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고용이냐 정년연장이냐, 한국의 논쟁이 제자리를 도는 사이 일본에선 숫자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일본의 시니어 전문 구인사이트 '시니어잡(シニアジョブ)'이 자사 게재 구인 추이를 들여다봤는데요. 2023년 12월 1만 2건이던 구인이 2026년 3월 7만 487건으로 늘었습니다. 2년 3개월 만에 7배가 넘는 증가죠. 운영사 시니어잡은 50세 이상에 특화한 채용 플랫폼으로 2022년 8월 문을 열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연령대별 흐름입니다.
'60세 이상 환영' 구인은 8,091건에서 6만 1,506건으로 7.6배, '70세 이상 환영'은 4,156건에서 1만 9,377건으로 4.6배 늘었습니다.
특히 2024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14개월 동안 '60세 이상 환영' 구인이 357.6%나 뛰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일자리 증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결이 다릅니다.
시니어잡은 2025년 들어 60대를 겨냥한 구인이 직종과 건수 양쪽에서 넓어졌다고 봤습니다. 그동안 많지 않던 영업·사무 같은 화이트칼라 직무, 미용사 구인이 최근 늘고 있다는 거죠. 단순 노무로 묶이던 고령자 일자리가 직종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걸 떠받치는 건 일본의 구조적 인력난입니다. 그리고 시니어잡의 수익 모델 자체가 시장을 키웁니다. 기업은 초기비용 없이 성과보수로만 비용을 내고, 채용이 확정될 때까지 몇 건을 올려도 무료입니다. 기업의 진입 문턱을 낮춰 구인 공급을 끌어올리는 구조죠.
솔직히 제가 주목한 건 7배라는 숫자보다, '시니어 전문 구인 플랫폼'이라는 업태가 독립 산업으로 성립했다는 사실입니다. 고령자 고용을 복지부처의 일자리 사업으로만 다루는 동안, 일본에선 민간 HR이 시니어를 '수요가 빠르게 느는 인재 풀'로 재정의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계속고용 논의가 본격화되고, 산업 현장의 인력난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시니어를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채용해야 할 사람으로 보는 매칭 시장이 열릴 조건은 갖춰진 셈이죠.
비즈니스 지점은 세 곳입니다.
시니어에 특화한 구인·매칭 플랫폼,
영업·미용·돌봄처럼 직종을 좁힌 버티컬 채용,
기업 문턱을 낮추는 성과보수형 수익모델.
시니어잡이 보여준 건 이 조합이 2년 만에 7배의 거래량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일본 이야기'로만 읽지 않습니다. 고령자 고용은 곧 복지의 언어에서 노동시장의 언어로 넘어옵니다. 그때 먼저 매칭 인프라를 깔아둔 쪽이 시장을 가져갑니다. 인력난과 베이비부머 은퇴가 겹치는 지금이, 시니어 인재 시장을 선점할 골든타임이라고 봅니다.
출처: :https://corp.senior-job.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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