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인허가용 도면'과 '시공용 도면'의 치명적 괴리
• 현실: 대한민국 설계 시장에는 일명 **'허가빵'**이라는 지독한 관행이 있습니다. 지자체의 건축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최소한의 법적 요건만 갖춘 껍데기 도면을 싸게 찍어냅니다.
• 비효율: 정작 착공에 들어가면 이 도면으로는 시공을 할 수 없습니다. 시공사는 현장에 맞게 '시공 상세도(Shop Drawing)'를 현장에서 다시 그려야 합니다. 하나의 건물을 짓는데 설계가 두 번 이루어지는 엄청난 시간과 자본의 낭비입니다.
🧱 2.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정보의 증발'
• 현실: 건축주 ➔ 원청 시공사 ➔ 전문건설업체(하도급) ➔ 십장/반장(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기형적인 수직 구조입니다.
• 비효율: 최초 설계자의 의도와 데이터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훼손되고 왜곡됩니다. 현장의 반장님은 도면의 전체 맥락을 모른 채 당장 눈앞의 벽돌만 쌓습니다. 결국 현장에서 "이게 아닌데?"라며 다 부수고 재시공하는 매몰 비용이 건설사 이익률을 갉아먹는 1등 공신입니다.
🌪️ 3. 공종 간의 지독한 칸막이 (Silo Effect)
• 현실: 건축 설계, 구조 설계, 그리고 기계/전기/설비(MEP) 부서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각자 작업합니다.
• 비효율: 도면을 합쳐보지 않고 현장에 나가기 때문에, 전기 배관이 지나가야 할 자리에 콘크리트 기둥이 버티고 있는 식의 간섭(Clash) 사고가 일상적으로 터집니다. 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설계 질의서(RFI)'를 던지며 공사를 멈추고 멱살잡이를 합니다.
💾 4. 파편화된 데이터와 '표준화 제로'의 생태계
• 현실: 100개의 설계사무소가 있다면 100개의 레이어(Layer) 기준과 단축키, 블록(Block) 라이브러리가 존재합니다.
• 비효율: 다른 사무소의 도면이나 과거 프로젝트 파일을 열면 외계어처럼 깨지거나 호환이 되지 않아 선을 처음부터 다시 따야 합니다. 지식과 데이터가 업계 전체에 누적되지 않고 개별 컴퓨터 하드디스크 안에서 썩어 문드러집니다.
⏱️ 5. 선행 예측 불가, 무조건적인 '사후 대응(Reactive)' 구조
• 현실: 제조업은 시뮬레이션을 돌려 불량률을 잡고 공장을 돌리지만, 건축은 일단 땅을 파고 콘크리트를 부은 뒤에 문제를 발견합니다.
• 비효율: 현장 조건(지반, 날씨 등)이 도면과 다르면 미리 예측해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이 멈춰 선 상태에서 그때그야 도면을 수정하고 자재를 다시 발주합니다. 이 '수정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 멍하니 대기하는 인건비와 장비대여료가 허공으로 증발합니다.
1.파편화된 데이터의 학살: "
• 현재의 지옥: 사무소마다 레이어(Layer) 이름이 다르고 단축키가 달라, 남의 도면을 받으면 엉망진창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