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프로덕트 #트렌드
차별화의 자리에 카피를 놓는 사람

Chris Koerner가 80개 사업에서 폐기한 비즈니스 도그마, AI 시대에 더 정확해지는 이유.


Chris Koerner는 차별화하지 않는다. 그것이 80개 사업에서 그가 폐기한 첫 번째 도그마다. 경쟁자를 발견하면 보통은 다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Koerner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Wayback Machine에 들어가 그 회사의 10년치 웹사이트를 펼쳐두고, 가격 변천, 헤더 카피, 모바일 전환 시점, 사이드바 옵션 변경 시점을 본다. 그리고 그 마지막 형태부터 출발한다. 그 사람이 10년에 걸쳐 도달한 자리에서, 1일차에 시작하는 방식이다.

한 사례가 보인다. 2010년 대학생 시절 그는 phone repair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깨진 iPhone 스크린을 한 장당 3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이었다. 그 순간 그가 떠올린 생각은 어디로 보내드릴까요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사업을 그대로 베껴야겠다였다. Alibaba에서 iPhone 스크린 셀러에게 리사이클 합니까라는 질문을 백 번 던졌고, 5에서 10퍼센트만 답을 줬다. 그들에게 샘플을 보내고, 다시 받은 패널을 시장에 뿌렸다. 그 사업은 1년차 200만 달러, 3년차 900만 달러를 찍고 매각으로 끝났다. 처음부터 자기 트위스트를 넣지 않고, 단지 그 사람의 사업을 베끼는 자리에서 출발한 결과다.

이 글은 Koerner의 사고가 왜 AI 시대에 더 정확해지는지를 본다. 기존 비즈니스 로직 한 줄씩 그가 폐기한 자리들이 있다. 차별화, 옛 문제와 새 문제의 구분 없는 실험, 패시브 인컴에 대한 환상,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거리. 네 가지 각각이 그의 80개 사업에서 검증된 자리다. AI가 도구의 비용을 0에 가깝게 만든 시대에, 늦게 폐기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시간을 잃는다.

차별화는 비싸고, 카피는 빠르다

보통의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얻으면 가장 먼저 검색을 한다. 같은 일을 하는 회사를 발견하면 실망하고 다음 아이디어로 넘어간다. Koerner는 그 자리에서 정확히 반대로 움직인다. 같은 일을 하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은, 누군가가 전쟁터의 최전선에 가서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를 위해 검증해줬다는 의미다. 그 자리에서 그는 두 가지 도구를 켠다. Wayback Machine과 Similar Web이다. 한쪽은 그 회사의 10년치 진화 스냅샷을 보여주고, 다른 한쪽은 같은 시점들의 트래픽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두 데이터를 겹쳐서 보면, 한 회사가 무엇을 시도해서 무엇이 통했는지가 시간 축 위에 펼쳐진다. 모바일 전환 시점에 트래픽이 3,000에서 4,500으로 올라갔다면, 그는 1일차부터 모바일 우선이다. 가격이 99달러에서 49달러 격월로 바뀌었다면, 그는 49달러 격월로 시작한다. 헤더 카피가 다섯 번 바뀌었다면, 가장 마지막 카피로 시작한다. 그 회사가 10년에 걸쳐 학습한 자리가 그의 1일차다. 그 사람이 모든 리스크를 다 졌다는 사실에서 그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안도를 본다.

자기 변형을 처음부터 넣고 싶다는 충동이 보통의 창업자에게는 강하다. Koerner는 그 충동의 정체를 자존심이라고 부른다. 단지 카피하고 붙여넣는 것이 더럽거나 비윤리적이라고 느끼는 그 감각이 자존심의 잔여물이다. 도구의 비용이 0에 가까워진 AI 시대에 그 자존심은 가장 비싼 비용이 된다. 남이 검증한 자리에서 출발해 한 달이면 도달할 곳을, 자기 변형을 고집해 2년 만에 도달한다면, 그 1년 11개월의 차이가 자존심의 가격이다.

Cold Start(0년차에 시작, 자기 변형 우선)와 Wayback Start(10년차에 시작, 마지막 형태부터 카피)의 1일차 자리 비교. Wayback Machine, Similar Web으로 가격, 헤더, 모바일 전환을 학습된 형태부터 시작.

