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서니 프랭클은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The Real Housewives of New York City>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베서니는 리얼리티 쇼를 ‘유명해지기 위한 공간’으로만 쓰지 않았습니다. 베서니는 사업을 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베서니는 방송 출연 이전부터 여러 일을 해왔습니다.
할리우드에서 배우를 꿈꾸며 로스앤젤레스로 갔고, 캐시 힐튼의 개인 비서로 일했고, 패리스 힐튼과 니키 힐튼을 학교에서 데려오는 유모 일도 했고, 제리 브룩하이머 부부의 비서로도 일했습니다. 이후 이벤트 사업, 파시미나 스카프 사업, 건강 베이킹 사업 등 여러 작은 사업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베서니는 ‘할리우드의 서비스 계층’에서 여러 일을 병행하며 기회를 찾았습니다.
2005년에는 The Apprentice: Martha Stewart에 출연해 준우승을 했습니다. 이 경험은 베서니가 대중 앞에서 자기 캐릭터와 사업 감각을 보여준 첫 번째 큰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베서니의 진짜 전환점은 리얼리티 쇼 <Real Housewives of New York City> 였습니다.
베서니가 출연했던 리얼리티 쇼 시즌 1 포스터
당시 베서니는 부유한 사교계 여성들과는 조금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방송 초반에는 작은 원베드룸 아파트에 살았고, '아직 만들어지는 중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베서니에게 연결감을 느꼈습니다. 완벽한 부자 여성보다,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방송 속에서 베서니는 자신의 첫 번째 대형 브랜드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 브랜드가 바로 스키니걸(Skinnygirl)입니다.
스키니걸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베서니가 만든 마가리타 브랜드 스키니걸(Skinnygirl) (이미지 출처- allabouttrh.com)
스키니걸의 시작은 거창한 시장 조사 보고서가 아니었습니다.
베서니는 단지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시 칵테일은 맛있지만 달고, 칼로리가 높고, 다음 날 숙취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베서니는 바에 갈 때마다 바텐더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가리타를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맑은 데킬라, 신선한 라임주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오렌지 리큐르.
베서니는 자신의 입맛과 욕구에 딱 맞는 시그니처 칵테일이 없어서 이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베서니는 이걸 ‘스키니걸 마가리타’라고 불렀습니다.
베서니가 처음부터 “저칼로리 칵테일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출발한 게 아니였습니다.
출발은 아주 개인적인 불편이었습니다.
“술은 마시고 싶은데, 너무 달고 무거운 칵테일은 싫어.” “즐기고 싶지만, 다음 날 몸이 무거운 건 싫어.” “여성들이 더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어.”
이 문제의식이 제품이 됐습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은 종종 이렇게 시작됩니다. 엄청난 혁신 기술보다, 내가 반복해서 느끼는 불편,주변 사람들도 공감하는 불편, 그런데 아직 시장에 충분히 좋은 답이 없는 불편.
스키니걸은 바로 이 틈에서 시작됐습니다.
방송은 광고판이 아니라, 베서니의 첫 번째 유통 채널이었다
베서니가 똑똑했던 점은 제품을 만든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베서니는 방송을 단순한 출연 기회로 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제품과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 채널로 봤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리얼리티 쇼를 자신의 콘텐츠 채널처럼 활용한 셈이죠.
베서니는 이를 잘 활용한 게, Real Housewives 시즌 3에서 ‘Skinnygirl’이라고 크게 적힌 차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베서니가 자신의 사업을 홍보한 방식 (이미지 출처- Forbes)
다른 출연자가 베서니의 차를 보고 웃자, 베서니는 이런 취지로 반응합니다.
“누군가는 에르메스 벨트를 차고 나오는데, 나는 스키니걸 차를 타고 나와요. 차이는 에르메스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지만, 스키니걸은 저에게 돈을 준다는 것이에요.”
이 장면은 베서니의 사업 감각을 잘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들은 방송에서 명품을 소비했지만, 베서니는 방송에서 자기 브랜드를 노출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타인의 브랜드를 무상으로 홍보했지만, 베서니는 자기 브랜드를 키웠습니다.
이게 단순히 ‘홍보를 잘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베서니는 자신에게 주어진 미디어 자산을 사업 자산으로 바꿨습니다. 방송 출연료가 크지 않더라도, 그 방송을 통해 자신이 만들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훨씬 더 큰 기회가 된다는 걸로 본 거죠.
