랫폼은 수수료를 떼고, 비용은 일하는 사람한테 넘깁니다.
숫자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플랫폼에서 받는 일감'은 전체 프리랜서 시장의 7.8%뿐이에요. 나머지 92%는 플랫폼 밖, 내가 직접 만난 고객과의 거래입니다. 돈은 플랫폼 안이 아니라 밖에 있다는 뜻이죠. 플랫폼은 시작은 쉽게 해주지만, 거기 머물면 가장 붐비는 자리에서 가장 싼값에 싸우게 됩니다.

2. 자산으로 바꾼 사람은 뭘 다르게 했나


오래 버는 사람들은 일을 '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 '한 번 만들어 계속 파는 것'으로 바꿔놨어요. 같은 디자인 실력이어도, 한 명은 외주를 한 건씩 받고 다른 한 명은 그 결과물을 템플릿으로 만들어 100명에게 팝니다. 같은 운동 지식이어도, 한 명은 1:1 수업을 뛰고 다른 한 명은 영상 강의 하나로 자는 동안 결제가 찍혀요.


코딩을 모르던 한 사람이 47일 만에 작은 제품을 만들어 월 1,300만 원을 버는 '리스본의 1인 파운더' 이야기도 그래요(→ 메이커스 링크).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한 번 만들면 계속 팔리는 걸 골랐다는 게 핵심입니다.


부업 통계에서 한 가지가 눈에 띄었어요. 부업을 가장 많이 하는 건 20대가 아니라 60대 이상, 그다음이 50대였습니다.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에요. 30년 쌓은 경력 자체가 밑천이라, 그걸 작은 상품이나 서비스로 바꾸기 가장 좋은 사람들이거든요. 30년 영업한 분은 영업 노하우를 강의로, 30년 회계 본 분은 자기 점검표를 유료 자료로 만들면 됩니다.

3. 그래서,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어요. 이번 주에 한 일 중에 "이걸 한 번 더 팔 수 있게 바꾸려면?"을 딱 하나만 적어보세요.
- 외주 디자인 한 건 했다 → 그 작업물을 템플릿으로 정리해 판다.
- 고객 질문에 답을 길게 써줬다 → 그 답을 정리해 유료 자료나 글로 만든다.
- 1:1로 가르쳤다 → 같은 내용을 영상으로 한 번 찍어둔다.


한 가지 더. 자산을 쌓기 전에 바닥부터 챙기세요. 옆에서 보면 막상 가장 많이 막히는 건 화려한 성장이 아니라 세무와 인허가 같은 기본기였습니다. 상담 메시지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세무로 전체의 49%, 그다음이 인허가 29%였어요. "이거 신고 어떻게 해요" "이 업종 등록되나요"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천장은 트렌드가 높여주지만, 바닥은 기본기가 받칩니다.

마무리
긱이코노미가 무너진다는 말은, 시간을 파는 방식의 천장이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같은 시기에 1인 창업이 사상 최대인 건, 더 많은 사람이 그 천장을 넘으려 '한 번 만들어 계속 파는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뜻이고요.
그래서 묻고 싶어요. 지난 한 달, 당신의 수입은 시간을 판 돈인가요, 아니면 예전에 만들어둔 무언가가 벌어다 준 돈인가요. 그 비율이 1년 뒤 당신이 어느 쪽에 서 있을지를 말해줍니다.
 

참고 

- 글로벌 긱이코노미 시장·노동자 실질소득 정체: Upwork 긱이코노미 통계(2026)
- 플랫폼 매개 프리랜서 7.8% (나머지 92% 직접 거래): 2026 프리랜스 플랫폼 시장 보고서
- 부업 취업자 55만 2천 명(2024년 1분기, +22.4%)·60대 이상 최다(19.4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 YTN(2024.04.29) 
- 본업 외 소득활동자 67만 9천 명(2024년, 2014년 집계 이래 최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 1인 창업 상담 5개 영역(세무 49%·인허가 29%): 한 1인 창업 플랫폼 5개월 상담 분석(1만 건·25만 메시지·7,838명) 
- 사업자등록 5단계 가이드 (코워크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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