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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불닭 마스코트를 호치에서 페포로 바꾼 이유는

기능적 우위보다 오래 쌓은 서사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design by 슝슝 (w/ChatGPT)

 

아래 글은 2026년 06월 1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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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마스코트를 호치에서 페포로 교체한 이유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불닭 IP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2. 이제 브랜드 경쟁력은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스토리와 세계관에서 나오기 때문에, 캐릭터·상표권·소스와 같은 브랜드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3. 삼양식품은 마스코트 교체, 소스 사업 강화, 상표권 확보 등을 통해 불닭을 라면을 넘어 굿즈와 콘텐츠까지 확장 가능한 IP로 키워가고 있습니다.

 

친숙한 '호치'에서 낯선 '페포'로

 

삼양식품이 이달부터 불닭볶음면의 마스코트를 교체합니다. 제품 출시 초기부터 함께해 온 '호치' 대신 새로운 캐릭터인 '페포'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건데요.

 

호치는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불닭볶음면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실제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유사 제품들이 캐릭터까지 함께 따라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존재였기에, 이번 교체 소식에 대한 반응 역시 대체로 부정적인 편입니다.


물론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는 결국 취향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다만 어떤 브랜드든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상징을 바꿀 때는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에 더 큰 애착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삼양식품 역시 이런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교체를 강행한 건 사업적으로 꼭 필요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호치라는 캐릭터의 권리는 삼양식품이 온전히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

 

실제로 호치의 작가는 공개적으로 관련 내용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보유한 권리는 식품 관련 사용 범위에 한정돼 있었고, 굿즈나 캐릭터 사업 등 저작권의 상당 부분은 외부 업체와 작가에게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불닭볶음면을 단순한 제품을 넘어 독자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IP로 확장하려는 삼양식품 입장에서는 삼양식품 입장에서는 분명한 제약이었을 겁니다. 결국 이번 마스코트 교체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불닭이라는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정비 작업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라면도 팔고, 굿즈도 팔고, 콘텐츠도 팔아야

 

이는 더 이상 전통적인 산업의 경계가 의미 없어진 시대를 잘 보여줍니다. 과거라면 라면 회사가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IP 사업까지 확장하겠다고 나서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어쩌면 삼양식품 역시 당시에는 호치의 저작권 문제를 지금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품의 품질이나 기능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경험까지 함께 소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불닭볶음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매운 라면이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매운맛 챌린지'라는 놀이 문화와 수많은 레시피 콘텐츠가 더해지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성장했죠. 그렇기에 불닭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사를 만들고 확장할 수 있는 세계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스코트 역시 중요한 자산이 될 수밖에 없었고요.

 

그러므로 이제 브랜드 기업들은 상품 자체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권리와 자산까지 훨씬 꼼꼼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실제로 삼양식품이 확보하지 못했던 건 호치의 저작권만이 아니었습니다. 불닭볶음면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소스 역시 협력사인 에스엔디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생산 설비는 물론 핵심 배합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다 보니,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최근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에 대한 통제력을 하나씩 강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마스코트를 만들었고, 소스 전문 기업도 인수했습니다. 여기에 오랜 법적 다툼 끝에 'Buldak' 상표권까지 확보하면서 브랜드 자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고요.

 

결국 삼양식품이 정리하고 있는 건 단순한 권리가 아닙니다. 불닭이라는 브랜드가 앞으로 라면을 넘어 굿즈와 콘텐츠, 그리고 다양한 IP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필요한 기반을 하나씩 갖춰가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브랜드의 모든 것을 직접 가져야 합니다

 

이번 삼양식품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앞으로는 브랜드의 시대라는 점입니다. 제품의 특허나 기술만큼이나 스토리와 서사가 중요해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드들이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브랜드를 둘러싼 자산과 권리는 처음부터 꼼꼼하게 챙겨야 합니다. 불닭볶음면만 해도 상품을 상징하는 마스코트의 권리를 온전히 보유하지 못했고, 정체성을 만들어준 핵심 소스 역시 협력사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었는데요. 심지어 브랜드 이름에 대한 상표권조차 최근에야 확보했습니다. 글로벌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동안에도, 정작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권한은 충분하지 않았던 셈이죠.

 

결국 브랜드가 강해질수록 상품 자체보다 브랜드를 둘러싼 권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굿즈를 만들고, 콘텐츠와 캐릭터 사업으로 확장할 때마다 결국 권리가 사업의 범위를 결정하게 되니까요.

 

그런 점에서 삼양식품이 최근 보여주는 움직임은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이 성공하며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브랜드 자산 확보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새로운 마스코트를 만들고, 소스 전문 기업을 인수하고, 상표권까지 확보하며 불닭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통제력을 하나씩 높여가고 있습니다.

 

사실 맛이라는 기능적 우위는 언젠가 따라 잡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이야기와 세계관, 그리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는 쉽게 복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경쟁력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브랜드를 얼마나 온전히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삼양식품은 본격적으로 불닭을 하나의 브랜드이자 IP로 확장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과연 불닭이 라면을 넘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계기로 또 어떤 브랜드들이 비슷한 도전에 나설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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