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수천만 원을 쓰고, 수 명의 인력이 몇 주를 빼내어 준비했습니다.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겠다"였어요. 오프라인 마케팅도 측정해야 합니다. 왜 그런지 정리했습니다.
관행처럼 나가던 학회, 계속해야 할까요?
B2B 비즈니스, 특히 전문 영역 내 비즈니스에서 학회와 전시회 참석은 당연한 활동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참석하다 보면 묘한 장면들이 있어요. 부스를 차려놓고 그냥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관행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나가는 거지, 무언가를 얻겠다는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수많은 부스들.
국내만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 먼 두바이까지 나와서 부스 앞을 말 그대로 장승처럼 지키기만 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이것저것 따져가며 고작 몇 백 원 더 싸게 사는 물건들에 비해, 엄청 큰 비용을 지불하고 나왔는데 말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저희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준비는 빡세게 했는데 목표가 불분명했던 것이죠.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거나 부스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이 행사가 어떤 효과를 냈는지 돌아보기가 어려워집니다.
✓ 나가기 전에 먼저 확인하세요 이 행사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얻을 것이 그곳에 있기는 한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나가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목표 없이 나가는 건 마케팅이 아니라 지출입니다.
ROI 측정이 어려운 진짜 이유
오프라인 마케팅의 ROI 측정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근데 측정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에요. 목표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리드 또는 고객의 획득 비용은 획득한 리드 수 / 소요된 총비용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 진짜 문제는 고관여 제품의 특성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학회에서 리드를 만났어요. 명함을 받았고, 관심을 보였습니다. 근데 이 사람이 실제로 서비스에 가입하고 사용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려요. 그렇다면 이 계약이 그 학회 덕분인가요? 그 사이에 있었던 이메일, 웨비나, 블로그 글 덕분인가요?
기여도를 측정해서 부여하는 게 어렵습니다. 이건 오프라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관여 B2B 마케팅 전반에 걸친 문제입니다. 그나마 저희는 마케팅 CRM을 도입하면서 측정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무슨 활동을 해서 어떤 점수를 쌓았는지, 실제 행동의 목록을 관찰하는 게 가능해졌거든요.
✓ 측정 체계가 없으면 오프라인은 영원히 "효과가 있는 것 같긴 한데"로 끝납니다 행사에서 만난 리드가 CRM에 들어오고, 이후 활동이 기록되어야 기여도를 판단할 수 있어요. 오프라인 세일즈 마케팅 활동도 결국 데이터입니다.
브랜드 목표와 그로스 목표는 다릅니다
나중에 가서는 행사 전에 목표를 두 가지로 나눠서 세우기 시작했어요.
1차 목표 — 그로스 관점. 리드의 수, 그중 SQL이라고 할 만한 기회를 포착한 대상의 수. 이 행사에서 몇 명의 의미 있는 잠재고객을 만났는가.
2차 목표 — 브랜드 관점. 행사 참석자 수, 부스 방문자 수. 직접 전환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브랜드 인지도에 기여한 부분을 판단하는 거예요. 전년도 Post Show Report를 살펴봤을 때 우리 서비스 고객이 될 만한 사람들이 많아 보였으나 막상 가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거든요. 이걸 미리 파악하는 것도 2차 목표의 역할이에요.
두 목표를 분리하고 나서 행사 평가가 훨씬 명확해졌습니다. 1차 목표가 약했어도 2차 목표가 충분히 달성됐다면 의미 있는 행사였던 거고, 둘 다 약했다면 다음 참가를 취소할지 고민해야 하는 행사인 거죠.
✓ 브랜드 효과와 그로스 효과를 모두 살펴보세요 목표를 나눠야 평가도 명확해져요. 행사 전에 1차, 2차 목표를 정하고 달성 가능한 전시회인지 살펴보세요.
오프라인도 결국 데이터입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이 온라인과 다른 점은 있어요. 직접 만나는 신뢰, 현장의 에너지, 동료 의사가 부스 앞에서 나누는 대화. 이건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깊은 유대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그게 측정을 포기해도 된다는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그러니, 행사에 나가기 전에 이 질문을 해보세요.
"이 행사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1차 목표는 무엇인가? 2차 목표는 무엇인가? 행사가 끝난 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수천만 원짜리 행사도 그냥 "잘 다녀왔습니다"로 끝납니다.
✓ 측정 기준을 행사 전에 만들어두세요 행사가 끝나고 나서 측정하려고 하면 이미 늦어요.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지 사전에 정해두는 것. 그게 오프라인 마케팅을 마케팅으로 만드는 시작입니다.
마치며
오프라인 마케팅을 포기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B2B에서 오프라인의 힘은 여전히 강합니다. 관계와 신뢰가 중요한 비즈니스에서는 더 그렇고요.
다만 이것만큼은 분명히 하고 싶어요. 관행이라는 이유로, 다들 나가니까라는 이유로 목표 없이 나가는 건 마케팅이 아니에요. 그냥 허공에 낭비하는 지출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틀린 마케팅 | B2B 스타트업 마케팅 시리즈 6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