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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하면 ROI는 어떻게 측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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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에이전시 대표 A씨는 AI에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직원들한테 AI 써보라고 했고, 구독 비용도 내고 있고, 몇 가지 툴도 도입했다. 근데 회사가 달라졌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분명히 업무 속도와 효율은 좋아졌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이상한 게 아니다. 딜로이트(Deloitte)가 전 세계 1,854명의 임원을 조사한 결과, 85%의 기업이 AI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1년 안에 성과를 확인한 기업은 6%에 불과하다. 투자는 늘고 있는데 성과는 보이지 않는 이 현상을 Deloitte는 “역설(paradox)”이라고 불렀다.

이 역설의 구조를 이해하면, AI 도입 성공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왜 AI ROI는 일반 기술 투자보다 느린가

일반적인 기술 투자는 7~12개월 안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SaaS 도입, 업무 툴 변경, 자동화 시스템 구축 — 이런 것들은 비교적 빠르게 “이게 됐다”는 신호가 온다.

AI는 다르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AI 도입 사례가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를 실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4년. 가장 성과가 좋은 프로젝트도 1년 안에 성과를 본 경우는 13%에 그쳤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AI는 툴이 아니라 업무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새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그 소프트웨어를 쓰면 된다. 하지만 AI를 도입하면 어떤 업무를 AI에게 맡길지, 직원들은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할지, 의사결정 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 설계가 없으면 AI는 기존 업무 위에 얹히는 도구가 된다. 기존에 3시간 걸리던 일을 AI 도움을 받아 2시간 반에 끝낸다면 개선은 있지만, 회사 전체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기술 중심 접근이 만드는 함정

대부분의 기업이 AI 도입을 “기술 프로젝트”로 접근한다. 어떤 툴을 쓸 것인가, 어떤 플랫폼을 도입할 것인가, IT 인프라가 준비됐는가.

딜로이트 조사에서 59%의 기업이 기술 중심 접근을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AI 투자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중심 접근의 문제는 이렇다. AI 툴을 도입하는 것과, AI가 실제로 업무 결과를 바꾸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 경영·AI 분석가 뒤페랭(Duperrin)은 이 차이를 “도입(adoption)”과 “전유(appropriation)”로 구분한다.

구분도입 (Adoption)전유 (Appropriation)
개념기술을 조직 내에 구입하고 설치하는 단계기술을 사용자가 자기 것으로 만들어 체화하는 단계
주체경영진, IT 부서 (Top-down)현업 실무자 (Bottom-up)
핵심 질문“우리 회사도 그 AI 툴 결제했어?”“그 AI 툴 덕분에 내 업무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지?”
지표라이선스 구매 수, 로그인 횟수, 계정 활성화율업무 시간 단축, 결과물의 질적 향상, 프로세스 혁신
상태기술이 업무 ‘옆’에 놓여 있는 상태기술이 업무 ‘속’으로 스며든 상태

대부분의 기업은 도입에는 성공하지만, 전유에는 이르지 못한다.

 

개인의 생산성 향상이 조직의 ROI가 되지 않는 이유

여기서 많은 대표들이 놓치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있다.

뒤페랭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 수준의 생산성 향상의 합산은 결코 조직 수준의 집합적 성과가 되지 않는다. 한 직원이 AI 덕분에 하루 1시간을 절약하고, 또 다른 직원도 1시간을 절약했다고 해서, 회사가 2시간을 더 생산적으로 쓰게 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한 단계를 빠르게 하면 다른 단계에서 병목이 생긴다. 제안서 초안을 AI가 빠르게 만들어줘도, 검토·승인 프로세스가 그대로라면 전체 납기는 달라지지 않는다.

둘째, 더 중요한 이유다.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정하지 않으면, 그 시간은 그냥 사라진다. 시스템이 다시 흡수한다. 직원이 제안서 작성에 2시간이 아니라 30분을 쓰게 됐다면, 남은 1시간 30분은 어디로 갔는가? 다른 잡일, 더 긴 회의, 그냥 흘러가는 시간. 그 시간을 “더 많은 제안서”나 “더 많은 고객 접점”으로 전환하겠다는 명확한 결정이 없으면 ROI는 없다.

 

84%가 놓친 것: 업무 재설계

딜로이트가 조사에서 발견한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이것이다.

16%만이 AI를 통합하기 위한 역할, 프로세스, 운영 모델을 완전히 재설계했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84%는 기존 업무 방식 위에 AI를 얹었다.

“기존 방식 위에 AI를 얹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예를 들어보자.

