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공동창업이 아니다.
결혼을 스타트업처럼 운영하면 망한다.
결혼도 공동 창업도 장기적 인간 관계 시스템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둘다 효율과 성과 극대화를 조금 추구하는게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무래도 뭔가 다른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자녀양육이 그동안 내가 신성시한 효율이란 개념을 완전 박살내는 것이구나를 깨닫게 되면서 더 이 답에 내 기준이 모호해졌다. 왜일까? 말나온김에 오늘은 내가 깨달은 결혼의 성격을 정리해보자.
1️⃣ 결혼은 어떤가. 3가지 정도로 보면,
- 관계: 결혼은 시간이 쌓일수록 가치가 생기는 Compounding 관계다. 즉, 이 관계는 10년, 20년, 30년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 기억, 역사, 가족이 배로 쌓이는 엄청난 복리성 관계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는데도 죽을때까지 서로를 보호해주는, 사랑이라는 얇디 얇은 관계를 레버러징한 종신보험 같은 관계다.
- 기간: 대신 위에서 얘기한 복리는 평생 이어졌을때만 이다. 결혼의 개념에는 끝이 없다. 적어도 이 관계가 유지되는 과정에서는 끝이 없다. 결혼, 가정의 모든 장점은 배우자와의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만 누릴수 있는 혜택이다.
- 목표: 결혼은 Exit이 목표가 아니다. IPO, Acquisition, Shutdown 처럼 스타트업에서의 Exit없다. 결혼은 그 자체로 목적이며 존재의 이유이다.
코파운더와 나, 배우자와 나 - 전자의 기능, 후자의 기능도 서로의 삶에서 파트너의 단점을 커버해주고, 장점은 더 키워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란 것에는 다름이 없는데, 심지어 10-20년 아니 평생 장기적인 목표(행복과 부, 안정성)을 추구하는 같은 성질의 관계인듯 한데도, 창업과 결혼을 병행하는게 쉽지 않다.
2️⃣ 결혼은 ‘성과 조직’이 아니다.
창업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면 창업, 결혼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망한다. 보통은 결혼이 망한다.
결혼을 스타트업처럼 운영하면 사람들은 항상 Exit 옵션을 자기도 모르게 고민하는 사람 처럼 살아가게 되는데, 결혼은 관계이기 때문에 결과주의적이면 안되고 조급하면 안된다.
스타트업은 성과를 위해 존재한다. 올해 매출, 성장률, Exit 규모 등 수치화 된 목표를 가져야 한다. 이는 각자 다른 삶을 추구하는 개인들을 하나의 미션에 묶어내기 위해서 필요한 시스템인데, 이런 목표에 맞춰 MECE, KPI등 여러 프레임워크로 역할을 나누고, 측정방식과 시기를 정해, 성과가 안 나올시 교체를 염두한다.
결혼 역시, 부부가 만들어야 하는 가정의 재정적 기준 - 집의 크기, 은퇴 자금의 액수, 키우고 싶은 자녀의 수, 물려주고 싶은 환경 등 뭔가 성과조직을 닮아 있는게 없지 않다. 그러나 가정은 성과 조직이 훨씬 이전에 생존 공동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장률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매출이 떨어졌다고 공동창업자를 교체하는 회사는 있어도, 힘든 시기가 왔다고 배우자를 교체하는 공동체는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3️⃣ 결국 역할 조직도 아니더라. 관계 유지가 자체로 목표.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의 역할은 전형적으로 4가지- CEO, CTO, Product, Sales 이다.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면 “누가 책임인가?”를 따진다. 하지만 결혼은 역할 조직이 아니다. 부부 사이의 대부분 문제는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져 확인하는것보다, 그래서 이후에도 관계가 유지되는가에 달려 있다.
이걸 나는 아직도 깨닫는 중이다. 둘다 일을 하고 있다보니 육아, 경제관념에 대해, 각자가 맡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할에서의 성과/결과들을 이야기하다보면 의견이 갈리기 마련인데, (이때 톤과 감정이 올라간다 싶으면 빨리 알아체고 관계모드로 스위치해야 하는데 이는 메타인지의 영역이라 매우 어렵다.) 이런 스타트업식 사고로 결혼을 보면 항상 책임 추궁 구조가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보통은 아이가 아픈것, 또는 교육에 대해 우리도 모르게 와이프가 더 많이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나는 우리 가정의 재정, 전반적인 행복도, 행사, 휴가 등에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고착화 되어 각자의 역할을 정해 놓으면 결혼 자체가 회사보다 더 피곤한 조직이 되어 업무 이후에도 제대로 쉴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4️⃣ 5월 생산성 결산
Overall
· 평균 루틴 성공률: 92.9% (MoM +0.6%p)
· 90% 이상 달성한 루틴: 7/9개 (성경, 기도, QT, 회평, 글, 산책, L1017)
· 전체 생산성은 4월 대비 소폭 상승.
· 특히 창업가로서 레버리지가 높은 글쓰기는 올해 처음으로 90% 이상 달성. 산책도 크게 개선되며 생산성 포트폴리오가 건강해짐.
Highs
· 성경(100%) — 올해 처음으로 한 달 완주.
· 글(90%) — 4월 83% → 5월 90%. 가장 의미 있는 개선. 단순 루틴이 아니라 투자자 브랜딩, Founder Sourcing, 네트워크 구축으로 이어지는 고레버리지 활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큼.
· 산책(94%) — 4월 87% → 5월 94%. 단순 운동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환기시키는 리셋 루틴 역할을 하며 전반적인 실행력 향상에도 기여.
Lows
· 헬스(81%) — 4월 93% → 5월 81%. 가장 큰 하락폭. FS를 연이어 운영하는 바쁜 일정과 이동이 생길 때 가장 먼저 희생되는 루틴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됨.
· 월초, 월중, 월 마지막에도 잔디심기가 골고루 안되었고 이는 컨디션 난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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