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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이후 등장한 소비자 소셜 앱 중에, 15년간 매달 10억 명 가까이를 모아 살아남은 앱은 사실상 스냅챗 하나입니다. 스토리, AR 렌즈, 얼굴 바꾸기, 길게 눌러 영상 찍기, 스와이프 네비게이션. 지금 다들 당연하게 쓰는 기능들은 대부분 스냅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요즘 다들 "AI가 소비자 제품의 황금기를 열 거다"라고 말합니다. 그게 정말이라면, 에반 스피겔과 그의 팀이 어떻게 생각하고 일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Lenny's Podcast에서 에반은 유통, 해자, 조직, 디자인, AI, 그리고 AR 안경이라는 다음 베팅까지 자기 사고방식을 꽤 솔직하게 펼쳐놨습니다.

소비자 제품이 잘 안 되는 진짜 이유
Q. 인스타그램 이후로 새로운 소비자 소셜 앱이 시장에 자리 잡은 사례가 사실상 없습니다. 틱톡과 스레드 정도가 예외고요. 다들 실패하는데,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말씀하신 두 사례가 흥미로워요. 둘 다 콘텐츠 유통 방식을 제대로 알아낸 케이스거든요. 그게 오늘날 소비자 기술 분야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스냅챗을 만들 때는 운이 좋았어요. 휴대폰도, 앱스토어도 막 시작 단계여서 사람들이 새로운 앱을 끊임없이 다운로드했거든요.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새 앱을 깔아보고 싶은 욕구 자체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게 훨씬 더 어려워졌어요.

틱톡과 스레드가 최근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건 유통 방식을 제대로 풀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틱톡은 돈으로 풀었어요. 비디오 시장의 양쪽 모두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죠. 한쪽으로는 시청자를 끌어와서 영상을 보게 하고, 다른 쪽으로는 크리에이터에게 영상 제작비를 지급했어요. 그렇게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정말 혁신적이었죠. 스레드는 메타(Meta)가 다른 제품들에 깔린 어마어마한 유통망을 활용해서 띄운 거고요.

이미지 출처 : 틱톡
그래서 소비자 기술에서 사람들이 대부분 "내가 올바른 제품을 만들고 있나? 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 있나? 고객이 정말 좋아할 만한 걸 만들었나?"에 집중하는데, 유통을 어떻게 할지 충분히 시간을 들여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엄청난 차별화 요소라고 봅니다.
Q. 스냅챗을 처음 만들 때, 유통 측면에서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본 게 있었나요?
당시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고 믿었어요. 서비스를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용자 유지율이 높아진다는 거였죠. 그래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이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큰 게 가장 가치 있으니까요.

저희가 발견한 건, 더 큰 네트워크가 존재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건 적합한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라는 사실이었어요. 그러니까 모든 친구와 연결하는 게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 연인, 배우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것. 거기에 네트워크의 진짜 가치가 있더라고요.
그게 초창기에 저희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이었습니다. 친구를 가장 많이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친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관한 거였어요.
Q. AI 시대에 유통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 다들 AI로 코드 자동완성하고, 코드를 다 짜주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까지 쓰고 있잖아요.
AI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전략을 개발하는 데까지는 아주 뛰어날 거예요. 제품 개발의 퍼널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는 거죠. 그런데 유통이야말로 새로운 해자(Moat, 경쟁자가 따라오기 어려운 진입장벽)가 될 거고,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거라고 봅니다. AI가 그 부분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거든요. 소비자 제품일수록 더 그래요.

