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프로덕트
같은 사건, 정반대 제목. 그래서 ‘언론 편향 분석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난주, 한 사건을 두 매체에서 읽었습니다. 한쪽 제목은 “오염된 선거”였고, 다른 쪽 제목은 “선관위 행정 실책”이었습니다. 똑같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날, 제가 평소에 보던 피드만 봤다면 저는 둘 중 하나의 세계만 알았을 것 같아요.

방송사 정파성도 주요 브랜드…시청자 충성도에 영향" | 연합뉴스

저는 뉴스링크(NewsLink Korea)를 만들고 있는 1인 창업자입니다. 한국 뉴스의 정치적 편향을 시각화하는 서비스예요. 이 글은 “왜 이런 걸 만들었나”, 그리고 “혼자 만들면서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뉴스에 관심 없는 분이라도, 마지막의 두 가지 결정은 다른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라 끝까지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의 목차]

  1. 같은 뉴스를 두 번 읽고 받은 충격
  2. 그래서 만든 것 — 기사를 ‘편향 분포’로 보여주는 플랫폼
  3. 혼자, 노코드로. 파이프라인이 곧 무기였다
  4. 가장 어려웠던 결정 — 돈 받는 기능을 전부 지웠다
  5. 지금, 그리고 다음

1. 같은 뉴스를 두 번 읽고 받은 충격

우리는 뉴스를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배달받는다’에 가깝습니다. 알고리즘이 골라준 피드, 평소 구독하던 매체, 친구가 공유한 링크. 그 안에서 우리는 한 사건을 ‘한 가지 버전’으로만 만납니다.

문제는, 같은 사건이라도 매체마다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생략하는지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떤 매체는 의혹과 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매체는 제도와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둡니다. 둘 다 ‘사실’을 다루지만, 독자가 받는 인상은 정반대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중 한쪽만 보고 “나는 뉴스를 챙겨 본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게 개인의 게으름 문제가 아니라 도구의 부재 문제라고 봤습니다. 양쪽을 비교하려면 매체 열 곳을 일일이 열어봐야 하는데, 그걸 매일 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2. 그래서 만든 것 — 기사를 ‘편향 분포’로 보여주는 플랫폼

뉴스링크는 매일 국내 20개 언론사의 기사를 모아 같은 사건끼리 자동으로 묶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다룬 매체들을 진보·중도·보수로 분류해, 보도 비중을 막대 하나로 보여줍니다.

핵심 기능은 두 가지입니다.

  • 편향 분포 막대 — 한 이슈를 어느 진영 매체가 얼마나 다뤘는지 한눈에. “모두가 똑같이 많이 다루는데 제목은 정반대인” 사건이 의외로 많습니다.
  • 사각지대(블라인드스팟) — 한쪽 진영만 보도하고 반대쪽은 거의 다루지 않은 기사를 자동으로 찾아냅니다. 즉, ‘내가 안 보고 있는 뉴스’를 알려주는 기능이죠.

목표는 “무엇이 옳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고, 저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있는 그대로 펼쳐 보여주는 데까지만 합니다. 중립을 지키는 것이 이 제품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지키기 어려운 원칙입니다.

3. 혼자, 노코드로. 파이프라인이 곧 무기였다

저는 개발팀이 없습니다. 노코드 도구 위에서 수집–클러스터링–편향 분석–요약–사각지대 탐지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직접 설계했습니다. 제약은 분명했어요. 매달 쓸 수 있는 크레딧이 정해져 있었고, AI 호출은 비쌌습니다.

여기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제약은 기능을 줄이라는 신호가 아니라, 더 영리하게 재사용하라는 신호였다는 것. 예를 들어 파이프라인 실행 주기를 더 잘게 쪼개는 대신 간격을 늘리고, AI 요약은 상위 클러스터에만 적용했습니다. 품질을 버리는 대신 범위를 좁히는 쪽을 택한 거죠.

그리고 결정적인 발견. 클러스터링·편향 분포·대표 헤드라인·대표 이미지가 이미 자동으로 계산되고 있다는 건, 소셜미디어용 카드 이미지를 거의 추가 비용 없이 매일 찍어낼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쌓은 자동화가, 그대로 마케팅 자산이 된 겁니다.

다른 제품을 만드는 분들께도 적용되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만들어 둔 자동화를,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한 번 더 우려내세요. 새로 만드는 것보다 싸고,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렵습니다.

4. 가장 어려웠던 결정 — 돈 받는 기능을 전부 지웠다

원래는 유료 구독 모델을 염두에 뒀습니다. 결제 연동도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사용자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결제 장벽을 세우는 건, 가장 중요한 초기 자산인 신뢰와 사용자를 스스로 막는 일이라는 걸요.

특히 ‘중립’을 파는 제품은 사람들이 충분히 써보고 “이건 정말 한쪽 편을 들지 않는구나”라고 느끼기 전까지는 돈을 낼 이유가 없습니다. 신뢰가 먼저고, 매출은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유료 기능을 전부 내렸습니다. 지금은 들어오는 모든 사용자가 모든 기능을 무료로 씁니다. 목표 지표도 매출이 아니라 ‘진짜로 쓰는 사용자 100명’ 하나로 단순하게 바꿨습니다.

무서운 결정이었지만, 초기 제품에서 수익화를 미루는 건 후퇴가 아니라 순서를 바로잡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팔 것이 ‘신뢰’라면 더더욱요.

5. 지금, 그리고 다음

뉴스링크는 지금 정상 작동 중이고, 매일 주요 이슈의 편향 분포와 사각지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단순합니다. 무료로, 제대로 쓰는 사용자 100명. 그리고 인스타그램·스레드를 통해 “같은 사건, 다른 제목”을 매일 사람들 눈앞에 보여주는 것.

혹시 뉴스를 볼 때 “내가 한쪽만 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 적 있다면, 한번 들러주세요. 그리고 1인으로 미디어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시면, 다음 글에서 더 구체적인 숫자와 시행착오를 공유하겠습니다.

  • 웹사이트 — koreanewslink.com
  • 인스타그램 · 스레드 — @newslink_korea

 

같은 사건을 매체마다 어떻게 다르게 전했는지, 직접 비교해보시면 생각보다 놀라실 겁니다.

링크 복사

홍재은 뉴스링크

한국 뉴스 편향 분석 플랫폼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홍재은 뉴스링크

한국 뉴스 편향 분석 플랫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