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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예술공예운동: 2026년, 1인 1팀으로 일한다는 것

이 글은 ‘AI시대,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뉴스레터 4화를 살짝 수정해서 올린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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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영화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어요? 저는 어제 저의 책 실물을 받아봤습니다...!

영롱… ✨

당분간 바빠질 예정이라 좀 더 자주 보낼 수 있으면 보내려고 이번 주엔 열심히 세이브 원고를 만들어 놨어요. 다음주도 글을 올려볼게요 ㅎㅎ

AI 시대,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시리즈

1화 : 잘 하는 디자이너가 가진 6가지 스킬셋
2화: AI 네이티브 프로덕트 디자인
3화: AI가 잘하는 디자인 / 어려워하는 디자인
4화 : 2026년, 1인 1팀이 되어 일한다는 것
5화 : 요즘 만나는 좋은 디자인
6화 : 10년차 디자이너 두 명의 AI 네이티브 워크플로우 삽질기
7화 : 비디자이너의 제품 디자인을 도와주다
8화 : 에필로그

네번째 글은 "2026년, 1인 1팀으로 일한다는 것" 입니다. 창업가의 시선으로 AI가 어떻게 사람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도록 푸시하는지 저만의 관점으로 풀어 써보았어요.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팀의 모양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부쩍 많았어요. 책을 집필하며 지금까지 어떻게 일해왔는지 정리하며 앞으로는 어떨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도 한가지 이유이지만, 외부적으로도 기회가 생겼거든요. 저희는 당시 아산나눔재단의 창업 지원 공간인 마루에 있었는데, 입주사 대상 팀 코칭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우리 회사의 로드맵과 성공 메트릭은 뭘까 고민해보는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저희 팀은 5명이 힘을 합쳐 AI 영어회화 앱 엘스(Else)를 만들고 있습니다. 중단기 로드맵을 그리며 한 가지 난관에 부딪혔는데, 한 사람 한 사람을 전통적인 R&R(Role & Responsibility)로 나누는 것이 더 이상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만의 특이점이 아니라, AI 시대가 가져온 변화의 방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컨베이어 벨트처럼 순서대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우리 팀의 마케터는 필요한 업무를 위해 디자인을 배워서 하고, 클로드 코드를 익혀 사내 어드민을 직접 구현하기도 해요. 디자이너인 저 역시 마케팅에 필요한 커뮤니티 관리를 하고, 클로드나 커서를 이용해 직접 필요한 도구를 만들며 일합니다. 팀원 각자에게 전문성은 있지만, 어떤 일이든 필요하면 손을 걷어붙이고 해내는 거죠.

전통적인 방식의 팀과 1인 1팀 체제의 모습 비교

 

이것은 역할의 침범이 아니라 확장입니다. AI 덕분에 기술적 진입 장벽과 학습 비용이 압도적으로 낮아졌고, 과거에는 전문가에게만 허락되었던 영역에 누구나 발을 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명이 곧 하나의 팀이 되는 시대. 과거의 장인이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도맡았듯, AI를 쥔 개인은 기획부터 배포까지 스스로 마무리하는 풀스택 개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팀의 양식: 조직 구조도 바뀌고 있다

개인의 역할이 확장되면, 팀의 모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AI로 생산성을 레버리지하면서 조직 규모가 커질 이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작은 조직들이 점조직처럼 퍼져 각자의 색깔에 맞는 임팩트를 내는 시대입니다.

실제로 주변의 잘 하는 창업팀들을 보면 모양이 전부 다릅니다.

  1. 새로운 교육: 새 시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
  2. 새 시대의 에이전시: AI를 도입해 업무를 혁신하는 턴키 솔루션 모델
  3. PE 모델: 직접 PE가 되어서 적절한 회사를 인수한 뒤 효율화 하는 모델
  4. 모델 중심: 니치한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독점적 가치를 만드는 팀
  5. UX 중심: 좋은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려한 UX를 제공하는 팀
  6. 트래픽머신: 압도적인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팀

모두 제가 직접 알고 있는 각기 다른 창업팀입니다. 다 다른 팀의 모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팀의 모델 자체가 창업자의 철학이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거예요. 더 이상 정해진 조직도를 복사해 붙여넣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가 자기 세계관에 맞는 팀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예술공예운동, 그리고 2026년

이러한 흐름을 보면서 19세기 산업혁명기의 예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당시 윌리엄 모리스는 기계가 찍어낸 조잡한 대량 생산품에 맞서 "생활 속의 예술"을 외치며 장인 정신을 강조했어요. 그리고 이 운동은 아르누보와 바우하우스로 이어지며 시대의 미학을 완성했습니다.

2026년의 우리도 비슷한 지점에 서 있습니다. 범용 AI가 쏟아내는 결과물 사이에서, 창업자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을 팀에 담아 하나의 양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팀은 효율성만을 쫓는 기계가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AI로 증폭시켜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현대판 장인 공동체인 셈이죠.

예술공예운동의 창시자 윌리엄 모리스의 Red House

하지만 19세기와 지금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생존”입니다.

과거의 운동이 일상 속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움직임이었다면, 2026년의 장인 정신은 치열한 생존 전략입니다. AI가 거의 모든 것을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세상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든다는 건 더 이상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합니다. 남들과 비슷한 표준에 머무른다면 결국 도태될 뿐이죠.


역설: AI는 인간을 더 인간답게 밀어붙인다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흔히 AI의 압도적인 생산 능력이 인간의 창의성을 죽일 것이라 우려하지만, 저는 오히려 정반대라고 믿습니다. AI가 평범하고 방대한 과업들을 대신 처리해 주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우리는 인간 창의성의 한계치까지 떠밀려 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독창적이고, 더 의도적이며, 더 인간다워질 것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죠.

팀 전체가 AI를 잘 쓰는 것은 이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 위에서 리더는 팀원들이 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놀이처럼 즐기도록 돕고, 한 사람의 역할이 무한하게 확장되는 시대에 맞게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야 합니다.

윌리엄 모리스가 자신의 철학을 Red House라는 건축물에 담았듯, 지금의 창업자들은 자신의 철학을 팀이라는 구조물에 담고 있습니다. AI라는 레버리지를 손에 쥔 지금, 당신은 어떤 팀을 만들고 계신가요? 혹은 어떤 팀에서 일하고 계신가요? 어떻게 커리어를 빚어가고 계신가요? 그 모습이 맘에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술 덕분에 인간이 비로소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글 어떠셨나요? 짧은 글이지만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쓰면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예술공예운동이 불현듯 떠오르는 것도 재밌었고, 기술이 사람을 떠밀어간다는 게 약간 슬프기도 하고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요.

다음 글에서는 (진짜로) 제가 AI를 실무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떤 관점에서 AI를 레버리지하는지 사례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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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을 포함해 AI 시대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정리한 책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인공지능의 시대, 디자이너의 일》이 현재 예약 판매 중입니다. 디자이너뿐 아니라 디지털 제품을 만드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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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화 Else, Inc. · 디자이너

디자이너, 코치, 이것저것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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