이미지 출처 : Bloomberg
한 가지 덧붙이자면, 기술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기는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할 때고, 거기서 많은 가치가 나오는 경향이 있어요. 오늘날 큰 소비자 기술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모바일에서 시작했잖아요. 우버나 스냅챗처럼요. 그래서 안경 같은 차세대 폼팩터를 생각해 보면, 완전히 새로운 기회와 사람들이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자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생겨날 거라고 봅니다.
모방당해도 괜찮은 회사 만들기
Q. 스토리, AR 렌즈, 스와이프 네비게이션, 길게 눌러 영상 찍기. 스냅이 만든 걸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가는 일이 계속 벌어졌어요. 최근엔 인스타그램이 '인스타그램 플러스'라는 구독 서비스까지 내놨고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 보는 게 어떤 기분인가요?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낫죠. 여러모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들은 스냅챗에서 나온 걸 따라 하고 싶어 하잖아요.
다만 그러려면 우리의 전략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지난 15년간의 전략을 되돌아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snapchat, instagram
15년 전, 저희는 소프트웨어가 해자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늘날 AI를 통해 모두가 새롭게 깨닫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당시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모든 소프트웨어 기능은 경쟁사들이 너무 쉽게 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견고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가장 먼저 한 일은 생태계 구축에 노력을 기울인 것이었어요. 크리에이터와 스냅챗 사용자 간의 관계든, 개발자들이 수백만 개의 렌즈를 만든 증강현실(AR) 플랫폼이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능 하나는 쉽게 복사할 수 있지만, 전체 생태계나 플랫폼을 복사하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Q. 하드웨어에 대한 막대한 투자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다들 네트워크 효과를 해자로 보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네트워크 효과는 분명히 중요한 요소죠. 하지만 소프트웨어 복제와 관련해서는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런 아이디어를 다 보호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 자체가 사람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쉽게 복제하거나 그 위에 변형을 얹을 수 있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네트워크 효과 외에도, 창작자와 개발자, 커뮤니티 간의 관계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진정으로 구축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플랫폼 자체가 모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하드웨어도 그런 맥락이에요. 증강현실과 관련된 저희의 완전한 수직 통합 스택(칩-운영체제-소프트웨어를 한 회사가 직접 다 만드는 구조)은 따라 만들기 어렵습니다.
컴퓨터는 진화해야 한다: AR 안경
Q. 스냅은 소비자 소셜과 하드웨어라는 가장 어려운 두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안경, 드론까지 하드웨어에 오랜 시간을 들여오셨는데, 왜 계속 이렇게 투자하시는 건가요?
저는 컴퓨터를 정말 좋아해요. 중학교 때 직접 컴퓨터를 조립했고, 그래픽 디자인에 푹 빠져 점심시간마다 컴퓨터실에서 시간을 보냈을 정도예요.
그런데 컴퓨터와 휴대폰에 대해 느낀 점이 하나 있어요. 여러 면에서 우리를 서로 고립시킨다는 거예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우리를 끌어내거든요. 15살 우리 아들과 친구들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다 같이 있는데도 모두 휴대폰만 보고 있어요.

저희가 스냅챗 초기에 렌즈와 AR을 개발할 때도, 결국 사람들은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하면서 AR을 쓰고 있더라고요. 마치 열쇠 구멍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 같았어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죠.
오늘날 사람들은 하루 평균 7~8시간을 화면 앞에서 보냅니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현실에 뿌리내리게 해주는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컴퓨터에서 엄청난 가치를 얻지만, 그 비용도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Q. 스펙터클(Spectacles)의 첫 버전이 10년 전쯤이었죠. 그때부터 어떤 로드맵을 그려온 건가요?
처음에는 휴대폰 카메라를 주머니에서 빼내서, 더 쉽게 세상 밖에서 사진 찍을 수 있게 하는 거였어요. 거기서부터 로드맵을 만들었죠. 깊이감을 얻기 위해 두 번째 카메라를 추가하고, 디지털 객체를 현실 세계에 겹쳐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추가하고, 사용자가 그것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들고. 2024년 마지막 세대에서는 개발자들이 안경 안에서 완전한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도록 운영체제를 출시했어요. 이건 올해 출시될 소비자용 '스펙스(Specs)'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이미지 출처 : spectacles.com
저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가 등장할 적기라고 봐요. 사람들이 휴대폰과 컴퓨터를 쓰는 방식의 비용 때문에 불만을 느끼고 있거든요. 다들 새우등처럼 몸을 웅크리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소통하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해서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컴퓨터를 만들 수 있어요. 아이폰이 나온 지 20년이 넘었으니, 뭔가 새로운 게 나올 때가 됐죠.
Q.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사용자 시야 안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 안경은 시야 구석에 알림을 띄우는 방식이잖아요. 안경에서 그런 식의 알림은 어떻게 보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사용 사례는 그다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굴에 휴대폰 알림을 받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딱히 유용한 기능은 아닐 것 같거든요.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작은 화면을 볼 때, 친구랑 통화 중이면 친구의 중요 부위가 보이게 되는 식이잖아요. 상황이 정말 이상해져요. 그런 행동 양식이 널리 퍼질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thisiswhyimbroke.com
안경에서 정말 중요한 건 사람들이 안경을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놀랍도록 새로운 방법들을 보여주는 거예요. 방해가 되거나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요.
작은 디자인 팀이 매주 만들어내는 것들
Q. 스냅은 회사 규모와 역사를 고려했을 때, 팀에서 나오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양이 항상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혁신이 일어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가장 좋은 학문적 요약은 사피 바칼(Safi Bahcall)이 쓴 《룬샷(Loonshots)》이라는 책에 있습니다. 정말 읽어볼 만해요. 읽으면서 "이게 스냅에서 우리가 혁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약하자면 이래요. 대규모로 제품을 출시하려면 큰 조직이 필요한데, 큰 조직은 계층 구조와 엄격한 운영 기준이 있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승진에 집중하면서 위험 회피적이 되고, 새로운 시도를 안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혁신이 어려워져요. 반대로 혁신에 좋은 구조는 매우 수평적이에요. 저희 디자인 팀처럼 직함이나 역할 구분이 거의 없고, 빠르게 실패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유연성이 큽니다.

