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든 오우라 링이든, 한 번쯤 차보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수면 점수가 뜨고, 회복 지표가 뜨고, HRV가 뜨고. 그런데 정작 "그래서 뭘 하지?"에 대한 답은 없죠. 숫자는 쌓이는데 행동은 그대로입니다.
이 빈틈에 카카오벤처스가 돈을 넣었습니다. 지난 6월 8일 벤처스퀘어 보도에 따르면, AI 롱제비티 스타트업 탭제로가 카카오벤처스에서 시드 투자를 받았는데요(금액은 비공개). 솔직히 투자 금액보다 회사가 내건 한 문장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행동을 바꾸겠다."
탭제로가 진짜 만들려는 건 따로 있습니다
지금 굴리는 앱은 두 개입니다. HRV 웍스는 웨어러블이 잰 심박변이도(HRV)로 회복 점수와 생체 나이를 알려주고, 패스팅 웍스는 식사 사진 한 장으로 영양을 분석해주죠.
![]()
다만 이건 입구일 뿐입니다. 회사가 그리는 건 '퍼스널 디지털 트윈'인데요. 수면·운동·식사·혈당·HRV를 한데 모아 "이 습관을 바꾸면 반년 뒤 내 몸은 어떻게 달라질까"를 시뮬레이션하겠다는 겁니다. 단순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를 따지겠다는 게 핵심이고요. 김태호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회사를 매각해본 창업가이자 쿠팡·뱅크샐러드·당근을 거친 데이터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측정'은 이미 끝난 게임입니다
생각해보면 데이터를 모으는 일은 더 이상 어렵지 않습니다. 시계가 알아서 다 재주니까요. 비어 있는 건 그다음이죠. 대부분의 앱이 숫자만 띄워주고 거기서 손을 놓습니다. 그래서 진짜 경쟁은 '재는 기계'가 아니라 '그 숫자를 행동으로 바꿔주는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투자를 결정한 장동욱 카카오벤처스 상무의 말이 이걸 잘 짚습니다. 혈당이 우리 식탁을 바꿨고 저속노화가 식습관을 바꿨다면, 다음은 HRV가 하루 전체를 바꿀 차례라는 거죠.
여기서 하나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이건 '아픈 노인을 돌보는 복지'가 아니라, 멀쩡할 때 돈 내고 미리 관리하는 소비라는 점입니다. 측정 기기는 이미 글로벌 대기업이 가져갔지만, 그 위에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AI 레이어는 아직 임자가 없습니다. 탭제로가 노리는 자리가 바로 거기고요.
그런데, 한국은 이미 이 길을 걸어봤습니다
'측정에서 행동으로'의 앞부분은 한국에서 먼저 벌어졌습니다. 혈당이 그랬죠.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일상 소비로 끌어들였고, 저속노화는 아예 편의점 도시락 매대까지 바꿔놨습니다. 건강 '개념' 하나가 그대로 '산업'이 된 셈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흐름이 주로 2030~4050의 '예방' 소비였다는 점입니다. 정작 이 관리가 가장 절실한 세대는 아직 제대로 열리지도 않았고요. 한국인은 평균 83세까지 살지만 건강하게 보내는 건 72세 무렵까지라고 하죠. 그 10년의 간극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곳이 바로 50+ 세대입니다.
측정은 끝났습니다. 진짜 승부는 그 숫자를 행동으로 바꿔주는 쪽에서 갈린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가장 큰 값어치를 만들 무대는, 저는 결국 50+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앱들이 화려한 그래프를 그리는 동안, 한국에서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기술이 아니라 '내 부모님도 따라 할 수 있는' 행동 설계입니다. 탭제로의 이번 투자가 반가운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그 빈칸을 누군가 드디어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니까요.
원문: 벤처스퀘어 (2026.06.08) — https://www.venturesquare.net/1089624
📩 매주 장수경제 인사이트 — 무료 구독: https://walla.my/v/HdUG9uCe2rRx9tw1X91u
#시니어퓨처 #장수경제 #시니어비즈니스 #디지털헬스케어 #에이지테크 #롱제비티 #HRV #퍼스널디지털트윈 #건강수명 #저속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