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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실종 1만5천 건 시대, 배회감지기는 왜 사각지대를 못 메울까요

치매 어르신이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못하는 이야기는 이제 드문 사건이 아닙니다. 손목시계형, 목걸이형으로 나온 GPS 배회감지기를 채워두면 보호자 스마트폰으로 위치와 동선이 뜨니, 기술만 놓고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듯 보이는데요.

그런데 현실의 숫자는 다릅니다. 치매환자 실종 신고는 2024년 한 해 1만5,502건. 5년 새 27.8% 늘었고, 실종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되는 분이 매년 80~120명에 이릅니다. 기술이 있는데도 사람이 계속 사라지는 거죠. 여성경제신문(2026.06.19) 보도를 실마리 삼아, '기기'와 '안전망' 사이의 빈틈이 어디서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 틈이 왜 에이지테크 산업에 던지는 질문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숫자부터 봅시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치매환자 실종 신고는 2019년 1만2,131건에서 2024년 1만5,502건으로 꾸준히 올랐습니다. 서울만 떼어 보면 같은 기간 3,019건에서 5,410건으로 79.2% 급증했고요. 5년간 실종 뒤 사망으로 발견된 분이 566명, 그래서 '매년 100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흐름에 맞춰 2026년 1월 임종득 의원이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국가·지자체가 실종 예방을 위해 위치확인 장치를 지원할 수 있게 하고, 고위험군에게는 ICT를 활용한 정기 안전 확인을 의무화하는 게 골자인데요. 방향은 분명 옳습니다. 문제는 '어떻게'에 함정이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핵심 함정: 기기 지원은 '재량', 안전 확인은 '의무'

법안 문구를 뜯어보면 묘한 비대칭이 보입니다. 정작 실종을 막을 핵심인 배회감지기 지원은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인데요. 재정이 빠듯한 지자체가 지금 수준에 머물러도 법을 어기는 게 아닙니다. 반면 독거 고위험군 안전 확인은 "실시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고요.

쉽게 말해, 가장 돈이 드는 핵심 장치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영역에 두고, 부담이 큰 의무만 지자체에 얹은 셈입니다. 이러면 재정 좋은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사이에 안전망 격차가 그대로 생깁니다. 같은 진단을 받은 어르신인데 사는 동네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거죠.

 

더 큰 문제는 '분절' — 같은 일을 세 군데서 따로 합니다

현행 배회감지기 지원은 통합된 시스템 없이 여러 사업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여성경제신문 정리를 빌리면 크게 세 갈래인데요.

 

행복GPS — 복지부·경찰청·SK하이닉스가 손잡고 2년간 통신비를 무상 지원. 2021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치매환자 9,894대 보급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 — 지원은 되지만 2025년 기준 이용자가 4,366명에 그침

지방자치단체 — 지역 예산·조례에 따라 품목도 기간도 제각각

문제는 새 개정안조차 이 분절을 완전히 메우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는 기존 장기요양 제도와 중복될까 신중한 입장이고요. 하지만 검토보고서의 지적이 날카롭습니다. 중요한 건 제도가 이미 있느냐가 아니라, 등급 판정을 못 받았거나 신청 절차조차 모르는 '제도 밖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라는 겁니다. 기기는 9,894대가 풀렸어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연결'이 비어 있다는 뜻이죠.

 

위치정보라는 양날의 칼 — 오·남용 처벌이 없습니다

또 하나의 빈틈은 데이터입니다. 배회감지기는 위치라는 가장 민감한 사생활 정보를 24시간 수집하는 기기인데요. 개정안은 본인 또는 보호자 동의를 받게 했지만, 환자가 착용을 거부하고 보호자가 동의할 때 무엇이 우선인지, 의사능력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기준이 없습니다.

 

더 큰 구멍은 처벌입니다. 동의 유효기간·수집 중지 요구권·정보 파기 시점 같은 절차가 빠져 있고, 오·남용 금지를 적어두고도 위반 시 처벌 규정이 없어 선언에 그칠 공산이 큽니다. 참고로 현행 위치정보보호법은 목적 외 사용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둡니다. 안전을 위해 모은 데이터가 거꾸로 위험이 되지 않으려면, '고위험군' 정의부터 정보 파기까지 정교한 하위 법령이 필요한 셈입니다.

치매 실종은 분명 가슴 아픈 사회 문제입니다. 동시에, 매년 1만5천 건의 신고와 9,894대의 기기 사이에 벌어진 틈은 누군가 풀어야 할 명확한 수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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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김현우 기자, 「매년 100명 사망, 치매 실종 배회감지기법 이대로 괜찮은가」, 여성경제신문(2026.06.19). 본문의 통계·고유명사는 원문을 따랐으며, 해석과 산업적 관점은 시니어퓨처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직접 인용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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