이 관점이 베서니를 다른 리얼리티 쇼 출연자들과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베서니가 진짜로 잘한 것: 권리를 지켰다
베서니가 스키니걸로 큰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제품이 잘 팔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권리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베서니는 Real Housewives에 출연할 때, 자신의 사업 기회를 방송사에 넘기지 않기 위해 계약 조건을 지켰습니다. 베서니의 첫 시즌 출연료는 7,250달러였지만, 계약서에는 출연자가 쇼에서 홍보하는 사업에 대해 Bravo(방송사)가 일정 비율을 가져갈 수 있는 조항이 있었고, 베서니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 조항은 이후 “Bethenny Clause”로 알려졌습니다.
베서니 프랭클 (이미지 출처- Reddit)
여기서 카브아웃(carve out)이라는 개념을 짚고갈 필요가 있습니다.
카브아웃- 계약의 전체 범위에서 특정 권리나 사업 기회를 빼내서 내 것으로 남겨두는 것
예를 들어 회사와 계약을 맺을 때 ‘이 프로젝트에서 나온 모든 아이디어는 회사 소유’라고 되어 있다면, 내가 이후에 만든 사업도 회사가 일부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나 향후 사업 기회는 이 계약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면, 그 영역은 온전히 내 것으로 남습니다.
베서니는 바로 이걸 한 겁니다. 그 덕분에 스키니걸이 방송을 통해 성장했어도, 그 브랜드는 베서니의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점은 명확합니다. ‘기회’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권리’입니다. 초기에는 당장 받는 돈이 작아 보여도, 내가 만드는 브랜드와 사업 기회가 누구의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베서니도 처음부터 사업 용어를 다 알았던 건 아니었다
베서니가 흥미로운 이유는 처음부터 모든 걸 아는 완벽한 사업가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베서니는 스키니걸을 만들 당시 라이선싱과 에쿼티의 차이도 잘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변호사에게 물어봤고, 설명을 들은 뒤 에쿼티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라이선싱(licensing)- 내 이름, 브랜드, 캐릭터, 기술 등을 남이 쓰게 해주고 사용료를 받는 방식. 예를 들어 캐릭터 회사가 문구 회사에 캐릭터 사용권을 주고 돈을 받는 것이 라이선싱입니다.
에쿼티(equity)- 회사나 브랜드의 일부 소유권(쉽게 말해 지분입니다). 회사가 커지면 그 지분의 가치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라이선싱은 비교적 빨리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에쿼티는 당장 현금이 적을 수 있지만, 사업이 크게 성장하면 더 큰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베서니는 이 차이를 물어보고, 에쿼티를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스키니걸은 자기에게 ‘에이스 카드(일명 ‘비장의 무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도 인상 깊습니다. 사업 용어를 모르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모르는데 안 물어보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어보고 이해한 뒤, 내 기준으로 결정하면 됩니다.
베서니는 그렇게 했습니다.
스키니걸은 어떻게 큰 브랜드가 됐을까?
베서니가 Skinnygirl을 창업했을 당시 (이미지 출처- phillychitchat.com)
스키니걸은 2009년 첫 제품인 Skinnygirl Margarita로 시작했습니다. 베서니는 Real Housewives 시즌 2가 방영되던 2009년에 스키니걸 브랜드를 론칭했고, 2011년에는 저칼로리 칵테일 라인을 Beam Global(산토리 자회사)에 매각했습니다.
스키니걸이 성장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문제 정의가 명확했습니다.
‘여성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저칼로리 칵테일’이라는 포지션이 분명했습니다. 스키니걸은 그냥 술이 아니었습니다.
‘즐기고 싶지만 몸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싶은 여성을 위한 술’이었습니다.
2) 창업자의 캐릭터와 제품이 강하게 연결됐습니다.
베서니는 솔직하고, 빠르게 말하고, 자기 욕망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키니걸 역시 ‘여성들이 원하는 걸 솔직하게 말하는 브랜드’처럼 보였습니다.
제품과 창업자의 캐릭터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소비자는 제품을 더 쉽게 기억했습니다.
3) 방송이 유통과 마케팅 역할을 했습니다.
베서니는 방송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문제의식과 제품을 보여줬습니다.
제품을 광고처럼 밀어붙인 게 아니라, 자기 삶의 일부처럼 노출했습니다.
4) 매각 후에도 브랜드 확장이 가능하도록 이름의 권리를 남겼습니다.