사피의 핵심 통찰은, 성공적인 기업들은 두 유형의 조직을 모두 갖고 있고 리더가 그 사이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책임을 진다는 거예요. 많은 회사에서는 작은 혁신 팀이 큰 조직을 "관료적이고 느려"라고 비판하고, 큰 조직은 "저 얼간이들이 사업을 주도하지도, 고객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비난해요. 거기서 갈등이 생깁니다.
저희는 10억 명에 달하는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9~12명 규모의 작은 디자인 팀이 끊임없이 새로운 걸 만들어냅니다. 제가 스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두 팀 간의 소통에서 많은 혁신이 일어난다는 점이에요.
Q. 디자인 팀이 이렇게 작은 규모인 게 핵심처럼 들리는데, 어떻게 운영하시나요?
저희가 스냅을 만든 방식의 상당 부분은 저와 바비(Bobby Murphy, 스냅 공동창업자 겸 CTO)의 초기 관계를 모델로 삼은 거예요. 바비는 컴퓨터 과학과 통계학 배경이 탄탄하지만, 디자인을 좋아하고 고객에게 공감하는 걸 즐깁니다. 저는 디자인 전공이지만 컴퓨터 과학 수업도 몇 개 들었고요. 서로의 기술을 존중하면서 만들고 싶은 제품에 대해 나눈 그 대화에서 많은 혁신이 나왔어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win when software is not a moat | Evan Spiegel (Snapchat CEO)', from Lenny's Podcast
디자인 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디자인 작업 속도라고 생각해요. 저는 매주 두어 시간씩 디자이너들과 만나서 작업물을 살펴보는데, 매주 새로운 작업이 있고 수백 가지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저는 스탠퍼드(Stanford) 제품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공감 중심의 인간 중심 디자인을 배웠고, 동시에 미술학교(아트센터, 오티스)에 다니면서 끊임없이 새 작품을 만들고 가혹한 비평을 받는 훈련을 했어요. 공감하는 능력과 빠른 작업 윤리, 이 두 가지가 결합된 점이 저에게 좋았던 부분이에요. 비평 과정이야말로 학습이 일어나는 곳이거든요.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에요.
Q. 키스 라보이(Keith Rabois, 벤처투자자)가 팟캐스트에서 "소비자 제품을 개발한다면 고객과 대화하지 말라. 유용하지도 않고 잠재의식에 스며들어 해롭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흥미롭네요. 저는 고객과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자주 공유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피드백을 꼭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경청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이미지 출처 : 키스 라보이의 이미지는 Stuart Isett/Fortune, 문구는 직접 제작
이건 설문조사 방식의 청취 모델과는 좀 다릅니다. 그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누군가와 한두 시간 정도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삶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쓰는 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면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거든요. 고객은 무궁무진한 영감의 원천이에요.
Q. 그럼 고객 말을 다 들어주는 것과는 또 다를 텐데요.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까요?
스토리 기능을 예로 들어볼게요. 당시 고객들로부터 "전체 보내기 버튼이 필요해요. 친구 목록에서 일일이 선택하는 게 너무 귀찮아요. 모두에게 메시지 보낼 수 있는 버튼만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요청을 끊임없이 받았어요.
동시에 사람들에게 소셜 미디어 사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다들 이렇게 말했어요. "소셜 미디어, 정말 부담스러워요. 제가 올리는 모든 게 영원히 남잖아요. 좋아요랑 댓글도 많고, 남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 예쁘고 완벽한 것만 올리게 돼요. 그 압박감이 싫어요. 스냅챗은 그런 판단이나 압박 없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쓰는지 더 자세히 봤더니, 한 가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있었어요. 피드가 시간 역순으로 정렬되어 있다는 점이었죠. 생일 파티 마지막 부분이 먼저 나오고, 그다음 중간 부분, 그리고 처음 부분이 나오는 식으로요. 모든 게 거꾸로 재생되는 것처럼요.

