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텍 성과 평가에는 정답이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목표 수치를 달성했는지는 정답이 있습니다. 채우면 되고, 다툴 여지가 적습니다. 많은 평가가 여기까지만 봅니다.
저희가 더 무게를 두는 건 ‘정답이 없는 쪽’입니다. 왜 그 목표를 설정했는지, 달성했거나 미달했다면 그 이유와 거기서 배운 것은 무엇인지, 내년에는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수치로 떨어지지 않는 질문들입니다. 직원들은 정답이 있는 항목보다 이쪽을 훨씬 어려워합니다. 정해진 답이 없으니, 자기 생각을 꺼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한 가지 달라진 게 있습니다. AI로 모범답안을 만들어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오답에 대한 두려움을 덜거나 대략적인 방향을 잡는 데는 분명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그 답이 본인 것이 됐는지는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작성한 자료를 덮게 한 다음, 같은 내용을 자기 말로 다시 설명해 보라고 합니다. AI에만 기댄 경우는 대개 여기서 막힙니다. 반대로 자기 경험을 먼저 정리하고 AI로 표현을 다듬은 경우는 자료 없이도 막힘 없이 풀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평가가 확인하려는 건 대답의 완성도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했느냐입니다. 자기 말로 다시 꺼낼 수 있으면 배운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베낀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해에도 이 기준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무엇이 어긋났고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지 설명할 수 있으면, 그 미달은 다음 해를 위한 자산이 됩니다.
AI가 그럴듯한 답을 대신 써 주는 환경일수록, 조직이 봐야 할 지점은 더 분명해집니다. 잘 정리된 답이 아니라,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고 자기 경험을 자기 언어로 꺼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결국 가장 빨리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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