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예쁜 디자인의 종말, 브랜딩 디자이너의 생존과 전략
디자인이 상향 평준화된 시대, '적당히 예쁜' 수준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인간의 감각을 턱밑까지 추격한 AI가 적당한 결과물들을 손쉽게 찍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키치함과 밀도 높은 그래픽으로 카카오부터 글로벌시장을 매료시킨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유니크 브랜딩 스튜디오 '로즈쉐이커(Roseshaker)'의 김하리 디자이너다.
그녀는 아티스트적인 감각을 뽐내면서도, 이면에서는 메타 광고 AB 테스트를 돌리고 인문학 책을 탐독하며 '팔리는 지점'을 정교하게 계산하는 철저한 전략가다. 이번 <디자인 머니 컬렉션>에서는 포화된 그래픽 디자인 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자리 잡은 그녀의 비즈니스 서사를 세밀히 들여다본다.
1.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찾은 디자이너
Q. 안녕하세요 하리 님, <디자인 머니 컬렉션>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즈쉐이커의 김하리 디자이너입니다.
저는 '유니크 브랜딩 스튜디오'라는 지향점 아래, 각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구축부터 패키지, 웹사이트, 공간, 그리고 3D 그래픽까지 경계 없는 디자인 필드에서 활동 중이에요.
커리어의 시작은 F&B 전문 디자이너였지만, 지금은 그 영역이 확장되어 엔터테인먼트,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로즈쉐이커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습니다.
로즈쉐이커 Roseshaker 김하리 디자이너
Q. '로즈쉐이커 Roseshaker'라는 스튜디오 이름이 정말 예뻐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사실 조금 '비방용'이긴 한데(웃음), 학창 시절 별명이 '장미'였어요. 제 고향이 포항 장성동인데 친구들이 '장성동 미친년'을 줄여서 그렇게 불렀거든요. 워낙 행동이 독특하고 특출 나서 붙은 별명이었죠.
그 이후 스튜디오를 차릴 때쯤 스티브 잡스 책에 빠져있었거든요. "세상은 미친 사람들이 바꾸어나간다"는 문장이 마침 꽂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이 판에 제대로 미쳐서 한번 흔들어보자(Shaker)는 마음을 담아 '로즈쉐이커'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로즈쉐이커 로고
Q. 1인 에이전시를 시작하기로 한 처음부터 클라이언트를 아주 명확히 타겟팅하셨다고요.
네, 저는 5년 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스튜디오를 시작했어요.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막히자마자 국내에 디저트&베이커리 카페가 급성장하기 시작했거든요. 이때 시장을 선점해야겠다는 생각에 'F&B 브랜딩 전문'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평소 제가 추구하던 스타일이 키치하고 러블리한 디자인이었는데, 마침 디저트 카페 사장님들의 추구미를 분석해 보니 프렌치 빈티지나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선호하시더라고요. 제 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명확한 분야라는 확신이 들어 이 지점을 공략했고, 프렌치풍의 우아함과 일본식 귀여움을 믹스하되 한국 시장에 맞는 세련된 레이아웃으로 풀어낸 이 전략이 잘 먹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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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쉐이커의 스타일이 담긴 F&B디자인들
Q. 하리 님의 스타일은 매우 강렬합니다.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디자이너인가요 아티스트인가요?
저는 철저한 디자이너예요.
가끔 저를 '작가님'이라 불러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본질적으로 저는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저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는 수많은 클라이언트 니즈 중 제가 수용하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구별해 내기 위한 필터링 장치일 뿐이고요.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하잖아요. 이에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을 스타일로 구분하는 거죠. 결국 제 오리지널리티를 보고 찾아온 클라이언트와는 이미 공통분모 안에서 대화를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쟁 없이 오직 문제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Q. 하리 님의 오리지널리티가 비즈니스 협상에서 우위를 만들어주나요?
확실히 그런 면이 있어요.