저희는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바로 스토리였죠. 전체 보내기 버튼은 없지만, 친구들에게 스팸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쉽게 공유하는 방법을 만들었어요. 공개적인 통계도 없앴고요. 좋아요나 댓글 같은 것도 없애서 부담을 줄였죠. 24시간 후에는 사라져서 다음 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했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시간 순서대로 배열했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전달해 온 방식이잖아요.
경청을 통해 많은 통찰을 얻었지만, 그들이 원하는 걸 그대로 만들지는 않았어요. 공감하고 나서 새로운 걸 생각해냈죠.
Q. 그 외에 사람들이 잘 모를 만한 발명 비화가 있을까요?
초기 시절의 스크린샷 감지 기능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스냅챗을 처음 만들고 "사진을 보내면 사라지게 할 수 있어요"라고 했더니, 다들 "안 돼, 그럴 수 없어. 언제든지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잖아"라고 했어요.
당시 저희가 발명한 것 중 하나는, 스냅을 열려고 길게 누르다가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상태에서 스크린샷이 찍히면, 휴대폰이 손가락이 화면에서 떨어졌다는 이벤트를 발생시킨다는 걸 알아낸 거였어요. 그 메커니즘으로 스크린샷 감지가 작동했습니다. 당시 애플은 스크린샷이 찍혔다는 걸 알려주는 API를 제공하지 않았는데, 저희가 이 터치 이벤트로 그걸 감지하고 발신자에게 알림을 보낼 수 있었던 거죠.

이미지 출처 : Beating the Snapchat screenshot notification, Medium @Brayo
초기에 커뮤니티에서 큰 호응을 얻은 기능이었어요. 사람들은 누가 자기 스냅을 저장하는 것 자체는 싫어하지 않았어요. 단지 알고 싶어했을 뿐이거든요. 스냅챗이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키워내는 법
Q. 스냅이 PM(Product Manager) 채용을 굉장히 늦게 시작한 걸로 유명합니다. 직원 200명 때 첫 PM을 뽑으셨다는데, 너무 오래 기다린 게 실수였다고 보시나요?
실수라고 보지는 않아요. 제 제품 관리에 대한 관점은 사실 디자이너에 대한 제 생각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거든요. 기술 업계에서 제가 우려했던 점 중 하나는, 전통적인 기술 조직 구조를 보면 디자이너가 시각적인 걸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더라고요. 제품 방향이나 전략, 비전,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요. PM이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건 이거니까, 시각 자료를 좀 만들어 줘"라고 말하는 것에 그저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문화가 뿌리내리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저희가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은 저와 바비의 초기 관계, 즉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간의 조화로운 관계, 그리고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거든요.

이미지 출처 : LA Times
그래서 초기에는 PM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어요. 디자이너들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디자이너들에게 "PM의 지원이 필요하면 왜 직접 하지? 뭐가 문제야?"라고 말하곤 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 덕분에 디자이너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저희 규모의 회사에서 법적 요구사항과 신뢰 및 안전(Trust & Safety) 접근 방식을 고려하면,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PM은 이 모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조정 역할을 해요. 데이터 과학 분석을 종합하고, 실무 그룹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죠. 조직이 성장하면서 PM은 모든 관련 인력을 한자리에 모아 적시에 적절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특별히 보는 부분이 있나요?
저희는 모든 채용 결정을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내립니다. 경력이나 이전 직장은 중요하지 않아요. 실제로 디자인 팀에 합류하는 대부분이 대형 IT 기업 출신이 아니라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이에요.
포트폴리오에서 두 가지를 봅니다.
첫째는 폭넓은 스펙트럼이에요. 이게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거든요.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는 건 예술이에요.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디자인과는 다르죠. 디자인은 고객과 공감하고 그들에게 와닿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모든 작품이 비슷한지 아니면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지예요.