베서니가 저칼로리 칵테일 라인을 Beam Global에 매각하면서도, 비주류 제품에 Skinnygirl 이름을 사용할 권리는 유지했습니다. 덕분에 이후 스키니걸은 진, 팝콘, 샐러드드레싱, 의류 등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베서니는 술 브랜드 하나를 판 것이 아니라, 술 카테고리는 넘기고, 스키니걸이라는 이름의 확장 가능성은 남겨둔 겁니다.
쉽게 말해 '마가리타는 팔았지만, 스키니걸이라는 세계관은 남겨둔 것'입니다.
매각도 한 번의 거래로 끝내지 않았다
스키니걸 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마에 팔았는가’보다 ‘어떻게 팔았는가’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용어가 나옵니다.
엑싯(exit/매각)- 창업자나 투자자가 회사를 팔거나 상장해서 투자금과 성과를 회수하는 것
백엔드 수익(back-end revenue/성과 연동형 수익)- 처음 계약금을 받은 뒤, 나중에 성과에 따라 추가로 받는 돈.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추가 수익을 받는 구조.
킥커(kicker/조건부 추가 금)-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추가로 받는 보너스성 금액. 매출 목표를 넘기거나, 상대방이 약속한 마케팅비를 쓰지 않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추가 금액.
엔도스먼트 계약(endorsement deal/광고모델 계약)-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제품을 공개적으로 추천하거나 홍보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계약.
베서니는 스키니걸을 매각하면서 단순히 매각 대금만 받은 것이 아니라, 백엔드 수익, 킥커, 장기 엔도스먼트 계약까지 여러 방식으로 보상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베서니는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베서니는 단순히 ‘제품을 만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스키니걸이 계속 팔리게 만드는 얼굴이자, 메시지이자, 신뢰였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넘긴 뒤에도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보상을 남긴 겁니다.
여러분이 만든 결과물이 계속 돈을 벌어준다면, 단순히 한 번의 제작비만 받을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콘텐츠 한 편, 강의 한 번, 컨설팅 한 번으로 끝내는 대신 성과 기반 보상, 장기 계약, 수익 쉐어, 라이선스, 지분 같은 구조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베서니는 이런 사고를 아주 일찍 했습니다.
실패와 방황이 베서니의 감각을 만들었다
베서니의 창업 스토리에는 단순히 성공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베서니는 여러 번 시도했습니다. 배우를 꿈꾸며 LA에 갔고, 비서로 일했고, 이벤트 사업을 했고, 파시미나 스카프 사업을 했고, 건강 베이킹 사업 BethennyBakes를 했고,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에도 나갔고, 이후 자연식 셰프와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베서니가 뉴욕으로 돌아와 개인 셰프로도 일했고, Naturally Thin이라는 다이어트 관련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Real Housewives 시즌 2 시기에 출간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베서니의 책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여기서 베서니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TV에 나온다고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진짜라고 느낄 때 연결됩니다.
베서니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난하고 외롭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연결됐고, 그 연결이 책과 제품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베서니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베서니는 완벽한 이미지를 팔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결핍, 불안, 욕망, 유머, 생존 감각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베서니를 ‘만들어진 셀럽’이 아니라 ‘진짜 무언가를 해내려는 사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50대에 다시 시작한 틱톡, 시작은 엉성했다
스키니걸 이후 베서니는 이미 성공한 사업가였습니다.
그런데 베서니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 스키니걸과 또 다릅니다. 지금의 베서니는 소셜미디어에서 쌓은 신뢰를 브랜드 파트너십과 지분 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베서니는 50대에 틱톡을 시작했습니다.
베서니의 틱톡 계정
시작은 아주 평범했습니다. 코네티컷 집에서 외롭게 지내던 시기, 베서니는 메이크업을 직접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지방 행사에 갈 때마다 전문가를 부르지 않고 혼자 기본 메이크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베서니는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베서니는 틱톡을 어떻게 올리는지도 잘 몰랐고, 편집도 할 줄 몰랐고, 조명도 엉망이었고, 카메라 렌즈가 더러운지도 몰랐습니다. 심지어 렌즈에 음식 자국이 묻어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영상이 바이럴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대충 해도 된다’가 아닙니다. 핵심은 완벽하지 않아도 시장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베서니는 반응을 봤고,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베서니의 실행 방식은 물고기가 한 마리 이상 보이면, 다음에는 그물을 준비합니다. 베서니는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작은 반응을 보고, 그 반응이 반복되면, 바로 구조화합니다.
베서니의 현재 수익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현재 베서니는 브랜드 딜 계약만으로 2,000만 달러 이상을 번다고 고백했습니다. 심지어 이 금액에는 다른 사업, 부동산, 라이선싱 수익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금액 자체보다 ‘구조’입니다.
