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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받은 상표, 쓰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 - 한국 ‘티르리르’ 불사용 취소 사건과 미국 Maple Leaf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들이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다. 상표는 출원하고 등록받았다고 해서 영원히 유지되는 권리가 아니다. 등록증은 출발점에 가깝다. 상표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그 표시를 브랜드로 인식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최근 한국 대법원의 불사용 취소 관련 판결과 미국 상표심판원의 치즈 라벨 사건은 이 단순한 원칙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여준다. 하나는 “등록받고도 쓰지 않으면 권리가 흔들린다”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사용증거를 제출했더라도 소비자가 상표로 인식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면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는 문제다. 핵심은 같다. 상표는 등록보다 사용이 중요하고, 그 사용은 ‘올바른 사용’이어야 한다.

많은 기업은 상표권을 일종의 보관 자산처럼 생각한다. 좋은 이름을 정하고, 상표를 출원하고, 등록증을 받아두면 일단 안전하다고 느낀다. 특히 신제품 출시 전에는 경쟁사의 선등록 상표, 유사 브랜드, 분쟁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일단 등록만 받아두고 나중에 쓰자”는 판단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나중’이 길어질 때 생긴다. 한국 상표법은 등록상표가 일정 기간 실제로 사용되지 않으면 불사용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상표권은 독점권이지만, 시장에서 쓰이지 않는 독점권을 무기한 묶어두도록 허용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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