옛 문제와 새 문제는 다른 도구로 푼다

Koerner가 자기 사업에서 가장 비싸게 배운 교훈은 한 사업의 실패에서 나왔다. e-commerce fulfillment 사업이었다.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큰 창고에 받아 두고, 그들에게 주문이 들어오면 픽업해서 보내주는 사업이다. 시장을 들여다봤을 때 그에게 보였던 것은 모든 경쟁자의 가격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이었다. 보관료가 따로 있고, 픽업료가 있고, 포장료가 있고, 유통기한 추적료가 있고, 박스에 5개 든 것과 4개 든 것의 요금이 달랐다. 이게 왜 이렇게 복잡한가가 그의 첫 반응이었다. 그래서 그는 단일 정액제를 들고 시장에 들어갔다. 차별화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2년이 지나서 그의 사업은 모든 경쟁자와 똑같이 생겼다. 보관료가 분리되어 있었고, 픽업료가 있었고, 포장료가 있었다. 그가 단순함이라고 봤던 것은 단순함이 아니라 정보 부족이었다. 보관료가 분리되어 있는 이유는 고객사가 망했을 때 떠안는 재고 비용을 어디선가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고, 박스 안 개수에 따라 요금이 다른 이유는 픽업의 노동량이 정확히 그 개수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15년 일한 사람의 가격표는 15일짜리 통찰로 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2년 동안 직접 깨야 하는 학습 비용이 그의 사업에 그대로 누적됐다.

이 사례에서 그가 끌어낸 구분이 있다. 옛 문제와 새 문제는 다른 도구로 푼다는 것이다. 채용, 현금흐름, 법적 구조, 가격 구조 같은 자리는 옛 문제다. 수십 년에 걸쳐 같은 형태의 압력이 같은 형태의 해법으로 수렴한 자리다. 그 자리에서는 실험이 답이 아니라 전문성이 답이다. 한 사람을 채용하거나, 그 자리를 잘 해본 사람을 멘토로 두면 끝난다. 반면 AI 도구의 활용처럼 5년 안에 새로 생긴 자리는 새 문제다. 누구도 답을 모르고, 누구의 답도 검증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는 실험이 답이다. 창업자가 시간을 가장 흔하게 잃는 자리는 옛 문제에서 실험을 하는 자리다.

옛 문제 vs 새 문제 매트릭스. 옛 문제(채용, 현금흐름, 가격 구조)는 카피와 전문성으로, 새 문제(AI 도구 활용)는 실험으로 푼다. 옛 문제에서 실험하는 자리가 가장 비싼 학습세.

패시브 인컴은 환상이고, sweaty income부터다

패시브 인컴이라는 단어가 유튜브 댓글창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터뷰어 Stephen Bartlett이 짚었다. Koerner의 답은 그 단어 자체를 해체하는 것이었다. 그는 패시브 인컴을 재정적 silver bullet이라고 부른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줄 만능 약이지만, 그 약은 처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패시브 인컴이 가능해지는 자리는 active income과 sweaty income과 ugly income을 충분히 길게 쌓은 사람의 5년차나 10년차에서 열린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작 자체를 못 한다.

그 자신의 ugly income 사례가 컨시어지 자동차 매입 사업이다. 텍사스의 폭염 속 검은 아스팔트 위에서, 그는 차를 잘 모르고 차를 사랑하지 않는 상태로, 경매장에서 고객의 사양에 맞는 중고차를 픽업해 700달러 수수료로 넘기는 사업을 운영했다. 차가 도로 한복판에서 고장 나기도 했다. 사업은 흑자였다. 그러나 그는 그 사업을 이어가는 대신 다른 플랜B가 있었기 때문에 닫았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이상적 사업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플랜B가 있었기 때문에 닫을 수 있었다. 다른 플랜B가 없는 시점에는 sweaty income을 거부할 자리가 없다.