이미지 출처 : careers.snap.com
둘째는 작업 과정과 이야기예요. 보통 면접에서 "포트폴리오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 골라보세요.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어요. 강한 애착이 있는 작품 하나를 왜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이야기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의 작업 방식과 발명 과정을 금방 이해할 수 있거든요.
저희 디자인 팀의 강점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에요. 3D 애니메이션 전문가일 수도 있고, 전기 공학 전공자일 수도 있죠.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큰 강점입니다.
Q. 스냅이 젊은 디자인 인재 육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키우시나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많은 것을 만들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도록 하는 거예요. 스냅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점 중 하나는, 디자인 팀에 합류하는 첫날에 자기 작품을 발표한다는 거예요. 합류한 첫날부터 작품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내는 거죠. 그게 디자인 팀에서의 경험과 성장에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요소거든요.
빨리 익숙해지면 자존심이 사라져요. 수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낼 때, 그중 대부분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무슨 상관이겠어요? 전혀 문제될 게 없죠.

이미지 출처 : 자체 제작
우리가 없애야 할 건 아이디어에 대한 집착이에요. "내가 정말 완벽하고 훌륭한 아이디어를 하나 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난 훌륭한 디자이너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거. 말도 안 돼요. 우리 모두는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로 이어지길 바라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디자이너들이 특정 제품이나 분야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한다는 거예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선한 관점을 가져오고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의 다양한 부분을 순환하면서 디자인하게 합니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3년 동안 채팅 경험 디자인만 한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저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도 서비스도 있고, 거대한 AR 플랫폼도 있어요. 디자이너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들이죠.
Q. 비평 과정이 핵심처럼 들리는데, 신입 디자이너들에게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저희 디자인 팀과 디자인 문화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매주 제게 작업을 보여주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거예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디자인 회의에 가져와서 목록에 올리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게 매우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때때로 비판에 너무 의존해서 비평 과정에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걸러내 버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디자인 회의에 어떤 아이디어든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필터링 과정이 없는 문화를 팀에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AI가 바꾼 일하는 방식
Q. AI 덕분에 디자이너가 코드까지 짠다는 흐름이 있는데, 스냅에서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나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게 된 건 좋은 현상이라고 봐요. 변화의 속도가 정말 놀랍거든요.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증명받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부모님이 "그림 그리는 기술로 뭘 할 거니? 컴퓨터 공학을 공부해라"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많은 디자이너들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있어요. 창의적 프로세스에서 마찰을 줄이고 아이디어에서 10억 명 사용자까지 바로 전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이미지 출처 : builder.io
이런 도구들이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준다고 봐요. 개발이 훨씬 쉬워졌기 때문에 다들 괜찮은 것들을 출시하고 있긴 한데, 디자인이 차별화 요소로 빛을 발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말 멋지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요. 아직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앞으로 그렇게 될지 궁금합니다.
Q. 스냅 안에서 디자인 팀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모든 출시를 승인해야 하는 구조인가요?
저희 회사에서 디자인은 항상 의도적인 관문 역할을 해왔어요. 모든 출시가 디자인 팀의 승인을 거쳐야만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죠. 때로는 그 점이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하기도 합니다. 출시 과정을 늦추는 요인이 되니까요.

디자인 팀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거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PM이나 엔지니어가 낸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마땅한 속도보다 늦게 나가기도 해요. 하지만 그 관문 역할 자체가 정말 중요합니다. 거기서 일관성 있는 고객 경험이 나오거든요. 앱이 각기 다른 페이지나 경험을 담당하는 팀들로 나뉘어 개발되면, 전체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있잖아요.
스냅에서는 디자인 팀이 바로 그 관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해요. 출시되는 제품의 모양새와 전체적인 작동 방식을 한 곳에서 관리해 주거든요.
Q. 어떤 빅테크는 디자이너에게 매달 일정 개수의 PR(Pull Request)을 의무로 올리게 한다고 들었어요. 스냅도 그런 식인가요?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잖아요. 디자인팀은 그냥 알아서 해결해요. 3D 그래픽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팀원 중 한 명이 3D 그래픽 작업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는데도 "좋아, 어떻게든 해보자"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온라인 튜토리얼 같은 걸로요. 그래서 디자인 팀은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배우는 데 매우 유연했어요.

