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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특허 해외 출원, 수억 원 아끼는 가출원 및 PCT 전략

완벽한 데이터를 기다리다 글로벌 타이밍을 놓치는 오류

신약 및 바이오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게 해외 특허 확보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한 필수 관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 진입하려면 번역료와 현지 대리인 비용으로 국가당 수천만 원, 총 수억 원에 달하는 자금 장벽에 부딪힙니다.

이때 많은 창업팀이 치명적인 선택을 합니다. 글로벌 학회 발표나 논문 게재 일정이 임박했음에도 "아직 완벽한 실험 데이터가 부족하다"거나 "당장 해외 특허에 쓸 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출원을 무작정 미루는 것입니다.

특허청의 심사 기준은 '누가 먼저 발명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서류를 접수했는가(선출원주의)'입니다. 자사 기술이라도 논문이나 학회에서 먼저 공개해 버리면 '신규성'을 상실해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한정된 스타트업의 예산 안에서 해외 권리를 안전하게 확보하려면 '가출원'을 통한 선점과 '국내 우선심사'를 연계한 예산 통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해외 특허 비용과 리스크를 통제하는 3단계 실무 프레임

글로벌 권리 확보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가출원 ▶ 국내 정규 출원 및 우선심사 ▶ PCT 국제출원 및 국가단계 진입으로 이어지는 3단계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합니다.

1단계: 가출원 (우선일 선점) 가출원(임시명세서 출원)은 완벽한 정식 명세서나 전체 데이터가 없어도, 연구노트 수준의 자료만으로 빠르게 특허청에 날짜를 찍어두는 제도입니다. 이 가출원 접수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술의 기준일인 '우선일'이 됩니다. 학회 발표 전 이 조치 하나로 신규성 상실 리스크를 차단하고 12개월의 데이터 보완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2단계: 국내 정규 출원 및 우선심사 신청 가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추가 실험 데이터를 보완하여 정식 명세서를 제출합니다. 이때 일반 심사 대신 '우선심사'를 신청하면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결과를 6개월 내로 단축해 받아볼 수 있습니다.

3단계: PCT 국제출원 및 국가단계 선택 진입 동일하게 12개월 내에 PCT(특허협력조약) 국제출원을 진행하여 150여 개국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합니다. 가장 많은 돈이 드는 시점은 우선일로부터 30개월(또는 31개월)이 지나 각 개별 국가 특허청에 직접 진입하는 '국가단계'입니다.

국내 우선심사 결과를 '해외 진입 필터'로 활용하라

이 전략의 핵심은 국내 우선심사 결과를 해외 국가단계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PCT 국제출원을 했다고 해서 무작정 5~6개 국가에 진입 신청을 하면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이 순식간에 고갈됩니다. 하지만 미리 신청해 둔 국내 우선심사 결과를 통해 해당 신약 물질이나 용도에 대한 특허청의 거절 이유를 먼저 파악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내에서 특허 등록이 유력하다는 판단을 받으면 자신 있게 타깃 국가에 비용을 투입하면 됩니다. 반대로 선행문헌에 의해 청구범위(회사가 독점하려는 기술의 울타리)가 지나치게 좁아지거나 방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진입 국가를 핵심 시장(예: 미국) 1곳으로 줄이거나 과감히 포기하여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매몰 비용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실무 사례] 학회 발표를 앞둔 A 바이오 스타트업의 예산 방어

실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던 바이오 스타트업 A사의 사례입니다. 글로벌 학회 발표를 한 달 앞두고 기전(MoA) 데이터는 있었지만, 전체 화합물 유도체 합성이 끝나지 않아 정규 출원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A사는 급히 핵심 화합물 골격과 기초 데이터만을 모아 가출원을 진행하여 우선일을 확정 짓고 학회 발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후 11개월 동안 유도체 데이터를 보완해 국내 정규 출원과 우선심사를 신청했고, 동시에 PCT 출원을 진행했습니다.

PCT 국가단계 진입(30개월 차)을 앞두고, A사는 국내 특허청으로부터 "핵심 골격에 대한 진보성이 인정된다"는 긍정적인 우선심사 결과를 확보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확실한 권리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자금 사정에 맞춰 불필요한 국가를 제외하고 전략적 제휴가 논의 중이던 미국과 유럽에만 자금을 집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불확실한 다국가 진입 비용을 60% 이상 절감하면서도 핵심 시장의 권리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습니다.

출원 전 체크리스트

해외 진출을 앞둔 바이오·신약 창업팀이라면 다음 질문들을 점검하여 IP 전략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 ] 논문 게재, 학회 발표, 또는 투자자 대상 기술 공개 이전에 가출원을 통해 글로벌 우선일을 선점했는가?

[ ] 가출원 이후 정규 출원까지 주어진 12개월 동안 청구범위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시예(실제 실험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계획이 있는가?

[ ] 해외 국가단계 진입으로 인한 비용 지출 전, 국내 우선심사를 통해 특허 등록 가능성과 청구범위를 미리 타진했는가?

[ ] 신약 화합물과 의약 용도 청구항에 대해, 진입하려는 타깃 국가(미국, 유럽 등)의 심사 기준 차이를 고려해 명세서를 작성했는가?

[ ] 타깃 국가에서의 FTO(자유실시권) 리스크 조사를 병행하여 분쟁 소지를 사전에 차단했는가?

신약 특허 해외 출원은 단순히 서류를 여러 나라에 번역해서 넣는 행위가 아닙니다. 벤처 자본이라는 한정된 체력을 어디에, 언제, 얼마나 투입할지 결정하는 고도의 타이밍 전략입니다. 가출원으로 방패를 세우고 우선심사로 지형을 읽어낼 때, 바이오 스타트업은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자사의 기술과 자본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석종헌 변리사 | 특허법인 린 파트너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15년간 바이오, 제약, 소재 스타트업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습니다. 단순한 등록을 넘어 정부 과제 대응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명세서 설계를 전문으로 합니다. 

📧 의뢰 및 강연 문의: patentseok@naver.com 📞 010-6663-8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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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헌 변리사 특허법인 린 · 기타

15년차 바이오·의약학·화학 전문 변리사 석종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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