일정은 최대한 조율해 드리려 노력하지만, 비용만큼은 ‘이 금액 아래로는 할 수 없다’는 마지노선을 명확히 제시하거든요. 제 스타일을 인지하고 찾아온 클라이언트에게 저는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하지만 단순히 '내 디자인이 최고'라는 게 아니에요. 여태껏 쌓아온 데이터 덕분이라 말할 수 있는데요, 처음 에이전시를 시작하고 F&B시장을 파고들 때 사장님들의 로망인 프렌치 빈티지를 공략했던 것처럼, 모든 클라이언트, C-레벨 분들의 숨겨진 로망과 니즈를 빠르게 발견하려고 노력해요.
덕분에 이제는 대표님을 만나기만 해도 이 사업의 문제는 무엇이고 매출을 내기 위해 어떤 시각적 장치가 필요하겠다는 것이 명확히 보이는 것 같아요.
Clor 2025 S/S T-Shirts Graphic Design <로즈쉐이커>
이쯤 되니까 너무 궁금한데요, 하리 님의 첫 회사생활은 어떠셨을까요?
저는 미운오리새끼였어요. 회사에서 그렇게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에이전시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었는데, 에이전시 구조 특성상 사방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그때그때 빠르게 쳐내야 하는 곳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제 스타일의 한계 때문에, 시스템에 맞춰 일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로즈쉐이커를 차리고 1인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조금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어요.
Q. 미운 오리 새끼에서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가 찾는 디자이너가 되셨습니다. 클라이언트들이 하리 님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차적으론 디자인 스타일 때문이겠지만, 두 번째는 모호한 관념을 시각적으로 번역해 주는 저만의 프로세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스몰 브랜드 CEO분들은 자신의 철학을 비주얼로 풀어내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시거든요.
대학교 광고 수업 때, 광고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60세 어르신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데요, 이를 디자인에도 적용하려 하고 있어요.
최근 '액티브 펫(Active Pet)'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 브랜드의 핵심은 강아지가 정량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설계된 루틴 트릿 패키지거든요. 대표님과 마케터님은 이 '매일의 습관(Routine)'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고객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할지 고민하셨고요.
그래서 이 루틴이라는 관념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일상의 시간과 흐름을 시각적인 장치로 풀어냈습니다. 거기에 저만의 키치한 스타일을 가미해 디자인하니, 기존의 전형적인 펫 푸드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결과물이 나왔어요. 단순히 예쁜 패키지를 넘어 브랜드의 기능과 철학이 고객의 눈에 즉각적으로 읽히게 만든 건데요, 완성된 제품을 보고 나니 저조차도 이 제품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클라이언트들은 자신의 복잡한 비즈니스 고민을 가장 명확하고 보기 편하게 해결해 줄 '시각적 번역가'를 찾는 것이고, 제 확고한 스타일은 그 정답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매일의 루틴을 시각으로 번역한 김하리 디자이너의 패키지 디자인
김하리 디자이너의 ACTIVEPET 브랜드 아이덴티티 & 패키지 디자인
2. 유니크함이라는 무기로 시장을 선점하는 법
Q. 카카오프렌즈나, 글로벌브랜드, 엔터테인먼트 같은 큰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카카오 프렌즈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별별 춘식' 팝업 프로젝트였는데, 춘식이와 라이언이라는 강력한 캐릭터에 로즈쉐이커만의 '러브코어' 컨셉을 녹여냈고 시장에서 정말 신선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제 스타일이 너무 강해 IP 본연의 정체성을 해칠까 봐 걱정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오히려 카카오 측에서 "자아를 마음껏 펼쳐달라"며 높은 자유도를 주신 덕분에,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며 짧은 기간 동안 밀도 있게 완성할 수 있었어요. 이 프로젝트가 일종의 기폭제가 되어, 이후 글로벌 브랜드와 엔터사에서 제안이 쏟아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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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프랜즈 러브코어 춘식 <로즈쉐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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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프랜즈 별별춘식 팝업 디자인 <로즈쉐이커>
Q.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은 주니어들의 로망이기도 합니다. 실제 실무 환경은 어떤가요?
