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세일즈포스를 도입하고 모든 데이터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당장 아무런 인사이트도 얻을 수 없었어요. 퍼널 없이 CRM을 도입하면 데이터가 아니라 노이즈가 쌓입니다. 우당탕탕 CRM 도입기입니다.
수많은 CRM 중 무얼 골라야할까?
회사의 제대로 된 첫번째 CRM 도입을 검토하던 때, 이미 시장에는 수많은 제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입 당시 저희의 기준은 명확했습니다. 고객의 민감한 정보와 유전체 데이터가 점점 축적되면서 HIPAA(미국 의료정보 보안) 기준을 충족하며 운영하고 있는 CRM이 필요했어요. 이 때는 이 기준에 맞는 서비스가 세일즈포스밖에 없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다른 영역 - CS, Marketing 등 - 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컸던 것도 한 몫 했죠.
그렇게 저희는 세일즈포스의 세일즈 클라우드 CRM을 도입했습니다.
✓ CRM 선택 전에 먼저 확인할 것 우리 회사만의 선정 기준이 있는가? 현재 규모에 맞는가? 장기적으로 확장 가능한가? 단순 기능 비교보다 이 세 가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퍼널 없이 데이터를 넣으면 노이즈가 쌓입니다
CRM을 도입하며 기존의 잠재고객 및 고객 데이터를 거의 다 넣었어요. Mailchimp 리스트, 스프레드시트, 랜딩 페이지 폼 데이터. 데이터가 모이니까 뭔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니 마땅히 쓸 게 없는겁니다. 국가 필드가 없는 데이터, 직책이 없는 데이터, 어디서 들어온지 모르는 데이터. 정리해서 넣는다고 했지만, 70~80%의 데이터는 이대로는 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았다 뿐이지, 거기서 새로운 가치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었어요. 리드가 쌓이는 게 아니라 노이즈가 쌓이고 있었던 거죠. 기대하던 ‘데이터를 통한 인사이트’의 발견이 쉽지 않았습니다.
✓ 퍼널을 먼저 정의하세요 Prospect → Lead → 가입고객(SQL). 퍼널은 사업마다 다릅니다. 먼저 퍼널 검증을 통해 적절한 데이터의 구조와 우리가 효율화 하고 싶은 단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데이터가 어느 단계에 필요한지 알기 어렵습니다. 퍼널이 없으면 CRM은 그냥 연락처 저장소입니다.
퍼널을 정의하고 나서 달라진 것들
퍼널 세 단계를 정의하고 나니 "각 시점에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국가, 직책, 기관 유형, 유입 채널. 이 데이터가 있어야 Prospect인지 Lead인지 판단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 다음 문제가 보였습니다. 리드가 퍼널에서 움직이지 않았어요. 페르소나에 맞는 사람들은 많은데, 지금 당장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B2B 고관여 제품이 다 그렇듯 병목이 생긴 거죠.
그래서 자연스레 육성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퍼널 단계별 캠페인, Tier 구분, 정기 육성 이메일. 여러번 연락하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고, 잠재고객의 단계에 맞게 점점 더 서비스로 가까이 이끌어왔죠.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기엔 매번 너무 많은 작업이 필요했거든요.
✓ Nurturing은 세분화가 핵심이다 같은 메시지를 모두에게 보내는 건 Nurturing이 아니에요. 퍼널 단계별, Tier별로 다른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MCAE로 확장 — 자동화로 완성됐습니다
Sales Cloud만으로는 부족했어요. 팀은 고심 끝에 마케팅 자동화 툴 MCAE(Marketing Cloud Account Engagement)를 추가로 도입했습니다.
도입의 핵심 목적은 세 가지였어요.
첫째, 분산된 데이터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 Mailchimp, 랜딩 페이지, 스프레드시트, 웨비나 캠페인. 모든 채널의 잠재고객 데이터가 MCAE 하나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둘째, Scoring과 Grading으로 리드 우선순위화. Scoring은 이메일 반응, 웹사이트 행동, 콘텐츠 상호작용 등 행동 점수를 측정했어요. Grading은 직책, 부서, 회사, 지역 등 페르소나 적합도를 확인했습니다. 세일즈팀이 "이 사람 왜 연락해야 해?"를 묻지 않아도 됐어요.
셋째, Engagement Studio로 육성 자동화. 이메일 반응에 따라 세분화하고, 행동에 따라 점수를 자동으로 조정했습니다. 개별 Nurturing에서 자동 Nurturing으로.
결과는 달라진 숫자로 돌아왔습니다.
데이터 정리 소요 시간 90% 절감. 동일 캠페인 대비 획득 리드 300% 개선. 육성 효율 75% 향상.
✓ 자동화는 구조가 잡힌 다음에 의미가 있다 Scoring, Grading, 자동 Nurturing은 퍼널이 명확하고 데이터가 쌓인 이후에 효과가 납니다. 순서가 중요해요.
마치며
스타트업에서 CRM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어떤 툴을 쓸까보다 먼저 우리 퍼널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의해봅시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CRM의 선택과 활용이 훨씬 자유로워졌습니다. 심지어는 이전보다 훨씬 쉽게 만들 수도 있죠. 그렇기에 이제 CRM은 툴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퍼널을 운영하는 전략에 따라 선택되어야 해요.
지금 CRM에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면, 이 질문을 해보세요.
"이 데이터는 고객을 똑바로 보게 해주고 있는가? 이 데이터로 지금 더 나은 사업적 결정을 할 수 있는가?"
틀린 마케팅 | B2B 스타트업 마케팅 시리즈 4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