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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소소한 순간들

내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소소한 순간들

어언 6개월 만에 일기를 작성한다. 그간 어지간히 정신없었나 보다. 이렇게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이야말로 불변하는 인생의 진리 아닌가.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인생에서 행복을 순간순간 느끼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딸이 태어난 지 15개월 차가 되어 가는데, 이제는 그전과는 판이하게 바뀌었을 내게 행복을 주는 소소한 순간들을 꼽아본다.


첫 번째, 딸이 숟가락에 가득 찬 밥을 입에 꽉 차도록 먹어줄 때.

아이는 부모에게 물어볼 것 없는 운명공동체이다. 한 몸이다. 아이가 잘 먹으면 내가 배부른 건 팩트이다. 특히 딸은 신생아 시절 우유를 잘 먹지 않아 우리 부부를 종종 심란하게 했더랬는데, 이유식 역시 최근까지 비슷한 양상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한 숟가락 가득 밥을 먹어주는 딸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특한지. 도파민도 그런 도파민이 없다.


그런데 이런 행복이 매일 찾아와 준다. 평일엔 아침과 저녁을 같이 먹게 되는데, 근래 딸은 밥을 잘 먹어준다. 이게 요즘 가장 큰 행복이고 감사이다.


두 번째, 퇴근하고 돌아오는 내 모습을 딸이 반겨줄 때.

이때는 그 순간이 아까워진다. 딸이 평생 그렇게 지켜주지 않을 걸 알기에 더더욱 이런 순간이 특별해진다. 딸이 자라는 속도는 어쩔 땐 너무 느린 듯하다가도, 요샌 애석하리만큼 너무나 빨라지기만 한다. 이 쬐끄마한 녀석도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고, 자라서 독립한다니. 늘 이렇게 피곤해서 퇴근하는 나를 반겨줄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빠르게 우릴 떼어 놓겠지.

평생 갈 모습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 방에 나를 매번 찾아와 주는 딸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사무치게 지금의 딸을 그리워할 것이다. 이미 딸은 우리에게 줄 할 평생의 행복을 벌써 다 주었구나 싶다.


세 번째, 딸이 앞만 보며 힘껏 달려갈 때.

목 가누기도 힘겨워했던 갓난아기가, 평균보다는 조금 일찍 걷기 시작한다 싶더니만 얼마 전부터는 제자리에서 뛰기도 하고 기회가 생기면 냅다 앞을 보며 달린다. 딸은 무엇이든 아주 집중해서 땀을 내며 하는데, 달릴 땐 온 땅이 울릴 정도로 확실하게 달려준다.

앞으로 자기 인생길을 저렇게 힘 있게 개척하며 달려줄 것만 같아 그 모습을 넋 놓고 보게 된다. 힘차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얼마나 소중한 기적인가.

그 어떤 존재이든 간에 저 안에 저렇게 역동적인 힘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며 생명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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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열거한 순간들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단 일절의 가식과 이면성 없이 순수한 모습 그대로의 누군가를 매일 보고, 만지고, 느끼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내가 그간 느껴본 여느 종류의 성취감, 행복, 쾌락보다 깊고 진득하며 강렬하다.


딸은 이미 그 존재 자체로 나를 변화시키고 내 삶 곳곳에 스며들어 와 내 어둡고 그늘진 일상의 구석구석을 반짝반짝 깨끗하고 순하게 닦아 놓았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지금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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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오전 산책 중 Central Park, Songdo.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아이 키우며 하면 안되는 실수 - https://lnkd.in/ekc6i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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