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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솔루션 업체를 만나기 전에 대표가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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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에이전시 대표 B씨는 AI 솔루션 툴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솔루션 업체 담당자와 미팅은 순조로왔다. 슬라이드도 깔끔하고, 고객사 로고도 여러 개 붙어 있고, "도입 후 업무 시간 37% 절감"이라는 수치도 나왔다. 고객을 끄덕이면서 의구심이 생겼다.

"저 37%가 우리한테도 해당되는 건가?"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솔루션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유와 목적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능의 도구도 잘 쓸 수 없다. 무작정 AI 솔루션 업체를 만나기 전에, 이 글을 읽어보자.

 

AI 솔루션 업체의 데모는 왜 항상 잘 될까

AI 솔루션 업체의 데모는 항상 인상적이다. 이유가 있다.

데모는 통제된 환경에서 돌아간다. 깔끔하게 정제된 예시 데이터, 오류가 없도록 사전에 검증된 시나리오, 가장 잘 작동하는 기능만 뽑아서 보여주는 흐름. 하지만 실제 기업 현장의 데이터는 다르다. 수년 치 엑셀 파일, 제각각인 양식, 누가 어떻게 입력했는지 모르는 정보들.

“업무 효율 40% 향상” 같은 수치는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가장 자동화하기 쉬운 업무를 골라, 가장 이상적인 조건에서 측정한 뒤, 그 수치를 전체 업무에 적용한 것처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벤더의 사전 영업(pre-sales) 단계에서 ROI 수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그럴듯하지만 불안정한 가정을 기반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전형적인 하루’ 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도출된 숫자”인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80%에 해당하는 기업이 AI를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수익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고 보고했다. 그와 함께 AI 도입에 따른 ROI 측정 기준도 모호한 경우가 많다. 잘 됐는지 아닌지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그럴듯한 수치를 들었을 때 비교할 기준도 없다. AI를 도입할 때는 이 부분에 대한 확실인지가 필요하다.

 

미팅 전에 먼저 해야 할 것

AI 솔루션 업체 담당자를 만나기 전에, 대표 혼자서 이 한 문장을 완성해야 한다.

우리는 팀의 (업무)를 OO에서 OO로 줄이기 위해 AI를 도입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영업팀의 제안서 초안 작성을 3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이기 위해 AI를 도입한다.”

이 문장이 없으면 미팅에서 어떤 말을 들어도 판단 기준이 없다. “저희 솔루션이 딱 맞습니다”라는 말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반대로 이 문장이 있으면, 담당자에게 바로 물을 수 있다. “이 업무에 실제로 써본 사례가 있습니까?”

 

미팅에서 반드시 물어야 할 다섯 가지

데모를 보고 나서 이 다섯 가지를 물어보자. 답변의 내용보다, 담당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봐야 한다.

 

❶ 우리 실제 데이터로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까?

데모에서 쓴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실제 파일과 업무 데이터로. 여기서 망설임이 있다면, 그 솔루션은 우리 환경에서 검증된 적이 없다는 뜻이다.

 

❷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실제로 쓰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까?

로고만 나열된 고객사 리스트가 아니라, 직접 연락해볼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는지 물어보자. 직원 20~30명 규모의 회사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기업 사례는 우리한테 적용이 안 된다.

 

❸ 도입하고 나서 실제로 쓰기까지 얼마나 걸립니까?

계약 후 셋업, 데이터 연동, 직원 교육, 실제 업무 적용까지의 전체 타임라인. 담당자가 “바로 쓸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 팀이 실제로 매일 쓰기까지 몇 주가 걸렸습니까?”

 

❹ 잘 안 됐을 때 어떻게 됩니까?

계약 해지 조건, 환불 정책, 도입 실패 시 지원 범위.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실패 가능성을 담당자가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는 뜻이다.

 

❺ 이 솔루션 없이도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까?

이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안 하면, 우리가 정말로 이 솔루션이 필요한지 스스로 검증할 기회를 잃는다. ChatGPT 유료 플랜, Notion AI, 또는 기존 도구의 기능 확장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AI 도입이 목적”이 되는 순간

미팅을 여러 군데 다니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된 걸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생각이 드는 순간이 위험하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보다 어떤 솔루션을 도입할지가 먼저가 되면, 두 가지 일이 생긴다. 하나는 필요 이상으로 비싼 솔루션을 사게 된다. 우리 문제에는 간단한 툴로 충분한데, 기능이 많고 가격이 높은 솔루션이 더 “제대로 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 솔루션에 맞는 업무 방식을 억지로 끼워 맞추게 된다. 솔루션이 우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가 솔루션을 위해 존재하게 된다.

가트너(Gartner)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50% 이상이 실패하는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비즈니스 목적 없이 기술을 먼저 선택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대표가 AI를 도입할 때는

“저희 솔루션 도입하면 업무 효율 37% 향상됩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정말요?”가 아니다. “어떤 업무에서, 어떤 조건에서, 우리와 비슷한 회사에서 측정된 수치입니까?”다.

그 질문을 할 수 있게 됐다면, 이미 대부분의 대표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미팅하는 거다.

 

FAQ

AI 솔루션 업체를 몇 군데나 만나봐야 하나요?

최소 세 곳 이상 만나보는 게 좋다. 하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건 비교 기준이다. 같은 질문을 각 업체에 똑같이 던지고, 답변의 질과 솔직함을 비교하라. 그 차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보인다.

무료 체험이나 시범 도입을 제안받았는데 해볼 만한가요?

해볼 만하다. 단, 우리 실제 데이터와 실제 업무로 해야 의미가 있다. “샘플 데이터로 해보세요”라고 한다면 그건 데모와 다를 게 없다.

계약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조항이 있나요?

세 가지는 반드시 확인하라. 해지 조건(언제, 어떻게 해지할 수 있는지), 데이터 소유권(우리 데이터를 업체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격 변동 조건(1년 후 요금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비싼 솔루션이 더 좋은 건가요?

아니다. 우리 문제와 잘 맞는 솔루션이 좋은 것이다. 스타트업이 월 수백만 원짜리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쓸 이유는 없다. ChatGPT 팀 플랜이나 Notion AI 같은 월 몇만 원짜리 툴로 해결될 수도 있다.

솔루션 업체 담당자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하나요?

담당자는 영업이 목적이다.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들의 역할이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그들이 하는 말은 “이 관점에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들어라. 중요한 건 그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던진 질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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