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피렌의 습관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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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공휴일이 많았던 5월이 지나고, 어느새 6월이 되었습니다. 6월에 피렌의 습관레터는 '핸드폰 습관'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최근 며칠은 핸드폰 습관 기록 앱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몰입했어요. 이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수인데, 엑셀이나 메모장으로 하려니 불편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완성되면 구독자분들께도 소개해드릴게요!
핸드폰을 줄이려는 모든 노력이 실패하는 이유
자기 전, 수면 시간을 뒤로 미루면서 핸드폰을 계속 보신 적이 있나요? 화면을 넘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불편합니다. ‘오늘도 늦게 잠들겠네’, ‘내일 또 피곤할 텐데’, ‘잘 수 있는 시간이 이것밖에 안 남았어’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죠. 분명 쉬려고 핸드폰을 들었는데, 정작 쉰 것 같지도 않고 몸은 더 피곤해집니다. 막상 들여다본 콘텐츠도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요.
주말도 비슷합니다. 오전에 잠깐만 보려 했던 핸드폰이 어느새 점심시간까지 이어집니다. 뒤늦은 점심을 먹고 나면 ‘지금 나가기엔 너무 늦었나’ 싶어 다시 소파에 눕게 되죠. 결국 하루 종일 집에서 핸드폰만 보다 주말이 끝나면,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무력감이 밀려옵니다. 그렇게 맞이하는 월요일은 평소보다 더 피곤하게 느껴지고요.
이렇게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왜 이 습관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가 실패했던 두 가지 방식
보통 우리는 핸드폰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씁니다.
첫 번째, "절대 안 봐야지" 하고 다짐하기
"오늘부터 자기 전에 핸드폰 절대 안 봐야지!"라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 다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안 봐야지 할수록 오히려 더 생각이 나고, 참을수록 하고 싶다는 마음은 더 강해집니다. '흰곰 법칙'처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두 번째, 각종 도구와 환경설정입니다.
다짐만으로 안 되면 우리는 환경을 바꾸고 도구를 동원하기 시작합니다. 자기 전에 거실에 두고 오거나, 핸드폰 감옥에 넣어두거나, 특정 앱을 일정 시간 사용하지 못하게 막거나.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엔 어떻게 되나요? 핸드폰을 못 보는 고통을 주는 이 도구들을 하나씩 버리게 됩니다. 핸드폰 감옥은 더 이상 꺼내지 않게 되고, 앱 제한은 그냥 삭제해버리면 끝이고, 거실에 두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침대로 핸드폰을 가져오게 되죠.
디지털 디톡스를 해도 마찬가지예요. 일주일 동안 안 했으니 습관이 약해지지 않았을까 기대하지만, 스트레스받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어느 하루, 다시 핸드폰을 집어들고나면 나쁜 습관은 바로 돌아옵니다.
왜 그럴까요?

진짜 문제는 뇌 속 '가치 체계'에 있습니다
온갖 노력에도 핸드폰 습관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뇌의 가치 체계에서 핸드폰의 가치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뇌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합니다. 어떤 상황이 닥치면 과거 데이터를 뒤져봅니다. "저번에 이 상황에서 뭘 했을 때 가장 좋았지?"하고요.
예를 들어, 자기 전 온갖 상념이 머릿속을 채우는 상황에서, 유튜브 쇼츠를 봤더니 그 생각들에서 벗어나는 좋은 경험을 합니다. 그러면 뇌는 다음에 같은 상황이 나타나면, "저번에 이 상황에서 뭘 했을 때 가장 좋았지?"를 떠올리고 핸드폰을 선택합니다.
이 상황 — 행동 — 만족감이 반복될수록 뇌는 핸드폰 사용에 점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핸드폰 사용의 가치가 높게 쌓여 있으면, 의식하기도 전에 뇌는 이미 핸드폰을 선택합니다.
강제로 행동만 막아봐야 이 가치는 그대로예요. 기회가 생기면 뇌는 언제든 다시 핸드폰을 선택합니다. 결국 뇌와 싸우는 꼴이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행동의 가치 낮추기
따라서 변화가 일어나려면 뇌에서 핸드폰의 가치 자체를 낮춰야 합니다. 그런데 방법이 아이러니해요. 바로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 없이, 그냥 사용하면서 실제로 어떤지를 느껴보는 거예요.
저드슨 브루어 박사가 진행한 금연 프로그램이 있어요. 참가자들에게 담배를 그대로 피우되, 맛과 냄새를 온전히 느껴보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참가자들이 "생각보다 역겹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했어요. 이 프로그램의 금연 성공률은 일반 방식보다 5배 높았습니다.
핸드폰도 마찬가지예요. 사용하고 나서 더 피곤해지거나 허무한 느낌,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습관이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한번 습관이 되면 뇌는 부정적인 결과를 그냥 흘려보내버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필요한 건 강한 다짐이 아니에요. 핸드폰 사용이 생각보다 별로라는 걸 뇌가 직접 깊게 경험하게 하는 것, 즉 알아차림입니다.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해로운 습관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습관의 보상, 혹은 불이익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 저드슨 브루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은 다음 주에 이어서 다룰게요. 다음 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금연 프로그램 이야기는 저드슨 브루어의 <식탐해방(원제: The Hunger Habit)>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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