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있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적어도 안정을 원한다면.
1️⃣ 부모가 처음 되는 파운더의 고민이 매우 까다로운 이유를 잘게 쪼게보면
첫째, 행복 밸런싱.
본인도 부모 역할을 어디까지 감당할수 있는지, 감당하고 싶을지를 모른다.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면서 내가 부모로써는 어디까지 개입할지, 반대로 파운더로써는 어디까지 양보/성장하면 행복할지를 가늠하기가 처음에 어렵다. 1-2년은 해봐야, ‘아 나한텐 스타트업 파운더 보다 가정적인 아빠가 더 행복한 정체성이구나’를 깨닫는다. 근데 심지어 이마저도 5년, 10년뒤엔 어떤 후회를 하며 땅을 칠지 모르기 때문에, 가히 새로운 정체성의 내가 어떤 유형의 삶으로 행복을 길게 누릴지 아주 세심하게, 집요하게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결정이 ‘자녀가 너무 소중하고, 부모가 이타적’이라 내리는 결정은 아니라 보고, 철저히 개개인의 행복의 기준으로 내려지는 결정이라고 본다.
둘째, 고통 밸런싱.
어쩌면 첫번째 보다 더 중요한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내 삶에 이렇게 많은 고통을 초래할지 몰랐다. 아이를 낳기 전, 내가 문자 그대로 들었으면 도움이 됬을 법한 말은 “자신이 태어나는 이벤트 다음으로 가장 큰 이벤트야”라는 말이다. 아이를 나 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일은 지금도 유독 잘 되지 않는다. 너무 너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자연스레 고통의 내성이 훈련되며(“응 바닥에 한입도 먹지 않은 밥풀이 다 떨어지고, 나는 오늘도 이대로면 링크드인 글을 저녁 12시 넘어서 쓰게 되더라도..”), 아이를 눈앞에 두고 놀아주고, 기저귀 갈아주며 사업 구상을 하는 등, 설익은 반쪽짜리 아이디어로 실행해야 하는 극한의 멀티태스킹 스킬까지 강제적으로 추가된다. 나 라는 자아가 어디까지 고통을 참아낼수 있는가, 이번엔 어디까지 한계를 밀어붙여 봐야 하는가 라는 고민들을 세심하게 하더라도, 감안하지 못한 내 컨디션, 와이프나 아이에 그날의 컨디션 등, 외부변수들에 따라 에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매우 까다롭다.
2️⃣ 제목의 말이 되게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사실 딸이 생기고 제일 먼저 했던 생각이 이거였다. “이젠 리스크 줄여야겠다.”, “이제는 안정적으로 가야지.”
나름 되게 자연스러운 결론 아닌가. 그래서인지 Outsome도 시스템화 한답시고 처음부터 반복가능한 구조, 메뉴얼화, 고도화등에 신경쓰며 최대한 안정적인 운영을 하려했다. 그렇게 한 10개월 지나니까 두가지 일이 발생했는데,
첫째, 가족에게 내가 책임져주고 싶은건 훨씬 더 많아지는 반면,
두번째, 사업의 궤도가 뚜렷하게 고착화되며 사업의 상한선이 닫히며
이상과 현실이 상충되는 지점이 여러번 있었다. 이쯤부터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고, “지금 내가 선택하려는 이 안정이 진짜 가족을 위한 선택이 맞나?”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예측가능한 커리어 빌딩의 문제는, downside가 제한적이지만 upside도 같이 제한된다는 점이며 나아가 티안나게 천천히 나를 잠식하는 최대의 리스크라는 점이다.
지금 당장 나를 위로하는듯한 안정성은 하루에 나를 망하게 하지 않으며 보통 5년, 10년 뒤에 겉잡을 수 없는 격차로 터진다.
3️⃣ 반대로 공격적인 형태의 창업은 완전히 다른데,
-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 실패하면 빠르게 망하고
- 스트레스도 크다.
근데 upside가 비대칭이다. 나아가 프레임워크와 분야 전문성을 살리면, 평균적인 스타트업보다 훨씬 더 잘 Death Valley를 살아남을수 있고, 잘 되면 인생 trajectory 자체가 바뀐다는 점에서 지금 내겐 꽤 좋은 선택지다. 고로 내가 내린 결론은, “아이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있기 때문에 더 큰 옵션에 베팅해야 한다” 로 바뀌게 되었다. 어느정도 내가 상상했던 아빠의 모습도 바꿔야 했는데, 앞으로 나는 “안정적인 아빠”가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아빠”가 되는게 목표가 되었다.
4️⃣ 적용점.
무작정 창업하라는 얘기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니다. 특히 스타트업 하시는 파운더 분들께 조금 더 현실적인 적용점을 드리면,
A. 맹목적으로 리스크를 줄이지 말고 전략을 짜자.
→ 풀베팅이 아니라 runway, side income, 구조를 퇴사 전에 만들어야 한다. 나 역시 그간 3-4년간 글을 쓰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여러번 돌려본게 창업을 zero to one하는데 들어간 시간을 1-2년 세이브했다.
B. 오히려 글로벌을 고려해보자.
→ 한국 안에서의 안정의 upside가 너무 작다. 그러니, 처음부터 미국/글로벌 시장을 보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이다. 나도 어느 정도 사업을 궤도에 올리고 나면 글로벌을 탭핑할 예정.
C. 가족을 이유로 속도를 늦추지 말자.
→ 오히려 이게 자극제가 되어 더 빠르게 PMF를 찾아야 한다. 오래 불확실한 상태가 가족에게 훨씬 더 위험하다.
D. 중간값을 목표로 하지 말자.
→ 가족이 있으면, 나아가 도움드려야 할 부모님도 있다면, 평균으로는 답이 없다. 그러니, 사업 구상부터 실행까지 구조적으로 상위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5️⃣ 4월 생산성 결산
Overall
· 평균 성공률: 84% (3월과 동일)
· 성경/기도: 97% / 97% (매우 안정적 루틴화)
· 핵심 루틴들: QT, 화평, 헬스, 글 쓰기, Mirror, 산책 / 콜드샤워
Highs
· 화평 97% → 감정/태도 관리가 루틴화됨
· 헬스 상승 → physical discipline 안정화. 인바디 점수는 꾸준히 80중반대.
Lows
· 글쓰기 하락. execution 기반 output이 줄어듦
· 콜드샤워 하락 > 사우나로 대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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