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프롬프트 저작권은 지금 전 세계 법원이 정리 중인 문제다.
Midjourney에서 이미지를 뽑을 때 당신은 뭘 하는가. 그냥 “고양이 그려줘”라고 치는 게 아니다. 조명 각도를 지정하고, 무드를 설명하고, 피하고 싶은 요소를 “–no”로 걸러낸다. 좋은 결과물 하나를 뽑으려면 프롬프트를 서른 번, 마흔 번 고친다.
그 결과물, 당신 것이 맞는가.
공들여 짠 그 프롬프트 자체는 당신 것인가.
AI가 만든 이미지에 저작권이 없는 이유
결과물 문제를 먼저 짚어야 한다. 미국 저작권청은 2025년 1월 보고서에서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생성된 AI 결과물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롬프트가 아무리 복잡해도 마찬가지다.
저작권법은 사람이 표현을 직접 통제했을 때만 보호한다. 프롬프트는 AI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지시서다. 최종 픽셀 하나하나를 결정하는 건 AI다. 당신이 아니다.
2026년 3월, 미국 대법원도 이 입장을 확인했다. AI 연구자 스티븐 탈러(Stephen Thaler)가 자신의 AI 시스템이 만든 작품에 저작권을 달라고 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요건은 여전히 살아 있다.
단, 예외가 있다. AI를 도구로 썼는데 사람이 직접 손댄 흔적이 충분히 입증된다면 저작권이 붙는다. 미국 저작권청은 “AI 보조 창작물”과 “AI 단독 생성물”을 다르게 본다.
프롬프트 자체는 어떻게 되는가
여기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 저작권청의 공식 입장은 이렇다. 프롬프트는 기본적으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지시문”이다. 아이디어는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프롬프트가 AI의 출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도 핵심 논거다.
저작권청이 한 가지를 더 인정했다. 충분히 창의적인 프롬프트에는 글처럼 읽히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 프롬프트가 독립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파란 고양이 그려줘”는 저작권이 없다. 이런 건 다르다.

199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비가 내리는 골목, 가로등 빛이 젖은 아스팔트에 번진다. 주인공의 뒷모습, 트렌치코트 깃을 세운 채 골목 끝을 향해 걷는다.
시나 소설의 한 구절에 가깝다. 프롬프트가 아니라 창작물이다. 이 경우엔 결과 이미지와 별개로, 프롬프트 텍스트 자체에 저작권이 붙을 것이다.
광고 아트디렉터는 왜 사진 저작권을 못 가지나
광고 촬영 현장을 떠올려보자. 아트디렉터가 사진작가에게 지시서를 준다. 조명은 이렇게, 모델 포즈는 저렇게, 배경은 이 색으로. 매우 구체적인 지시다. 그렇다고 아트디렉터가 그 사진의 저작권자가 되진 않는다.
저작권은 셔터를 누른 사람, 즉 최종 표현을 결정한 사람에게 간다.
AI 이미지 생성도 같은 구조다. 프롬프트는 지시서고, 셔터를 누른 건 AI다. 미국 저작권청은 프롬프트만으로는 결과물의 저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트디렉터가 사진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것처럼.
나라마다 다르다
이 판단이 전 세계 공통은 아니다.
미국은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요건을 강하게 유지한다. 중국은 다르다. 한 법원은 150개 이상의 프롬프트와 수정 작업이 동반된 경우 저작권을 인정했다.
영국, 홍콩, 인도는 생성형 AI 이전부터 컴퓨터 생성 저작물에도 보호를 허용하는 법이 있었다.
당신이 만든 이미지의 권리는 어디서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에서 쓸 건지, 해외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할 건지, 해외 플랫폼에 올릴 건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법이 따라잡을 때까지 실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프롬프트를 문서로 남겨라.
어떤 프롬프트를, 언제, 어떤 결과를 위해 썼는지 기록한다. 타임스탬프가 있는 기록은 분쟁이 생겼을 때 당신의 창작 과정을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AI 결과물에 손을 대라.
선택하고, 편집하고, 조합하는 행위가 사람이 직접 손댄 흔적을 만든다. AI가 뽑은 10장 중 1장을 고르는 것도, Photoshop에서 손보는 것도 저작권 주장의 근거가 된다.
상업 용도라면 라이선스를 확인해라.
툴마다 조건이 다르다. Adobe Firefly는 저작권이 확보된 이미지로만 학습시켜서 상업 사용이 비교적 안전하다. Midjourney는 유료 플랜에서 상업 사용을 허용하지만, 약관이 수시로 바뀐다. 어제 됐던 게 오늘 안 될 수 있다. 쓰는 툴의 약관, 분기에 한 번은 직접 확인해야 한다.
FAQ
내가 만든 프롬프트를 남이 그대로 가져다 쓰면 문제가 되나?
현재 미국 법 기준으로는 단순한 프롬프트라면 저작권 보호가 어렵다. 시적·문학적 표현이 담긴 창의적인 프롬프트는 독립 저작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프롬프트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인 방어법이다.
AI 보조와 AI 단독 생성은 어떻게 구분하나?
미국 저작권청 기준으로, 결과물을 선택하고 편집하고 조합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판단이 “충분히” 개입됐다면 AI 보조 창작으로 볼 수 있다. “충분히”가 얼마나인지는 아직 법원이 정리 중이다.
프롬프트를 팔거나 거래할 수 있나?
Promptbase 같은 플랫폼에서 이미 프롬프트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법적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의 거래다. 구매자가 그 프롬프트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는 보장은 현재 법으로는 없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되나?
한국 저작권법도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AI 생성물에 대한 명시적 판례는 아직 쌓이지 않았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지만 2026년 현재 확정된 기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