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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과 고체의 시대, 화려한 병을 버리면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으로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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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뷰티 시장에서 '워터리스(Waterless)'와 '리필(Refill)'은 중요한 전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이는 리필 포맷을 앞다투어 확대하고 있으며, 고체 샴푸를 포함한 워터리스·고체형 퍼스널케어 제품군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뷰티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과 리필 포맷 확대는 이제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왜 지금 이 주제가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중요할까? 브랜드와 소비자가 물리적으로 만나는 가장 중요한 접점인 '전통적인 화장품 용기'가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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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종이층 50%로 제작되어 전체 종이로 분리 배출이 가능한, 아모레퍼시픽 라보에이치 샴푸 리필 제품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많은 뷰티 스타트업과 제품 기획자들은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하거나 리필 파우치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친환경 브랜드 전략이 완성되었다고 믿는다. 문제는 '식별력의 약화'에 있다. 소비자가 예쁜 단상자를 버리고 알맹이만 꺼내 쓰거나 매일 아침 욕실에서 밋밋한 공병을 마주하게 된다면, 전통적인 병이나 박스 중심의 시각적 식별 요소가 크게 약해질 수 있다. 포장지가 간소화되는 순간,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들 장치도 함께 희미해지는 것이다.

실제 시장과 IP 전략은 이 지점에서 어떻게 연결될까? 첫 번째 해답은 껍데기가 사라진 '알맹이(Naked Product)'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배쓰밤과 고체 포맷 제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러쉬(Lush)의 사례를 보자. 러쉬는 입욕제의 외형 중 일반적인 둥근 형태는 점선으로 남겨두고, 자사만의 특징적인 패턴이나 형상 부분만을 실선으로 표현하는 '부분디자인' 제도를 영리하게 활용하여 독보적인 외관의 권리를 확보했다. 
 

그림. 러쉬(코스메틱 워리어스)의 배쓰밤 부분디자인권 (등록번호 30-1229043)


유아 화장품 브랜드인 아토오겔(운영사 닥터더마겔) 역시 현재 해당 입욕제 라인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으나,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공룡, 로켓, 상어 등 독특한 입욕제 외형 그 자체를 디자인권으로 선점한 바 있다.
 

그림. 아토오겔의 유아용 입욕제 디자인권 (등록번호 30-1169812)


한편, 화장품 OEM/ODM 전문기업 블리스팩은 자체 보유 기술로 구현 가능한 ‘세정 성분을 수용성 종이 등으로 라미네이팅한 고체형 세정제’의 고유한 형상을 디자인권으로 확보했다. 이는 기술적 차별성이 시각적 디자인으로 이어져, 향후 시장 진입 장벽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그림. 블리스팩의 고체샴푸 디자인권 (등록디자인 30-1084748 및 30-1084732)


그렇다면 액체 내용물을 보충해 쓰는 리필 제품은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실무상 리필 방식은 크게 빈 병에 부어 쓰는 '파우치형'과 구조체를 갈아 끼우는 '모듈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각각의 전략은 다르게 접근되어야 한다. 먼저 파우치형 제품의 경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파우치 자체의 고유한 디자인 형상과 고품질 프린팅을 통해 구매 시점부터 소비자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인지하도록 고도의 시각적 전략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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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로레알(L’Oréal)이 재출시한  '엘비브(Elvive)' 리필 파우치 제품


반면, '리필 모듈'은 파우치와는 다른 구조적인 방어막을 구축한다. 모듈형은 자사 본품 케이스에만 맞물려 결합되는 독자적인 리필 형상을 디자인하는 이른바 '락인(Lock-in) 전략'을 수반한다.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화장품 용기 내부 삽입형 '리필 컵' 디자인권(등록번호 30-1059019)이나, 주식회사 씨티케이가 등록한 실링 형태의 리필캡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리필컵 디자인권(등록번호 30-1059019) 및
주식회사 씨티케이의 리필캡 디자인권(등록번호 30-1174277)


또한, 글로벌 화장품 용기 전문기업인 (주)연우는 본품 포장 용기 내부에 삽입되는 리필 용기의 상단에 곡면이 반복되는 구조를 적용하여, 기능적 결합을 넘어선 유니크한 심미감을 디자인권으로 확보했다. 보통 리필 모듈은 본품 케이스 안에 숨겨지는 단순한 부속품으로 여겨져 밋밋한 원통형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주)연우는 소비자가 다 쓴 리필을 빼내고 새 리필 모듈을 갈아 끼우는 짧은 순간에도 시각적·촉각적 차별성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듈의 형태 자체를 디자인 자산으로 승화시켰다. 이는 타사가 형태마저 똑같은 저렴한 호환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법적으로 방어하는 동시에, '우리 브랜드만의 독특한 리필 교체 경험'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고도의 브랜딩 전략이다.
 

그림. 화장품 용기 전문회사 ‘(주)연우’의 포장용 리필 용기 디자인권 (등록디자인 30-1220233)


해외에서는 틸트뷰티(Tilt Beauty)와 같은 리필 구조를 갖춘 기계식 스틱형 뷰티 제품을 참고할 수 있으며, 아베다(Aveda) 역시 에어로플렉스(AeroFlexx)와의 리필 패키징 도입을 공식 발표하는 등 구조적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교체형 모듈을 끼워 넣는 행위 자체를 자사만의 브랜드 경험으로 만들고, 이를 디자인권으로 선점하여 타사의 호환 리필 진입을 어렵게 만들며 모방 억지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그림. Tilt Beauty의 Cosmetic product refill  디자인권 (등록번호 DM/245960)


핵심은 이것이다. 상자와 외부 용기(Bottle)의 매력적인 디자인이 소비자의 첫 선택을 이끄는 핵심 무기라면, 친환경 시대의 디자인 IP 전략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즉, 겉옷을 벗은 '제품 본연의 형상'과 타사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리필 구조'까지 포괄하여 브랜드를 입체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필자는 뷰티 브랜드 대표와 실무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환경을 위해 전통적인 포장지가 간소화되거나 분리배출된 후에도,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의 일상 속에서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앞으로 기업은 훌륭한 패키징 디자인의 고유성을 지키는 동시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제품의 형태'나 '파우치의 시각적 인지', 그리고 '자사 케이스에만 맞는 독자적인 리필 교체 방식'이 브랜드의 무언의 홍보대사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와 구조를 구상했다면, 시장 출시 전 반드시 디자인권을 통해 다층적인 비즈니스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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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정태균 파트너변리사는 BLT 전략본부장으로 스타트업들의 IP전략, BM전략, 시장진출(GTM)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48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현재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의 IP(특허, 상표, 디자인)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동 필자 
박진호 연구원 / 특허법인 BLT 빌드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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