베서니의 현재 수익 구조는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첫 번째는 유료 브랜드 파트너십입니다.
브랜드 파트너십은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소개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베서니는 일반적인 광고 모델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써준 문장을 그대로 읽지 않습니다. 자신이 실제로 써보고, 베서니 자신의 말로 이야기합니다. 제품이 별로면 별로라고 말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도 말합니다.
베서니는 Uber, Verizon, L’Oréal, MCoBeauty 등 다양한 브랜드와 일했고, 브랜드가 돈을 많이 주더라도 제품이 별로면 고쳐야 한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2) 두 번째는 지분 기반 딜입니다.
지분 기반 딜은 ‘돈만 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일부 소유권을 받는 협업’입니다.
베서니는 제품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있고, 자신이 실제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면 단순 광고비가 아니라 현금과 지분을 함께 요구합니다. 베서니는 어떤 경우에는 2~3%가 아니라 30% 수준의 의미 있는 지분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건 베서니가 자신의 역할을 ‘광고 모델’이 아니라, 실제로 브랜드가 커지는 데 영향을 주는 ‘성장 파트너’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3) 세 번째는 The List입니다.
The List는 베서니가 추천하는 제품을 모아둔 큐레이션 공간입니다. 사람들은 뭘 사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믿을 만한 사람이 골라준 리스트를 원합니다. 그래서 베서니는 자기 신뢰를 제품 추천 리스트로 바꿉니다.
베서니의 공식 웹사이트에 올라와있는 The List 제품
4) 네 번째는 Bethenny Seal of Approval(베서니 승인 마크)입니다.
이건 쉽게 말해 “베서니 승인 마크”입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전문가 추천’, ‘에디터 추천’ 같은 표시를 보면 소비자가 더 쉽게 믿고 사잖아요. Bethenny Seal도 비슷합니다. 베서니라는 인플루언서가 좋다고 판단한 제품이라는 신뢰 표시입니다.
특히나 리테일러들이 베서니 승인 제품 섹션에 관심을 보입니다.
리테일러(retailer)-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파는 유통업체. (ex.백화점, 편집숍,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5) 다섯 번째는 라이선싱과 기존 자산입니다.
라이선싱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 브랜드나 이름을 다른 회사가 쓰게 하고 사용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베서니는 브랜드 딜 외에도 부동산, 라이선싱, 기존 사업 수익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베서니의 현재 비즈니스는 이렇게 움직입니다.
콘텐츠가 관심을 만들고,
관심이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제품 판매를 만들고,
판매 결과가 브랜드 딜을 만들고,
브랜드 딜이 지분과 장기 수익으로 이어지고,
그 제품들이 다시 The List와 Bethenny Seal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한 번의 광고비로 끝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베서니의 진짜 상품은 ‘광고’가 아니라 ‘전환’이다
베서니는 종종 ‘converte’라고 불리곤 합니다. converter는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바꾸는 사람’입니다.
비즈니스에서 전환(conversion)은 ‘사람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구매·가입·문의·공유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베서니의 힘은 조회수만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베서니가 말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삽니다. 베서니가 좋다고 말하면 브랜드가 움직입니다. 베서니가 별로라고 말하면 브랜드가 고쳐야 할 점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베서니는 단순히 콘텐츠 제작비만 받지 않습니다.
“내가 이 브랜드를 키우는 데 실제로 기여한다면, 그 상승분의 일부는 나에게 와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이게 광고 모델과 사업가 모델의 차이입니다.
광고 모델은 노출에 돈을 받습니다. 사업가 모델은 결과에 돈을 받습니다. 베서니는 자신을 두 번째에 가깝게 포지셔닝합니다.
베서니가 자기 브랜드를 새로 만들지 않는 이유
현재도 제품 큐레이션만으로도 수익을 내고 있는 베서니
많은 셀럽과 크리에이터는 어느 정도 영향력이 생기면 자기 브랜드를 만듭니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케어 브랜드, 패션 브랜드, 식품 브랜드 등. 그런데 베서니는 자기 이름을 건 새로운 브랜드를 무리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첫 번째는 ‘너무 많은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제품을 진심으로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서니는 새로운 회사를 처음부터 만드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새로운 회사를 키우기 위해 5일씩 사무실에 붙어 있어야 한다면 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대신 이미 어느 정도 만들어진 브랜드에 들어가, 자신의 영향력과 감각으로 성장을 돕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 수익 모델은 ‘Just Add Bethenny’가 됩니다.
