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피렌의 습관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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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의 편지]
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오늘은 일 루틴 앱을 소개하는 화요일 습관 디자인 세션이 있는 날이에요.
혼자 일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 루틴 문제를 다루고, 이를 해결하는 데 이 앱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볼 예정입니다.
어떤 대화들이 오갈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벤저민 프랭클린도 실패한 습관
새해가 되면 우리는 목표를 씁니다. 운동하기, 책 읽기, 일찍 일어나기, 핸드폰 줄이기… 10가지, 20가지씩 야심차게 적어두죠. 그런데 3월이 되면 대부분은 이미 흐지부지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 벤저민 프랭클린도 똑같이 목록을 썼습니다. 절제, 침묵, 근면, 정직… 갖추고 싶은 덕목 13가지를 적어두었죠. 지금으로 치면 새해 목표 13가지인 셈이에요.
그런데 그가 우리와 달랐던 점이 있어요. 13가지를 한 번에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 주에 하나씩, 집중해서 수련했어요. 그렇게 13주를 반복하며 하나씩 쌓아나갔죠.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덕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끝내 정복하지 못한 덕목이 있었어요.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두라. 일을 때를 정해서 하라."
오늘은 이 중 정리정돈에 집중해서 왜 프랭클린이 실패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볼게요.
왜 프랭클린은 정리정돈에 실패했을까요
프랭클린이 스스로 분석한 실패 원인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그는 기억력이 매우 좋았습니다.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아도 어디 있는지 다 기억할 수 있었거든요. 정리를 안 해서 겪는 고통이 없으니, 그에게 정리란 굳이 에너지를 쓸 이유가 없는 의미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둘째, 그는 스스로를 "정돈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표현했어요. 서류나 물건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배치하는 반복적인 노력을 매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에게 이 덕목은 다른 덕목에 비해 유난히 어려웠던거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어요.
다른 덕목들은 간혹 한 번씩 의지력을 발휘하면 됐지만, 정리정돈은 달랐어요. 물건을 쓸 때마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해야 하는 행동이거든요. 의지력만으로 버티기엔 너무 많은 횟수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한 상황에서 한 행동만 변화하기
답은 간단합니다. 한 번에 모든 정리정돈을 습관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 것.
만약 프랭클린이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두라"는 덕목을 더 잘게 쪼개, 딱 한 상황에서 한 물건만 제자리에 두는 것부터 시작했다면 어땠을까요?
실제로 저도 이 방식으로 정리정돈을 습관으로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아침에 나가기 전, 어제 설거지해놓은 그릇들을 제자리에 두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없었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요리하면서 쓴 식기를 바로 닦아놓고, 사용한 컵을 바로 씻게 되는 것처럼 의도하지 않은 변화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왔거든요.

하나의 습관이 다른 변화를 가져오는 이유 — 정체성
그릇을 매일 제자리에 두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 나 매일 그릇 정리를 하네?"
이 작은 인식이 중요합니다. "나는 그릇 정리를 매일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이 정체성이 "나는 정리정돈을 하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정체성이 바뀌면 그와 관련된 행동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따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정리정돈을 한 번에 습관으로 만들 필요가 없어요. 내가 가장 쉽고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것 하나만 습관으로 만들면 됩니다. 나머지는 정체성이 만들어주거든요.

프랭클린도 끝내 정복하지 못한 습관이었지만, 방법이 달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거예요. 한 번에 모든 걸 바꾸려 하지 않고, 딱 하나만 시작했다면요.
지금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그 습관과 관련해서 내가 가장 쉽고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정체성이 만들어줄 거예요.
P.S. 다음 주부터는 나쁜 습관을 개선하는 원리와 방법을 다뤄볼게요. 핸드폰 습관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놓치지 않게 미리 구독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