이미지 출처 : eng.snap.com/agent-format
지금 모두가 PR을 제출할 때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거의 10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 규모에서 어떻게 버그를 발생시키지 않고 앱을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AI 도구와 안전장치(스냅이 자체 구축한 에이전트 플랫폼 'Auton')를 개발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코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버그 발생 가능성을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자동 코드 리뷰 시스템으로 약 1만 건의 버그를 자동으로 감지했어요.
또 스냅 내부 버전 앱에서 문제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어요. 담당자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정 방안을 제시하며, 곧 해당 수정 사항을 구현하기까지 합니다.
Q. 본인은 AI를 어떻게 쓰시나요?
저는 스냅에서 모든 대시보드, 문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요. 글린(Glean, 회사 내부의 모든 문서와 데이터를 한 번에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AI 도구)이 그 데이터를 통합해 주는데, 저는 그 위에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살펴보고 제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었어요. 가끔씩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더 집중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는 구조화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요. 저희 리더들은 매주 저에게 그 주의 세 가지와 앞으로의 세 가지 전망을 적어서 보내줍니다. 그래서 회사 내 주요 관심사나 우선순위 영역을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모든 대시보드와 사용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봅니다.
AI 측면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제가 항상 원했던 수평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리더십 구조를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예요. AI 코파일럿이 이런 구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Q. AI 활용에서 또 흥미롭게 보고 있는 영역이 있다면요?
저희가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워크플로우 전체를 에이전트 하나로 처리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제품 아이디어가 생기면 저희의 시장 진출(Go-to-Market) 에이전트가 그 아이디어를 받아서 제품 사양서를 쓰고, 사인오프가 필요한 담당자들을 식별하고, 법률·신뢰·안전 관점에서 리스크 분석을 수행하고, 블로그 같은 시장 진출 자료까지 작성합니다. 지금은 시각 자료 제작 단계까지 추가하는 작업 중인데, 이걸 에이전트 하나가 한 번에 다 해낸다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회사 전반에 이런 사례가 많아요. 에이전트가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거죠. 결국 핵심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연결됩니다. 작업을 충분히 명확하게 정의해서 그 작업을 수행할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면, 큰 폭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거든요. 저희는 스냅 전반에 걸쳐 많은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클로드를 사용해 왔습니다.
CEO 일의 진짜 무게
Q. 지난 15년간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 또는 처음엔 몰랐다가 힘들게 깨달은 게 있다면 뭔가요?
시간이 흐르면서 제 역할이 얼마나 많이 바뀌는지, 처음엔 정말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바비와 제가 함께 일했던 초창기에는 제품 디자인을 돕는 동시에 고객 지원 이메일에도 답장했어요. 법적 서류 절차를 마무리하려고 노력했고, 자금을 모으려고 다녔죠.

이미지 출처 : benchhacks.com
회사가 성장하면서 업무의 상당 부분이 리더십과 관련된 부분이 되었어요. 인재 개발에 진정으로 힘쓰고, 팀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기업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 응집력 있는 문화와 회사의 비전을 확립하는 것에 관한 거였죠. AI처럼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엄청난 변화를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몇 년 전 팬데믹을 헤쳐나가거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광고 플랫폼을 재구축해야 했던 것처럼 전략도 중요해집니다.
업무 자체가 극적으로 변했고, 그게 이 일을 활기차게 만들고 즐기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Q. 그 기간 동안 본인은 어떤 면에서 가장 많이 발전했다고 보세요?
제가 가장 집중했던 부분 중 하나는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팀에게도 그렇고, 팟캐스트를 통해서든 전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든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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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설립 초기에 클린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정말 흥미로운 자리입니다.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설명하고, 그들이 세상과 회사,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돕는 게 대통령의 역할입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흥미로운 통찰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자주 그 부분을 다시 살펴봅니다.
제 업무의 상당 부분은 우리 회사와 주주,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에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 소통이 정말 핵심적인 기술이 됩니다.
Q. 어떻게 그 능력을 키우셨나요? 코치를 두셨나요?
그냥 해보는 게 정말 유일한 방법이에요. 언젠가 이사회 멤버 중 한 분이 제게 해주신 조언이 생각나네요. 저는 전 직원 회의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싶지 않았어요. "왜 그래야 하지? 그냥 이메일 보내면 되는데"라고 생각했죠.