제품력은 있는데 아직 시장에서 터지지 않은 브랜드,
기술은 있는데 메시지가 약한 브랜드,
자본은 있는데 고객과 연결되는 언어가 약한 브랜드,
창업자는 있는데 대중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부족한 브랜드.
이런 브랜드에 베서니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단순 광고비가 아니라 현금과 지분을 함께 요구합니다.
베서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익 모델의 방식을 알려줍니다.
꼭 모든 걸 처음부터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메시지, 콘텐츠, 신뢰, 고객 이해, 판매 전환이라면 좋은 제품을 가진 사람과 파트너가 되는 방식도 사업입니다.
베서니는 왜 독점 계약을 하지 않을까?
독점 계약- 계약 기간 동안 경쟁 브랜드와 일하지 않겠다는 약속. 예를 들어 A 화장품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맺으면, 일정 기간 동안 B 화장품 브랜드를 홍보할 수 없습니다.
보통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브랜드 계약에서는 독점 조항이 흔합니다.
그런데 베서니는 독점 계약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베서니는 자신이 독점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식으로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 안에는 중요한 사업 원칙이 있습니다.
베서니가 독점을 피하는 이유는 ‘자유’ 때문입니다.
특정 브랜드 하나에 묶이면, 다른 좋은 제품을 말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가 준 문장을 읽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 제품이 더 좋아도 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럼 베서니의 가장 큰 자산인 신뢰가 흔들립니다.
베서니는 브랜드가 돈을 많이 주더라도, 제품이 별로면 별로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베서니는 브랜드가 자신에게 말하라고 준 시트를 그대로 읽지 않겠다고 말하며, 그래야 제품이 실제로 움직인다고 말했습니다.
베서니는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고, 그 자유가 오히려 신뢰의 근거가 됐습니다.
자신의 사업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한 베서니 (이미지 출처- goodreads)
베서니는 어떻게 팀을 운영할까?
베서니의 팀은 크지 않습니다.
베서니는 6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OO가 있고, 브랜드와 소통하는 사람이 있고, 소셜미디어를 지원하는 팀이 있지만, 실제 콘텐츠의 핵심은 베서니 본인이 직접 잡습니다.
베서니는 에이전시에도 회의적입니다. 베서니는 과거 에이전시와 계약했지만, 에이전시가 실제로 중요한 딜을 충분히 가져오지 못했고, 오히려 자신이 이미 만든 관계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현재 베서니의 팀은 브랜드의 CMO들과 직접 이야기합니다.
직접 결정권자와 연결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중간 수수료도 줄어듭니다. 브랜드와 더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베서니는 자신의 영향력을 남이 대신 팔게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팀으로 직접 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베서니의 사업 성장 구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베서니 프랭클은 ‘관심을 신뢰로 바꾸고, 신뢰를 수요로 바꾸고, 수요를 여러 겹의 계약 구조로 바꾼 사업가’입니다.
처음에는 방송이 관심을 만들었습니다.
스키니걸은 그 관심을 제품 수요로 바꿨습니다.
계약 조항은 그 수요의 권리를 지켜줬습니다.
엑싯은 그 권리를 자산으로 바꿨습니다.
틱톡은 베서니의 신뢰를 다시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파트너십은 그 신뢰를 현금으로 바꿨습니다.
지분 딜은 그 현금을 장기 상승분으로 바꿨습니다.
The List와 Bethenny Seal은 그 신뢰를 플랫폼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베서니는 단순히 유명해서 돈을 번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무형 자산을 계속 다음 단계의 사업 구조로 바꾼 사람입니다.
관심 → 권리 → 브랜드 → 엑싯 → 자본 → 자유 → 신뢰 → 파트너십 → 지분 → 플랫폼
이 흐름이 베서니 프랭클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베서니 프랭클 이야기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6가지
베서니 프랭클 (이미지 출처- Forbes)
1. 조회수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실제로 움직이는가’입니다
베서니의 힘은 단순히 팔로워 수나 조회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베서니가 어떤 제품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찾아봅니다. 베서니가 좋다고 말하면 구매로 이어집니다. 베서니가 별로라고 말하면 브랜드는 고쳐야 할 점을 알게 됩니다.