일반 기업 프로젝트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시간의 제약이 엄청나고요, 다만 표현의 자유도는 훨씬 높죠. 제가 엔터사 프로젝트에서 큰 이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스타일이 워낙 확고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컨셉은 로즈쉐이커랑 해야겠다'는 명확한 루트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거죠.
또 실무에서 느끼는 치열함은 상당해요. 단순히 귀엽고 예쁜 것 만으로는 팔리지 않고 그래픽 숙련도가 뒷받침되어야 하거든요. 제가 말하는 숙련도는 단순히 툴을 잘 다루는 기술적인 면이 아니라, 어떤 그래픽을 어느 정도의 수위로 넣어야 팬들과 엔터사가 좋아할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 등 정교하게 예측하는 사람의 마음 읽기에 가깝습니다. 이 예측을 비주얼로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은 기본이고요.
최근 진행한 포레스텔라 4집 앨범이나 버추얼 아이돌 '오위스(OWIS)' 프로젝트는 이런 팬덤의 니즈를 직관적으로 꿰뚫어 보려 노력했던 작업이었고,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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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텔라의 4번째 정규앨범 [THE LEGACY]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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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아이돌 오위스(OWIS) 디자인
Q. 대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먼저 연락을 준다고 하셨는데요, 영업비밀은 무엇인가요?
저는 "지구에는 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앉아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 다양한 플랫폼, 오프라인 활동 등을 하는 것 같아요.
메타광고도 돌려요. 한 달에 30만 원 정도. 고정월세라 생각하면서요. 또 이 과정을 통해 어떤 디자인이 클릭률(CTR)이 높은지 측정하고 데이터를 쌓고요. 클릭수를 보며 대중이 반응하는 스타일을 디벨롭하는 거예요. 더불어 MD나 마케터 분들에게 발견될 수 있는 행운도 얻을 수 있죠. 내가 활동할 수 있고 나를 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 어디든 전부 활용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도 전문 잡지라 생각하고 포트폴리오를 올려요.
계정을 단순한 아카이빙 용도가 아니라 하나의 잡지라 생각하고 운영하는 거예요. 누가 내 계정을 처음 봤을 때 이 사람은 이런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요.
초반이라 작업물이 부족할 땐 당장 오늘부터라도 평소 자주 가는 카페를 리브랜딩 해보거나 개인 작업을 꾸준히 해보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결과물이 쌓이고 쌓여 결국 실제 클라이언트로 연락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전문 잡지처럼 포트폴리오를 올리는 <로즈쉐이커>의 인스타그램
Q. 중국 시장 진출과 글로벌 활동도 적극적이시죠.
네. 처음엔 중국에서 저의 디자인 도용이 심해서 차라리 내가 오리지널임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중국 SNS인 '샤오홍슈'를 시작했어요. AI 번역기를 돌려가며 운영하는데 덕분에 중화권 클라이언트까지 생겼고요.
최근엔 상하이의 카페 '멜팅유'의 브랜딩부터 비주얼 가이드, 공간컨셉까지 잡아드렸는데, 중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포스팅을 올려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기도 했어요.
업워크도 해요. 이를 통해서는 북미권 F&B 클라이언트들과 일하며 제 스타일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저는 내가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가리지 않고 무조건 나를 알리고 있는 편이에요.
로즈쉐이커의 샤오홍슈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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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홍췐루 거리 내 코리안 스타일 카페 멜팅유의 패키지 디자인 <로즈쉐이커>
Q. 하리 님은 사람의 마음을 읽고 팔리는 디자인을 하는 똑똑한 사람 같아요. 하리 님만의 전략은 무엇인가요?
식당도 너무 새로운 메뉴보다 대중의 평균적 입맛에서 딱 반발자국 나은 식당이 맛집인 것처럼, 디자인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아무리 괜찮은 디자인이어도 너무 진부하면 외면받고 또 너무 앞서가면 디자인보다는 예술 같다, 혹은 기괴하다는 거부감을 주거든요.
