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뷰티 시장에서 '워터리스(Waterless)'와 '리필(Refill)'은 중요한 전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이는 리필 포맷을 앞다투어 확대하고 있으며, 고체 샴푸를 포함한 워터리스·고체형 퍼스널케어 제품군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뷰티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과 리필 포맷 확대는 이제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왜 지금 이 주제가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중요할까? 브랜드와 소비자가 물리적으로 만나는 가장 중요한 접점인 '전통적인 화장품 용기'가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많은 뷰티 스타트업과 제품 기획자들은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하거나 리필 파우치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친환경 브랜드 전략이 완성되었다고 믿는다. 문제는 '식별력의 약화'에 있다. 소비자가 예쁜 단상자를 버리고 알맹이만 꺼내 쓰거나 매일 아침 욕실에서 밋밋한 공병을 마주하게 된다면, 전통적인 병이나 박스 중심의 시각적 식별 요소가 크게 약해질 수 있다. 포장지가 간소화되는 순간,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들 장치도 함께 희미해지는 것이다.
실제 시장과 IP 전략은 이 지점에서 어떻게 연결될까? 첫 번째 해답은 껍데기가 사라진 '알맹이(Naked Product)'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배쓰밤과 고체 포맷 제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러쉬(Lush)의 사례를 보자. 러쉬는 입욕제의 외형 중 일반적인 둥근 형태는 점선으로 남겨두고, 자사만의 특징적인 패턴이나 형상 부분만을 실선으로 표현하는 '부분디자인' 제도를 영리하게 활용하여 독보적인 외관의 권리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