베서니의 콘텐츠는 단순히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콘텐츠가 됐습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2. 내 영향력을 너무 작게 팔고 있지는 않은지 봐야 합니다
베서니는 자신을 단순 광고 모델로 보지 않았습니다. 브랜드가 돈을 주고, 베서니가 제품을 들고, 정해진 문장을 읽고, 콘텐츠 하나를 올리는 방식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베서니는 자신을 브랜드의 성장 파트너로 봤습니다. 내가 이 제품을 실제로 팔리게 만들 수 있다면, 내가 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바꿀 수 있다면, 내가 이 브랜드의 마케팅 방향까지 제안할 수 있다면, 단순 게시물 비용만 받을 이유가 없다고 본 거죠.
그래서 베서니는 현금만 받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지분을 요구하고, 장기 계약을 설계하고, 자신의 추천이 계속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더 많이 일하는 법’이 아니라, 이미 만들고 있는 가치를 더 오래 수익화하는 구조일지도 모릅니다.
가치는 한 번만 팔 필요가 없습니다. 구조를 만들면 같은 가치도 여러 번 수익이 될 수 있습니다.
3. 권리를 지키는 감각이 사업의 크기를 바꿉니다
베서니가 스키니걸로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제품이 잘 팔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베서니가 자기 사업의 권리를 지켰다는 점입니다.
방송 출연 계약을 할 때, 자신이 앞으로 만들 사업 기회를 방송사에 넘기지 않도록 조항을 지켰습니다. 그 덕분에 스키니걸이 방송을 통해 성장했어도, 그 브랜드는 베서니의 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권리 문제가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모든 법률과 계약 용어를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이름, 내 콘텐츠, 내 아이디어, 내 고객 관계가 어디까지 내 것인지 확인하는 습관은 필요합니다.
4. 모든 걸 직접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업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고, 판매하고, 고객 응대하고, 재고와 물류까지 책임져야 한다고요. 하지만 베서니는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
베서니는 지금 무리하게 자기 이름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이미 어느 정도 만들어진 좋은 브랜드에 들어갑니다. 제품은 좋은데 아직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기술은 있는데 메시지가 약한 브랜드, 자본은 있는데 소비자와 연결되는 감각이 부족한 브랜드, 창업자는 있는데 시장에서 터지는 방법을 모르는 브랜드.
그런 곳에 베서니의 신뢰, 감각, 콘텐츠, 언어, 유통력을 더합니다.
사업은 꼭 ‘내가 전부 소유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가장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지점에 파트너로 들어가는 것도 사업입니다.
5. 신뢰는 흩어두면 사라지고, 모아두면 자산이 됩니다
베서니가 흥미로운 이유는 자신의 신뢰를 계속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제품을 추천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추천 제품을 모아둔 The List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Bethenny Seal, 즉 베서니가 승인한 제품이라는 신뢰 마크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신뢰는 그냥 쌓인다고 자산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구조로 모아둘 때 자산이 됩니다.
6. ‘아니오’라고 말할수록 내 가격은 선명해집니다
베서니는 자신이 돈을 많이 버는 이유가 계속 ‘아니오’라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것에 ‘예’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다양한 기회를 받아들이며 배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모든 기회를 잡는 것이 오히려 나를 흐리게 만듭니다.
내가 믿지 않는 제품을 소개하면 신뢰가 깎입니다. 내 방향과 맞지 않는 일을 반복하면 브랜드가 흐려집니다. 내 자유를 해치는 계약을 받아들이면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지금 돈은 되지만, 장기적으로 내 신뢰를 깎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거절해야 더 선명해지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계속 ‘예’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나를 소모하고 있는 일은 무엇일까?
사업에서 ‘아니오’는 단순한 거절이 아닙니다. 내 기준을 시장에 알리는 방식입니다.
베서니 프랭클 (이미지 출처- TIME)
베서니 프랭클의 이야기는 성공한 셀럽의 돈 버는 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건 훨씬 본질적인 이야기입니다.
베서니 프랭클은 더 많이 일해서 더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베서니는 적게 움직이기 위해 더 똑똑하게 구조를 짭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독점 계약을 피하고, 정직함을 지키기 위해 자기 브랜드를 무리하게 만들지 않고, 신뢰를 지키기 위해 아무 제품이나 좋다고 말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결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보상을 요구합니다.
베서니의 이야기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업이 꼭 나를 갈아 넣는 방식으로만 커지는 게 아니라는 것, 내가 가진 신뢰, 감각, 기준, 관계를 잘 구조화하면나답게 일하면서도 충분히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는 겁니다. 내가 이미 만들고 있는 가치를 어떤 구조로 바꿀 수 있냐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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