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제품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월매출 3천만원짜리 토이프로젝트다.
벌써 5월 25일이다. 5월이 벌써 지나갔다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왜냐고? 5월에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컨텐츠 마케팅 AI mirr를 만든다.
Mirr의 12월 31일 유료 고객은 30~40명 정도였다. 현재 mirr의 유료고객은 약 700~800명이다.
1월말이 끝날때 미라의 유료고객은 약 120명 정도였다. 2월말이 지날때 미라의 유료고객은 약 250명 정도였다. 3월말이 지날때 미라의 유료고객은 약 500명 정도였다. 4월말이 지날때 미라의 유료고객은 약 750명 정도였다. 그리고 5월말이 다가온 5월의 유료고객은 아직도 750명이다.
1,2,3월달에 내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아 매달 2배 광고비 증액하면 되네요! 일단 우리 컨텐츠 마케팅 국내 1황되는건 어렵지 않은것 같으니까 6월안에 빠르게 유료 유저 2000명 찍고, 월 1억 하고 미국가죠?”
지금 보면 그냥 웃음만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면 할수록 제품의 불안정성은 드러나고 있고, 경쟁 툴들의 UX적인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캔바에 대한 존경심마저 들고 있다. 우매함의 봉우리의 저 위에 있었던것 같다.
이번글에서는 내 어떤 생각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는지 공유하고자 한다.
혹시 자기가 PMF 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SaaS 파운더라면 주목!
내가 생각하는 토이프로젝트와 사업의 차이는 3C의 유무이다.
경영 프레임워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3C는 가장 기본이 되는 프레임워크이다.
3C는 customer(고객), competitor(고객사), Company (자사) 인데 우리는 이 세가지를 단 하나도 보지 않았다. 토이프로젝트는 근원적으로 누군가의 문제를 풀어줄수 있느냐, 그리고 그게 돈이 되느냐 만 검증하는것이 목적이기에 3C를 볼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은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했다. ( Customer )
mirr는 SNS 컨텐츠 마케팅의 전 사이클을 도와주는 AI다. 기획 → 제작 → 관리 → 분석의 풀 사이클을 도와주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결제하는 고객들이 이 사이클을 다 한번씩은 경험해봤을거라 생각했고, 각각의 파트를 조금씩은 사용한다고 믿었다.
오판이었다. 유료고객이 800명이 되기 전까지 단 한번의 고객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오프라인, 온라인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션리코딩을 보고, DB에서 페르소나 분석을 실시하면서 나는 데이터만 있으면 고객이 Mirr를 왜 쓰는지 80% 정도 알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소리였다.
에이전시 고객은 기획과 제작기능을 전혀 쓰지 않았고, 관리와 분석 도구만을 사용했다.
개인 고객은 기획과 제작 기능만을 이용했고 관리와 분석 기능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유입처도 명확하게 달랐다. 에이전시 고객은 쓰레드 컨텐츠, 일반 고객은 페이드.
즉 우리 제품은 프라이싱 별로 다른 직군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고객에게 물어보니, 업셀링이 되지 않는 이유, 광고 소재의 효율이 떨어진 이유, 앞으로 어떤 기능을 만들어야할지 모든 정답이 다 나왔다. 그냥 고객이 정답을 들고 있었다. 단지 묻기전에 그들이 답해주지 않았을 뿐이다.
초 거대 경쟁사가 등장했다.(Competitor)
현재 Mirr의 주 상품은 바쁜 사업자를 위한 AI 카드뉴스 생성기이다.
캔바에서 캐러셀을 만들때는 이미지선택, 타이핑을 본인이 다 해야지만 mirr 에서는 자동으로 기획해주고, 완성해주며, 직접 편집이 가능한 에디터블한 캐러셀을 제공한다. 실제로 mirr를 결제하고 생성 시간이 10배 가까이 빨라졌다는 후기가 있다.
하지만 GPT 2.0 image 라는 괴물이 등장했다. 한글이 깨지지 않으며, 거의 대부분의 디자인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한 괴물같은 이미지 생성 모델이 등장했다.
유일한 단점은 편집이 불가능하며, AI 티가 조금 난다는점. 그러면서 카드뉴스 비전문가 유저들이 전부다 GPT로 빠졌고, 이는 전환률과 리텐션을 심각하게 낮췄다. GPT가 출시된 4월초부터, 3월때의 전환률과 리텐션을 회복한적이없다.
고객 이해 없이, 그냥 기능으로 데리고온 유저들이었기에 이렇게 빠져나가는 유저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이해하지 못했고, 정확히는 경쟁툴을 쓰고있다라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못했다. 고객 인터뷰를 통해 “왜 GPT Image 가 있지만, mirr를 그대로 쓰시냐”라는 질문을 하고 나서야 답을 얻을수 있었다. 모든 답은 고객에게 있다.
회사 리소스의 분배에 실패했다. ( Company )
우리 팀은 두명이다. 기획, 제작, 마케팅, 세일즈 등 모든 행위를 두명이서 처리한다.
에이전트가 있으니까 두명이서 거의 모든일을 다 처리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문제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나다.
프로덕트가 성장함에 따라 CS의 량도 늘어났다. 많이 오는 날은 CS가 하루에 30개 이상 꽂혔다. 이 CS는 버그성 CS가 많았기에, 개발자가 나밖에 없는 우리팀의 특성상 모든 CS를 내가 쳐냈어야 했다. 에이전트 맡기면 되지 않냐고? 물론 맡겼다. 근데 문제는 그 CS를 몰아 처리할수 없다는거다.
초기 대표의 역할은 CS를 책임지는것 뿐만 아니라, 고객을 만나고 길게 생각하고, 경쟁사를 분석하고, 자금을 Secure 하고, 멘토를 만나고 등등 너무너무 많다.
근데 이걸 하려고 집중하는 그 순간! CS가 날아오고, 흐름이 끊기고, 다시 집중하고 흐름끊기고 하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액션의 퍼포먼스가 매우 떨어졌다. 위에서 말한 모든 문제들은 대표가 실무를 전부다 쳐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할 여력이 없었고, CS 때문에 번아웃까지 올뻔했다.
이 세가지는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서 기본중에 기본이다. 나는 그것을 인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내가 만든 mirr는 월 3천만원짜리 토이 프로젝트다. ( https://mirra.my)
하지만 이젠 조금 달라지기로 했다. 그를 위해 내가 첫번째로 한 것은 미국행 비행기를 끊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모든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 다음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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