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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경고장, 회신 전에 끝내야 할 3가지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던 한 대표님이 내용증명 봉투를 들고 왔습니다. "귀사 제품이 당사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문구를 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빨리 답장해서 좋게 풀자"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타트업 특허침해 경고장 대응에서 가장 비싼 실수가 바로 이 "빨리 보낸 답장"입니다. 경고장은 무시해도, 즉답해도 모두 위험한 양날의 검입니다. 회신 전에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순서만 지켜도, 상대 요구의 상당 부분을 방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허 경고장,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특허 경고장 자체는 법적 강제력이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14일 내 회신 바람" 같은 기한도 법정 기한이 아니라 상대의 일방적 요구일 뿐입니다. 그러나 무시하면 위험은 오히려 커집니다. 수령 이후에도 침해로 의심되는 행위를 계속하면, 법원은 그 수령 사실을 고의침해 판단의 중요한 정황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핵심 수치는 세 가지입니다.

시행 시점: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은 2019년 7월 시행됐습니다.

배상 한도: 고의침해가 인정되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급 적용: 침해 시작이 규정 시행 이전이라도, 시행 이후 발생한 침해행위에는 3배 배상이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즉 무시도 즉답도 답이 아니며, 회신 전 며칠이 선택지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입니다.

스타트업 특허침해 경고장, 회신 전에 뭘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회신서를 쓰기 전에 "침해 판단 → 무효 논거 → 비침해 입증 절차" 순서를 먼저 끝내야 합니다. 수지 조성물을 만드는 한 제조 스타트업(익명)은 경쟁사로부터 등록특허 침해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영업 담당자가 "검토 후 회신드리겠습니다, 우선 판매는 중단하겠습니다"라고 답하려던 것을 실무진이 급히 막았습니다. 이 한 줄이 향후 소송에서 침해를 인정한 정황 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가 회신 전에 밟은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청구항 vs 자사 제품 대비: 상대 특허 청구항과 자사 제품을 구성요소 대 구성요소 방식으로 1:1 대비했습니다. 침해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무효 자료 조사: 상대 특허의 우선일(또는 출원일) 이전에 공개된 선행문헌만 무효 증거가 되므로, 그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외 특허공보·논문·카탈로그를 조사해 신규성·진보성 결여 논거를 확보했습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선제 청구: 자사 제품이 청구항의 일부 구성요소를 결여한다는 판단이 서자,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공적 판단을 받기 위해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이 심판은 현재 실시 중인 발명뿐 아니라 장래 실시 예정인 발명도 대상이 됩니다.

이 회사는 약 6개월 뒤 상대방의 경고장 철회를 이끌어냈습니다. 핵심은 "회신 이전에 침해 판단과 무효 논거를 먼저 끝냈다"는 순서에 있습니다. 출시 전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장래 실시 예정 발명도 심판 대상이 된다는 점이 특히 강력한 카드입니다.

투자 실사에서 경고장 대응 기록이 왜 중요한가요?

스타트업에게 경고장은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IP 실사 리스크입니다. 시리즈 A 실사 테이블에서 투자자는 "이 경고장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확인합니다. 침해를 암시하는 즉답 한 장이 남아 있으면, 그 문서가 밸류에이션 협상과 거래 종결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비침해·무효 논거를 정리한 대응 기록은 그 자체로 IP 방어력의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회신은 반드시 전문가 명의로, 사실관계 확정 이후에 발송하는 것이 권리범위 축소와 불리한 증거 형성을 줄이는 길입니다.

[체크리스트 — 경고장 수령 후]

경고장 접수 일자·봉투 원본·수령 경위를 보존했는가?

상대 특허의 등록원부 유효성(연차료 납부, 심판 이력, 무효심결 여부)을 확인했는가?

청구항과 자사 제품을 구성요소 대 구성요소 방식으로 대비표를 작성했는가?

구성요소 완비원칙과 균등론 관점에서 침해 여부를 이중 검토했는가?

자사 제품 판매 개시 시점을 정리하고 선사용권·실시권 주장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상대 특허 우선일 이전에 공개된 선행문헌으로 무효사유를 조사했는가?

빨간 봉투를 받은 직후의 며칠은, 향후 소송 판도와 배상 규모를 좌우하는 가장 짧고 비싼 시간입니다. 답장을 보내기 전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이 시점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방어선을 세울 수 있는 단계입니다.

내용증명이나 특허 경고장을 받으셨다면, 회신서를 쓰기 전에 청구항 대비표와 우선일 기준 선행문헌 중 무엇을 먼저 정리해야 할지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 소개]

석종헌 변리사 | 특허법인 린 파트너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5년간 바이오, 제약, 소재 스타트업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습니다. 단순한 등록을 넘어 정부 과제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명세서 설계를 전문으로 합니다.

📧 기술 검토 및 강연 관련 문의: patentse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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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헌 변리사 특허법인 린 · 기타

15년차 바이오·의약학·화학 전문 변리사 석종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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