이미지 출처 : Forbes India
그러자 그가 "너 뭐 하는 거야? 어쩌겠어, 에반. 그게 네 일이잖아."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은 조언이었어요. 그래서 "좋아, 이건 내 업무의 핵심이고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야. 회사 앞에 서서 어려운 질문들에 답하고, 우리 팀과 함께 사업을 깊이 파고드는 걸 정말 즐기고 싶어"라고 마음먹었어요.
이제 저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팀과의 대화를 진정으로 즐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사람들이 묻는 질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요. 그런 개방성이 우리 회사와 우리 정체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CEO 자리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은 없으셨나요? 어떤 창업자들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며 다른 역할로 이동하기도 하잖아요.
CEO 자리에는 꼭 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그게 다 매일 아침 신나서 할 만한 일은 아니거든요. 엄청난 책임감을 수반하고, 운영상의 엄격함이 많이 요구됩니다. CEO 직무의 모든 부분이 화려한 것은 아니에요. 만약 제가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면 스냅에서 다른 직무를 선택했을 거예요.

이미지 출처 : Evan Spiegel's Linkedin
하지만 저는 우리 회사를 이끌고 사업의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스냅챗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스펙스를 통해서도 미래에 사람들이 컴퓨팅을 사용하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역할이 저에게 딱 맞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직책을 맡거나 디자인에 더 집중했다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즐거운 날도 있었겠지만, 우리처럼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이고,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저는 CEO 자리가 마음에 듭니다.
시련의 순간: '가운데 낀 둘째' 스냅의 정체성
Q. 작년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를 스냅의 '시련의 순간(The Crucible Moment)'이라고 하셨어요. MAU 10억 명, 연매출 60억 달러를 만들었지만 주가는 영 좋지 않은데, 시장이 놓치고 있는 게 뭐라고 보세요?
회사가 거의 포춘 500대 기업에 진입할 규모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MAU는 거의 10억 명에 가깝고요. 12년간 미래 컴퓨팅 플랫폼에 투자한 끝에 이제 막 스펙스를 출시하려 합니다. 하지만 미래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결정 때문에 아직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는 스냅챗이 정말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토픽 채팅이나 스포트라이트 같은 새로운 제품으로 사용자 도달 범위와 참여도를 계속 키우면서요. 현재 매달 2억 명이 스냅챗에서 게임을 즐기는데, 게임이 참여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어요.
몇 년 동안 광고 플랫폼을 재구축한 끝에, 시장 진출 노력 덕분에 중소기업 고객 부문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회사의 새 장을 열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어요.
Q. 스냅을 시장에서 '가운데 낀 둘째(Middle Child)'라고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저희가 사용자 규모나 사업 규모 면에서는 매우 큰 편이에요. 핀터레스트나 레딧보다 훨씬 크지만, 메타(Meta)나 구글(Google)보다는 훨씬 작거든요. 시장에서 흥미로운 중간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규모가 충분히 커서 흥미로운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때로는 형님뻘 기업에 가려지거나 어린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어려움도 따라요.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회사의 정체성을 정립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게 바로 스펙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거예요. 오랫동안 플랫폼을 개발해왔지만, 사람들이 직접 써볼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이는 스냅의 다음 행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가운데 낀 둘째가 흔히 부딪치는 어려움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형제자매와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지금이 바로 스냅이 그 정체성을 확립하게 될 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기술보다 먼저다
Q. 끝으로, 다들 기술 얘기만 하는 이 시대에 본인이 다르게 보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우리가 속한 업계에서는 대화의 대부분이 기술에 집중되어 있는데,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인류가 기술 발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술이 어떻게 채택될지는 인류가 결정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수용과 편의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 활용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봐요. 기술 업계의 선두 주자들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AI로 인해 발생할 많은 변화에 대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나는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업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인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도구들이 사업 목표뿐만 아니라 인류의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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