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가 AI 액셀러레이터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YC P26 Demo Day 기업 175개를 훑어봤다. 일단, 이번 배치의 핵심은 AI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노동비용을 자본비용으로 전환하는 회사들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터를 보면,
· 175개 기업 중 134개가 AI 포함 (76%)
· 124개가 B2B (71%)
· Consumer는 21개뿐
· Developer Tools는 34개
· Healthcare/Biotech는 22개
· Robotics는 18개
· Defense는 9개
1️⃣ Consumer AI가 생각보다 적다
흥미로운 건, 오히려 Consumer 비중이 생각보다 매우 낮다는 점이다. 2024-25년만 해도 AI 컨슈머 앱을 만드는 회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배치는 다르다. YC는 더 이상 사람들이 재미있게 쓰는 AI보다, 기업의 핵심 업무를 가져오는 AI에 베팅하고 있다. 나아가, 예전 SaaS의 질문은, “이 직원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였다로 보면, 이번 배치에서 YC는 "AI Agent가 실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회사"들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이다.
· 제조업 운영을 수행하는 AI Employee — Walter
· AI Agent를 위한 보험사 — Mount
· Agent-Native AWS 인프라 플랫폼 — InsForge
· Enterprise Agent Work를 위한 Control Plane — Pentagon
· 신약 발견부터 FDA 승인까지 관리하는 Drug Discovery 운영 플랫폼 — Enjamb Labs
Workflow Ownership. "이 직원 자체를 소프트웨어로 만들 수 있는가?”
2️⃣ Developer Tools의 비중. 모두가 금을 캘 때, 누군가는 삽을 판다.
Developer Tools가 34개(19.4%)
SaaS가 72개(41%)
'agent-native AWS', 에이전트용 스테이징 환경, 장시간 구동 에이전트 모니터링 — 설명문에 'agent'가 들어간 곳만 49개(28%)다.
전형적인 picks & shovels 구조다. AI라는 골드러시에 직접 광부로 뛰어드는 대신, 곡괭이와 삽을 파는 레이어다.
역사적으로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1/ Infrastructure > 2/ Tooling > 3/ Applications 순서로 돈이 흘러가는데,
예를 들어 클라우드 시대엔 AWS > Datadog > Snowflake.
모바일 시대엔 Twilio > Stripe > Firebase.
AI시대에선 Agent Infra, Evaluation, Security, Data Layer, Orchestration이 되겠다.
다만 조금 냉정하게 볼 지점은, 이 인프라들 상당수는 회사가 아니라 결국 플랫폼의 하나의 기능으로 흡수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툴 리스크인샘.
여기선 누가 깊은 해자(moat)를 파느냐가 생존을 가를듯.
3️⃣ Healthcare + AI가 생각보다 강하다
Healthcare/Biotech: 22개인데, 그중 AI 포함이 17개로 약 77%이다. 이는 AI가 가장 빨리 ROI를 증명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Healthcare라는 의미다. 왜냐하면 일단, 데이터가 많고, 인건비가 비싼 영역에 속하고,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하다. 그리고 오류 비용이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자본집약적 베팅이 돌아왔다.
하드테크 22개, 하드웨어 21, 로보틱스 18, 디펜스 9.
레이더 없는 드론 추적(Arlo Industries), 주문을 집어 포장하는 로봇팔(InLoop Robotics), 엣지 디바이스용 피지컬 AI(General Instinct),
Surtr Defense Systems(드론 방어용 운영체제), Apollo Atomics, Inc.(초소형 원자로 개발)까지
이건 듀레이션이 길고, 자본이 더 들고, 회수가 느린 베팅이다. 대신 모방이 어렵다. SaaS처럼 하루아침에 복제되지 않는다. 리스크-리워드 프로파일 자체가 다른 자산군이며, 실물 경제(Atoms)에 대한 베팅이다.
5️⃣ 마지막. TAM은 사실상 미국 기업 예산이다.
지리적 익스포저는 극단적으로 쏠려 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숫자는, US/World 비중인데, 175개중 174개로 99%다. 거의 전부다.
그외 유럽이 31%, 그 외 인도·MENA·동남아·중남미는 전부 합쳐도 한 자릿수 %대다.
즉 이번 배치 전체의 타깃 시장은, 결국 ‘미국 엔터프라이즈의 지갑'이다. 신흥시장은 사실상 비어 있다. 위험이라 부를 수도, 기회라 부를 수도 있는 공백이다. 한국에서 지원하는 YC 창업자들까지 이젠 처음부터 한국 시장, 일본 시장, 동남아 시장을 목표로 하면 YC 합격은 안된다.
한국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내는 요즘, Physical AI와 Manufacturing AI는 여전히 과소평가된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보유하고, 제조업 비중이 GDP의 약 25~30% 수준으로 미국보다 훨씬 높다. 오히려 Physical AI를 적용할 현장은 한국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스타트업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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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51st Street, NYC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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