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술분야가 정해졌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집중적인 기술개발 및 그에 따른 결과물을 특허로 등록받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개념이 발명의 수직적 확장과 수평적 확장입니다.
발명의 수직적 확장
기업의 연구개발(R&D) 과정은 초기 아이디어를 도출한 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발명의 수직적 확장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초기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화 이후, 이를 개량한 후속 아이디어를 순차적으로 권리화하여 특허 포트폴리오에 기술적 깊이를 더하는 과정입니다.
발명의 수직적 확장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출원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술 개발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경쟁사도 함께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원을 지체하다가는 애써 개발한 기술에 대한 특허를 경쟁사에게 선점당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 중에는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된 이후에야 특허출원 여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실제 구현되었는지 여부는 출원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아이디어가 충분히 구체화되고 논리적 타당성이 있다면, 검증이나 구현이 없어도 특허 등록이 가능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특허 공개 제도 때문입니다. 특허출원된 발명은 출원 후 1년 6개월이 지나면 그 내용이 공개되며, 공개된 후에는 후속 특허출원을 거절할 수 있는 선행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발명 B는 발명 A의 공개전에 출원되었으므로 발명 A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발명 C의 경우 발명 A가 공개된 이후에 출원되었으므로공개된 발명 A로부터 신규성 및 진보성이 인정되어야 등록이 가능합니다. 이는 발명 A와 C의 출원인이 동일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후속 아이디어가 이전에 출원된 발명과 관련성이 높다면 이전 출원이 공개되기 전 후속 아이디어에 대한 출원을 완료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이미 공개된 이후라면 공개된 발명과 후속 아이디어를 비교 검토하여 필요한 경우 발명 내용을 보완하는 등 심사를 위한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 두어야 합니다.
발명의 수평적 확장
발명의 수평적 확장이란, 최초 아이디어로부터 도출 가능한 기술적 대안들을 함께 권리화하여 특허 포트폴리오의 기술적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의 핵심 목적은 경쟁사의 회피설계 가능성을 낮추는 것입니다. 어떤 기술이 특허로 등록되면 경쟁사는 어떻게든 특허의 권리범위를 회피할 방법을 모색합니다. 이를 막거나 적어도 충분한 기간 동안 늦추기 위해서는 경쟁사가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회피 방안들을 함께 권리화함으로써우회로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평적 확장 전략 중 하나는, 개발 과정에서 후보로 검토되었지만 최종적으로제품에 채택되지 않은 기술들을 함께 특허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차기 제품의 적용 후보로 기술 A, B, C가 도출되었고, 추가 실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기술 A만 채택되었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 많은 기업이 “실제 적용된 A만 권리화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전략의 관점에서는 채택되지 않은 기술 B와 C에 대해서도 권리화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사 입장에서는 특허기술 A를 회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연스럽게 B나 C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술 B와 C의 성능이 A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들에 대한 권리화는 고려할 가치가 있습니다. 비록 B나 C를 적용한 제품이 특허기술을 사용한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은 성능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디자인이나 가격에서의 차별성이 충분하다면, 성능이 다소 떨어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기술 B와 C는 A와 달리 특허침해의 리스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가 있더라도 경쟁사가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대안 기술이라면 특허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수평적 확장 방법은 경쟁사의 관점에서 우리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 뒤 이를 권리화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경쟁사가 우리 특허를 보고 생각해낼 수 있는 회피 방안들을 미리 선점해 두는 전략입니다. 이는 마치 해커의 입장에서 보안시스템의 약점을찾아낸 뒤 이를 보완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방법 외에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제품에 실제로 적용한 기술만을 특허로 등록하는 것 만으로는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채택할 수 있는 회피안이나 대체기술, 개량안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권리화하여 견고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고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