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o를 처음 공개했을 때는 투두와 리포트가 중심이었습니다.
할 일을 입력하고, 진행 상태를 바꾸고, 하루가 끝나면 일일 리포트나 주간 리포트로 업무를 되돌아보는 구조였습니다. 아주 작은 기능이었지만, 그 안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질문은 분명했습니다.
디자이너의 하루는 어떻게 기록되고, 다시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첫 버전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하나였습니다. 할 일을 적고 리포트를 보는 것만으로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디자이너의 일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배경과 기준이 필요하고, 작업 중에는 우선순위와 판단이 계속 바뀝니다. 하루가 끝난 뒤에는 무엇이 남았고 무엇을 다음으로 넘겨야 하는지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정리했습니다. 이번 버전은 투두와 리포트에서 끝나는 서비스가 아니라, 브리프에서 실행, 리포트와 회고까지 이어지는 업무 흐름을 실험하는 방향으로 준비했습니다.
투두 이전에 필요한 것은 브리프였습니다
첫 버전에서는 사용자가 할 일을 직접 입력했습니다.
이 방식은 단순하고 빠릅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바로 적고, 진행 상태를 바꾸며 하루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디자인 업무를 생각해보면 할 일은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그 일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에 따라 같은 작업도 전혀 다르게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랜딩페이지 개선하기”라는 할 일은 겉으로 보면 하나의 작업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왜 개선해야 하는지.
어떤 사용자를 설득해야 하는지.
지금 가장 크게 막히는 지점은 무엇인지.
이번 작업에서 꼭 확인해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이 질문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할 일은 적었지만, 실제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브리프를 시작점으로 두었습니다. 브리프는 거창한 기획서가 아닙니다. 디자이너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배경과 기준을 간단히 정리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해야 할 일을 바로 목록으로 쪼개기보다, 먼저 그 일이 왜 필요한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실행보드는 할 일을 나열하는 곳이 아니라, 판단을 이어가는 곳입니다
할 일 목록은 해야 할 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디자인 업무에서는 단순한 목록만으로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작업은 바로 실행할 수 있지만, 어떤 작업은 추가 판단이 필요합니다. 어떤 일은 진행 중이고, 어떤 일은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또 어떤 일은 다음 우선순위로 미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기존의 투두를 실행보드에 가깝게 다시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행보드는 단순히 할 일을 쌓아두는 공간이 아닙니다. 브리프에서 나온 내용을 실행 가능한 카드로 나누고, 지금 무엇이 진행 중인지 확인하는 공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완료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작업이 어떤 맥락에서 시작됐는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다음에는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를 함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의 일은 체크박스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의 작업은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고, 중간에 생긴 판단은 이후의 방향에 영향을 줍니다. 실행보드는 그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리포트와 회고는 하루의 끝이 아니라 다음 작업의 시작입니다
첫 버전에서 리포트는 하루를 정리하는 기능이었습니다.
오늘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이 완료됐는지, 어떤 일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기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리포트가 단순히 하루의 끝에 놓이는 결과물이라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리포트는 보고서에만 가까운 문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하루 동안의 흐름을 다시 보고, 다음 작업을 더 잘 시작하기 위한 재료에 가까워야 합니다.
무엇이 계속 미뤄졌는지.
어떤 작업에서 판단이 필요했는지.
오늘의 실행이 처음 브리프와 얼마나 맞아 있었는지.
내일 다시 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이런 내용이 정리되어야 리포트가 다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리포트와 회고를 함께 바라보고 있습니다. 회고는 거창한 반성문이 아닙니다. 오늘의 작업에서 다음으로 넘겨야 할 단서를 찾는 과정입니다. 하루의 끝을 정리하는 동시에, 다음 일을 시작하기 위한 연결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버전에서 실험하는 구조
D:bo의 이번 버전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구성됩니다.
브리프.
실행보드.
리포트와 회고.
브리프에서는 업무의 배경과 기준을 정리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왜 해야 하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실행보드에서는 브리프를 바탕으로 실행 가능한 작업을 나누고 진행 상태를 확인합니다. 단순한 할 일 목록이 아니라, 지금 어떤 일이 진행 중이고 무엇이 다음 판단을 기다리는지 보는 공간입니다.
리포트와 회고에서는 하루의 흐름을 정리합니다. 완료된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뤄진 일과 남은 판단, 다음 행동까지 함께 확인하는 방향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가 아직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작은 가설에 가깝습니다.
디자이너의 일이 브리프에서 시작해 실행으로 이어지고, 다시 리포트와 회고를 통해 다음 작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이번 버전에서 확인하고 싶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완성된 Agent라기보다, Agent로 가기 위한 첫 구조입니다
요즘 많은 서비스가 AI Agent를 이야기합니다.
앞으로는 디자이너의 업무를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정리와 공유, 회고를 자연스럽게 돕는 Agent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지금 버전이 완성된 Agent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사용자의 업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도구와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디자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판단을 충분히 다루기에도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재오픈은 완성된 결과물을 공개하는 일이라기보다, Agent로 가기 위한 첫 구조를 다시 열어보는 일에 가깝습니다.
AI가 디자이너를 제대로 도우려면 먼저 업무의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배경에서 일이 시작됐는지, 실행 과정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하루가 끝난 뒤 무엇이 다음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D:bo는 그 흐름을 브리프, 실행보드, 리포트와 회고라는 구조로 조금씩 연결해보려 합니다.
다시 여는 이유
D:bo를 다시 여는 이유는 기능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첫 버전을 통해 배운 것은 분명했고,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할 일 관리만이 아니었습니다. 업무의 시작과 실행, 정리와 회고가 서로 끊기지 않도록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버전은 그 방향을 제품 안에서 다시 실험해보는 시도입니다.
브리프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정리해주거나 실행보드가 모든 판단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리포트와 회고가 디자이너의 하루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조금 더 분명하게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디자이너의 일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판단과 정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을까? D:bo의 이번 버전은 이 질문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월요일부터 D:bo를 다시 열어보려 합니다.
이번 버전은 완성된 답이라기보다 디자이너의 업무가 브리프에서 실행, 리포트와 회고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에 가깝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며 어떤 부분이 더 필요하고 어떤 흐름이 어색한지 계속 배워보려 합니다. 그 과정을 이오플래닛에도 계속 기록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