이메일 작성에 AI를 도입한다고 가정하자. 기존 방식 위에 얹으면: 직원이 기존처럼 이메일을 쓰다가, 필요하면 AI한테 초안 도움을 받는다. 업무는 바뀌지 않고, AI는 선택적 도구가 된다.

업무를 재설계하면: AI가 이메일 초안을 먼저 만들고, 직원은 검토·수정·발송에 집중한다. 직원의 역할이 “작성자”에서 “편집자”로 바뀐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할지 대표가 미리 정해둔다. 이 방식이 ROI를 만드는 방식이다.

같은 AI 툴을 쓰더라도, 어떻게 업무에 통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가 ROI를 잡는 방법

AI ROI를 잡으려면 세 가지를 순서대로 해야 한다.

첫째, 먼저 “어떤 업무를” 바꿀 것인지 정해라.

AI를 도입하기 전에, 지금 가장 시간이 많이 들고 AI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업무 하나를 골라라. “모든 업무에 AI를 쓰자”는 목표는 ROI를 측정할 수 없게 만든다.

둘째, 그 업무를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 설계하라.

AI를 도입하면 그 업무의 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미리 그려라. 직원이 AI를 쓰기 전에 하는 일, AI가 하는 일, AI 사용 후 직원이 하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셋째,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지금 결정하라.

이게 가장 중요하다. “영업팀이 제안서 작성 시간을 1시간 줄이면, 그 시간에 추가 잠재 고객을 2명 더 만난다”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 결정이 없으면 절약된 시간은 시스템에 흡수된다.

그리고 지난 2편에서 얘기한 이 문장이 다시 나온다:

우리는 팀의 (업무)를 OO에서 OO로 줄이기 위해 AI를 도입한다.

이 문장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ROI 정의의 시작이다. 도입 전 수치와 목표 수치가 있어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AI ROI를 위한 자가체크

❶ 지금 AI에 쓰고 있는 비용을 확인하라.

구독 중인 AI 툴,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쓰는 툴까지 합산해보자. 그 비용이 의미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업무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❷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반복 업무 하나를 골라라.

팀 전체에서 매주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반복 업무가 무엇인지 찾아라. 그 업무가 AI 도입의 첫 번째 타겟이다.

❸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지금 결정하라.

AI로 시간이 생겼을 때 그 시간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표 수준에서 먼저 방향을 정해라. 이 결정이 없으면 ROI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AI에 투자하고 있는데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기술이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 업무 방식을 바꾸지 않고 AI만 얹어두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개인들이 각자 시간을 절약하고 있지만, 그 시간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무도 결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ROI는 AI 툴에서 나오지 않는다. 절약된 시간을 조직의 성과로 전환하는 결정에서 나온다.

 

FAQ

AI ROI가 2~4년이면, 스타트업은 그 기간을 버틸 수 있을까요?

대기업의 2~4년 수치는 조직 전체를 재설계하는 규모의 프로젝트 기준이다. 스타트업은 한 팀의 한 업무에서 시작하면 훨씬 빠른 변화를 볼 수 있다. “회사 전체 AI 전환”이 아니라 “이 업무 하나를 AI로 바꾼다”는 목표라면, 4~6주 안에 의미 있는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정하는 게 왜 대표의 역할인가요?

직원이 AI로 시간을 절약해도, 그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조직의 방향과 연결된 결정이다. 영업에 더 투자할 것인지, 품질을 높이는 데 쓸 것인지, 새 업무를 맡길 것인지. 이건 직원이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 대표가 먼저 방향을 정해야 직원들이 절약된 시간을 제대로 쓸 수 있다.

ROI를 “비용 절감”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는 예가 있나요?

시간 절약 외에도: 제안서 수정 횟수 감소, 회의 전 자료 준비 시간 단축, 고객 응대 응답 시간 개선, 신입 직원의 온보딩 기간 단축 등 다양한 지표가 있다. 중요한 것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AI 솔루션 업체가 제시한 ROI 수치를 완전히 무시해야 하나요?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그 수치가 만들어진 맥락을 알아야 한다. 그 숫자는 “우리 회사에서 이만큼 될 것이다”가 아니라 “이상적인 조건에서 이런 결과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 수치를 기준으로 우리 상황을 검토하는 것과, 그 수치를 그대로 믿는 것은 다르다.

개인 직원의 AI 사용 효과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AI를 쓰기 전과 후에 이 업무가 얼마나 걸리는가”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단, 개인 수준의 수치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그 절약이 팀 전체 흐름에 실제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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