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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재무팀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가 아니다

경영진은 재무팀에 AI를 붙이면 일이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AI를 제대로 활용해보기도 전에 멈춘다. 이유는 항상 같다.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에서 재무실사(FDD)를 처음 했을 때, 나는 FDD에서 재무분석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FDD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분석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라졌다. 데이터를 믿고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데 전부 소비하고 있었다. 

고객사의 각 팀으로부터 영업, 재무, 운영 데이터를 받아오면 같은 회사, 같은 기간의 데이터지만 아무것도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같은 거래처가 파일마다 "ABC Corp", "에이비씨", "ABC"로 제각각이다. 어떤 버전에서는 프로젝트 코드가 빠져있고, 어떤 버전에서는 코스트센터가 누락되어있다. 매출 구조와 운영 데이터는 서로 다른 로직으로 작성되고 있다. 스프레드시트도, ERP 추출본도, 몇 달 ~몇 년치 결산 자료도 있었지만,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믿고 바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회사의 마진분석, 고객 유지율, 프로젝트 수익성을 분석하기 전에 항상 더 기초적인 질문부터 풀어야 했다. 이 행은 무엇인가. 어느 프로젝트에 속하는가. 이 비용의 성격은 무엇인가. 왜 파일간 숫자가 달라지는가. 

이건 AI가 등장하기도 전의 일이다. 문제는 지금도 똑같다. 달라진 건 판이 커졌다는 것뿐이다. 이제 재무팀은 AI로 보고를 자동화하고, 현금 흐름을 예측하고, 비용을 분류하고, 투자자 보고 자료까지 잡으려 한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계속 같은 벽에 부딪힌다.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았다. 숫자가 맥락을 담고 있지 않아서다.

AI는 “1억 원”이라는 숫자는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1억 원이 외주 계약비인지, 일회성 비용인지, 선급 비용인지, 아직 승인 대기 중인 항목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 맥락은 AI를 붙인다고 생기지 않는다. 데이터 안에 이미 들어 있어야 한다. 맥락이 없으면 AI에 재무 데이터를 돌리는 것이 아니다. 노이즈를 넣고 노이즈가 발생할 뿐이다.

더 위험한 건 따로 있다. AI는 실패할 때도 실패처럼 보이지 않는다. 맥락이 없는 데이터를 넣어도 결과물은 깔끔하게 나온다. 표도 그럴듯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망진창이다. 

AI에 쓰레기를 넣으면, 자신감 넘치는 쓰레기가 나온다.

그래서 재무팀은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하기 전에 다음을 확인하고 점검 해야한다. 지금 우리 재무 데이터를 AI가 신뢰하고, 이해하고, 추적할 수 있는가? 이건 AI모델의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의 문제다. 재무 데이터는 ERP에 있다고, 하나의 스프레드시트에 정리되어 있다고 리포팅 팩에 들어 있다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숫자가 표준화되고, 맥락이 붙고, 관리되고, 추적 가능할 때 비로소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된다.

그래서 재무팀 혹은 CFO가 던져야 하는 진짜 질문은 “우리는 어떤 AI 도구를 써야 하는가”가 아니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재무 데이터는 AI가 책임감 있게 쓸 수 있는 상태인가?”

Finance AI는 여기서 시작한다. 다음 글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CFO와 재무팀이 “우리 데이터는 신뢰성 있는 재무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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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국 (주)큐빅 · 재무 담당자

스타트업에서 도전중인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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