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인스타 대안으로 지목되며 Z세대 사이에서 큰 유행을 끌고 있는 소셜 앱이 바로 셋로그(setlog)다.
2. 작동 방식은 유저가 로그(Log)라는 소그룹(=카톡 단톡방)을 개설해 찐친만 초대하는 형태다. 방에 입장하면 무작위로 울리는 알람에 맞춰 일상을 2초 만에 찍어 공유한다.
3. 앱 이름은 셋(3명)이 가볍게 일상을 공유한다는 의미였지만, 피드백을 수용해 최대 12명까지 방 인원이 확장되었다. 또한 1020세대에게 최적화된 귀염뽀짝한 UX, UI다.
4. 셋로그가 단기간에 폭발적인 유행을 끈 가장 큰 이유는 기존 SNS의 극심한 피로도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내 일상의 멋진 단면만 정제하고 편집해 전시하는 연출 공간이 되어버렸다.
5. 유저 입장에서 이는 끊임없이 타인의 화려하고 완벽한 일상과 비교하게 만들며, 피드, 스토리를 넘길 때마다 붙어 있는 무분별한 광고들 역시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6. 2023년 Gartner의 예측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소비자의 50%가 네트워크 독성, 허위 정보, 과도한 광고로 인해 '소셜 미디어 피로감'을 느끼고 플랫폼 사용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7. 이는 현재 ‘디지털 디톡스’ 트렌드로 나타난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인간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사회 비교 이론(1954)이 가장 극단적으로 작동하는 곳이 SNS이기 때문.
8. 인스타그램은 쉼 없이 상향적 사회 비교를 유발하며, 우울증, 소외 불안, 신체 이미지 왜곡 등 유저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실증적 연구들이 증명되고 있다.
9. 반면 셋로그는 무작위 알림에 맞춰 정제되지 않은 일상을 단 2초만 찍게 강제한다. 침대 위, 출근길 버스 안처럼 꾸밀 수 없는 밋밋한 풍경이 공유되다 보니, 인스타에서 눈팅만 하던 유저들도 셋로그를 시도해 보는 경향이 있다.
10. 하지만 찐친과의 철저한 폐쇄성에 기반하고, 도파민 터지는 재미 또는 정보 콘텐츠가 없기에, 장기적 생존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2022년 전 세계 4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도 한계에 부딪혀 헐값에 매각된 BeReal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11.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본은 양적 팽창을 통한 무한한 확장성에 있다. 일면식 없는 팔로워를 늘리고, 그 거대한 트래픽에 배너 광고나 협찬이 붙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유튜버에게 조회수 수익으로 분배하는 구조이며, 조회수 수익과 협찬 광고 수익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12.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플랫폼 생태계를 지배하는 두 가지 법칙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
13. 첫째는 '멧칼프의 법칙'이다. 네트워크 가치가 연결된 사용자 수의 제곱(n²)에 비례한다는 이론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가 확산되는 유튜브, 인스타, 틱톡이 이 법칙을 따른다.
14. 둘째는 '리드의 법칙'이다. 사용자들이 깊은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한 하위 그룹의 수에 따라 네트워크 가치가 지수함수(2ⁿ)적으로 팽창한다는 이론이다. 디스코드, 레딧이 대표 사례다.
15. 즉, 셋로그는 강한 관계망을 기반으로 리드의 법칙이 적용되는 플랫폼이며, 내 진짜 친구가 활동하는 이상 이탈하기 어려운, 강력한 락인 효과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16. 인스타 스토리식, 카톡의 '소식' 기능이 외면받은 이유도 같다. 내가 허락한 사람들만 내 거를 보고, 내가 허락한 사람의 일상만 내가 봤어야 했는데, 거래처, 교수님, 택배 기사님까지 보게 만들어 리드의 법칙 근간 자체를 훼손했기 때문.
17. 결국 셋로그가 창출하는 가치의 핵심은 "내가 허락한 가까운 관계" 안에서만 완벽히 작동한다는 심리적 통제감에 있다.
18. 하지만 셋로그의 핵심 무기인 ‘무작위 알람’은 양날의 검이자 또 다른 피로감이 될 수 있다. (BeReal의 알람 피로도와 같이) 게임의 일일 퀘스트처럼 오늘의 숙제가 되는 순간 유저는 이탈한다. 심지어 바쁘거나 우울할 때 알람이 오면 최악이다.
19. (참고로 유튜브는 이러한 피도로를 포착했기에, 26년 1분기부터 알람 무력화 테스트를 하고 있다)
20. 결론적으로 셋로그는 BM이 부재한 상태다. 디스코드 Nitro 같은 유료 구독 모델, 유료 이모티콘, 공통 관심사 대상 버티컬 커머스, 영상 영구 소장 등 수익 구조가 마련되어야만 차세대 플랫폼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