이 한끝을 조절하기 위해서 저는 인문학 책을 정말 많이 읽고 세상 돌아가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요. 저는 디자이너가 책상 앞에만 앉아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기술자가 아니니까요.
밖에 나가서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인간의 본질을 이해해야 디자인이라는 수단으로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툴을 잘 다루는 것보다 대중의 심리를 읽는 것이 훨씬 중요하니까요.
또 목공이나 도자기 등 물성이 있는 디자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저 역시 아직까지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는데요, 이런 아날로그적 감각이 디자인 활동에서도 강점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Q. 하리 님과 대화할수록 철저한 전략가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비즈니스 마인드셋을 갖추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실 로즈쉐이커를 만들기 전,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책이 하나 있는데 바로 빌 비숍의 《핑크 펭귄》이에요. 수많은 무채색 펭귄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나만의 핑크빛 색깔을 드러내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죠.
저는 이 책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책에 나오는 실천 가이드를 하나하나 그대로 따라 했어요. 제가 가진 리소스가 무엇인지 나열해 보고, 어떤 파트에서 차별화를 둘 수 있을지 직접 적어가며 로즈쉐이커의 미래를 그려봤던 것 같아요. 탄탄한 설계도가 있었기에 지금처럼 확고한 포지셔닝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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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비숍, 핑크펭귄> 스노우폭스북스
Q.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시대, 하리 님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저는 작년부터 공간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어요.
결국 브랜딩과 공간은 떼어놓을 수 없는 영역이고, 자본의 흐름 또한 결국 '공간'으로 모인다고 확신하거든요. 젠틀몬스터처럼 강력한 브랜드들이 공간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관을 공고히 하듯, 앞으로는 돈은 그쪽으로 흐를 거라 생각해요. 지금의 디지털 그래픽을 넘어 인간이 직접 만지고 느끼는 텍스처와 감각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저의 다음 생존 전략입니다.
또 단순히 혼자 작업하는 방식을 넘어, 뜻이 맞는 디자이너들과 느슨한 연대를 맺고 프로젝트성 유닛으로 활동하며 물성이 살아있는 더 깊은 브랜딩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시각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 브랜딩이야말로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오리지널리티가 될 테니까요.
중국 상하이 홍췐루에 위치한 멜팅유의 공간 <로즈쉐이커>
Q. 디자이너 후배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다면요?
똑똑하게 일해야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력만큼이나 자신을 전략적으로 알리는 노력은 기본인 것 같고요.
결국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에서 필터링되어 나오는 것이거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디자인을 하는지 보여주는 기록들이 쌓여 데이터가 될 때, 그것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차별점이자 미래의 강력한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디자인, 돈이 될까요?
아니요. 정확히는 디자인'만'으로는 돈이 될 수 없는 것 같아요.
아티스트라면 몰라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마케팅, 비주얼, 바이럴, 팬덤 등 모든 항목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때 매출이 발생하거든요.
결국 디자이너는 디자인이라는 틀에만 갇히면 안 된다 생각해요. 비즈니스 전체의 흐름을 읽는 눈, "즉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고, 디자인이 아닌 다른 것들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돈이 되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만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디자인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 디자인을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가라는 노하우에 가깝다.
그녀를 브랜드가 먼저 찾는 디자이너로 만든 것은 화려한 그래픽, 복잡한 툴 사용법이 아니라, 경영진의 언어를 공부하고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며 세상에 끊임없이 자신을 알린 성실함 덕분이었다.
모니터 앞에 갇혀 땅굴을 파는 대신 밖으로 나가 인문학적 통찰을 쌓고, AI가 결코 범접할 수 없는 '물성'의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그녀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단순히 보기 좋은 시안을 넘어서 비즈니스의 해답을 제안하며 스스로를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로즈쉐이커가 업계의 판을 흔들며 압도적인 몸값을 유지하는 진짜 비결이다.
로즈쉐이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sesh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