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CI 만들고, 슬로건 만들고, 가이드라인 만들었습니다. 브랜딩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것은 브랜딩이 아니었습니다. 브랜드 자산과 브랜딩의 차이, 그리고 그로스와 브랜딩의 적절한 비율을 정리했습니다.
2022년 7월, 사내에 브랜딩팀이 꾸려졌습니다.
마케터 한 분과 디자이너 두 분이 새롭게 입사했어요. 채용을 결정하는 모두 막연하게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브랜딩이 왜 필요한지, 무엇을 먼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로스 마케팅과 어떤 비율로 조절해 나가야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만들었던 것들
MVV 정리, 슬로건 제작, CI 정돈, 디자인 가이드라인, PPT 템플릿, 웰컴키트 리뉴얼. 정리되어있지 않던 부분에서 분명한 결과물은 나왔어요.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더 브랜딩에 에너지를 쏟겠다고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 시간동안 우리가 만든 건 브랜드 자산이었어요. 브랜딩이 아니었습니다.
✓ 브랜드 자산을 만드는 것과 브랜딩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CI, 슬로건, 가이드라인은 시작이에요. 언제든 빠르게 해두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일관성을 드러내는 데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다음이 더 중요해요.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운영하고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두는 것. 그게 브랜딩입니다.
브랜딩팀이 세워지지 못한 이유
CI, 가이드라인, 슬로건을 만들고 나서 지속적인 브랜드 캠페인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사업부의 목표는 신규고객 확보와 매출 증대에 있었는데, 브랜드 마케팅은 당장의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브랜딩 관련 직무로 입사한 동료들 역시 사업부의 목표에 기여하지 못하는 브랜딩 프로젝트에서 좌절감을 느꼈고, 대표의 "Mission statement 같은 거 만드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에 사기가 꺾였습니다. 이들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합류를 결정하지 못했던 것이 모든 것의 패착이었어요.
✓ 브랜딩팀을 꾸리기 전에 먼저 정의해야 할 것들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그로스와 어떤 비율로 가져갈 건지. 이게 없으면 어느 팀이든 방향을 잃습니다.
브랜드마케팅 대 퍼포먼스마케팅 비율 - 단계별로 다릅니다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비율은 회사의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신규 론칭 / 초기 — 브랜드 70 : 그로스 30. 시장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는 브랜드 자산을 먼저 쌓아야 이후 그로스가 효율적으로 작동해요.
성장 / 스케일업 — 브랜드 40 : 그로스 60. 이미 쌓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퍼포먼스 광고, 리타겟팅, CRM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시기예요.
성숙 / 안정화 — 브랜드 60 : 그로스 40. IPA - 영국광고업협회가 996개 기업의 30년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숙기 기업의 장기 ROI를 극대화하는 이상적인 균형 비율이 60:40임을 계량경제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아아. 이걸 그때도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희는 당시 성장 단계였어요. 브랜드 40 : 그로스 60이 맞는 시기였는데, 브랜딩을 잠깐 시도하다가 결국 그로스에만 집중하게 됐습니다.
✓ 지금 우리 회사는 어느 단계인가요? 단계에 맞는 비율을 의식적으로 설계하세요. 에어비앤비는 퍼포먼스 대신 브랜드 마케팅에 더 투자하기 시작했고, 아디다스도 디지털 마케팅을 줄이고 브랜드 마케팅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이유
솔직히 말하면, 당시 상황도 브랜드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였어요.
전 세계 70개국 이상이 대상 시장이었습니다. 어느 시장에 집중해서 브랜드 마케팅을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어요. 2022~2023년은 아직 매출의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당장의 그로스가 더 급했습니다.
60:40이 맞는 비율이라는 걸 알아도, 스타트업 초기엔 그 40을 채우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있어요. 이게 많은 스타트업 마케터들이 공감할 딜레마일 것 같습니다.
✓ 브랜딩은 여유가 생겼을 때 하는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함께 가져가야 해요. 작게라도 시작하는 것. 그게 말처럼 쉽지 않지만, 의식적으로 비율을 설계해야 합니다.
마치며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막연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하다는 걸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건 달라요. 특히 당장의 매출이 급한 스타트업에서는요.
그로스와 브랜딩을 동시에. 지금 당장의 숫자와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을 함께 쌓아가는 것. 스타트업 초기엔 쉽지 않지만, 의식적으로 비율을 설계해야 해요.
"지금 우리 마케팅에서 브랜딩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인가요?"
틀린 마케팅 | B2B 스타트업 마케팅 시리즈 7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