그가 따로 정리한 한 줄이 있다. Follow the profit until you can afford to follow your passion. 패션을 처음부터 따라가려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자리는, 내가 사랑하는 것과 돈이 되는 것이 처음부터 겹친다고 가정하는 자리다. 통계적으로 그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 자리에서 패션을 우선 추구하면 둘 다 잃는다. 반면 commerce 자체에 패션을 두는 사람은 어느 산업에 들어가도 작동한다. 사이드 허슬을 주 20시간 들여 5만 달러를 만들던 사람이 풀타임으로 전환해 주 40시간을 들이면 보통 5만이 50만이 된다. 시간은 두 배지만 수익은 열 배다. 그 격차가 sweaty income을 충분히 누적한 사람만 진입할 수 있는 다음 자리다.

패시브 인컴 환상 vs sweaty income 진화 경로. Sweaty/ugly active income(20h, 5만 달러) → Burn the boats(40h, 50만 달러, 10x 점프) → 진짜 passive income(5~10년 누적 후). Silver bullet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2주 후에도 머리에 남은 아이디어

Koerner의 BIES 사례가 자주 회자된다. 텍사스에 50개 매장을 가진 휴게소 체인이고, 그 50개에서 수십억 달러 매출을 만든다. 어느 날 그가 그곳에 들렀고,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에 사촌에게 한 줄을 던졌다. 이 사람들 온라인에서도 미친 듯이 팔겠다. 디즈니가 티셔츠로만 수십억 달러를 판다는 데이터 포인트가 그의 머릿속에 있었다. BIES는 디즈니의 1/N 규모지만 같은 수준의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고 있다. 집에 돌아와 그들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쇼핑 버튼이 없었다.

그가 그 자리에서 한 일이 빨랐다. 다음 날 다시 매장에 가서 모든 상품을 1개씩 다 샀다. 수천 달러어치였다. 창고에 가져와 사진작가를 불러 촬영하고, 별도 도메인으로 BIES 비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띄웠다. 동시에 출입 가능한 모든 기자에게 콜드메일을 던졌다. 한 명이 흥미를 보였고, 그 기자가 BIES에 코멘트를 요청했다. BIES는 처음에는 답이 없다가 결국 비공식 묵인을 줬다. 첫 30일에 수십만 달러가 유기적으로 들어왔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이트는 그의 100퍼센트 소유로 살아 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사업의 유니크함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시간이었다.

그가 자기 두뇌의 신호를 다루는 방식이 따로 있다.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들어왔을 때, 2주 동안 그 아이디어가 사라지지 않으면 그는 그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본다. 사라지면 그건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할 아이디어다. 어제 공항에서 들었던 아이디어 하나가 오늘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례를 그가 든다. 반면 자꾸 떠올라서 친구에게 voice note를 보내고, 길에서 본 것이 그 아이디어에 더해지고, 2주가 지난 시점에 여전히 머릿속에서 도는 아이디어는 신호다. 검증의 마지막 형태는 그가 boulder chasing you라고 부른 자리다. 너가 boulder를 밀어 올리는 게 아니라, boulder가 너를 쫓아오는 자리다. 잠을 못 자고 주문을 처리하는 자리. 그 자리에 도달한 사업이 자기 80개 중 5퍼센트라고 그는 말한다.

아이디어부터 실행까지의 시간 단축. 보통의 흐름(아이디어 → 검색 → 단념)과 Koerner의 흐름(아이디어 → 24시간 내 첫 액션 → 2주 생존 테스트 → boulder chasing 검증) 비교.

도구가 무료가 된 시대에, 자존심은 무료가 아니다

이 영상을 본 한 시청자가 처음 던진 단어가 언러닝이었다. 정확한 단어다. Koerner의 사고를 정리해 보면 그가 폐기한 도그마들이 그대로 보인다. 차별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도그마, 모든 문제는 같은 방식으로 풀린다는 도그마, 패시브 인컴이 빨리 가능하다는 도그마, 좋은 아이디어는 오래 묵혀야 한다는 도그마. 그가 80개 사업에서 폐기한 자리들이 그대로 그의 사업 속도가 됐다.

AI 시대에 이 사고가 더 정확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도구의 비용이 0에 가까워졌고, 따라서 시간이 가장 비싼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차별화에 1년 11개월을 더 쓰는 사람과, 검증된 자리에서 출발해 그 1년 11개월을 다음 사업에 쓰는 사람의 차이가 매년 한 사업씩 누적된다. 옛 문제에서 실험을 하는 사람과 새 문제에서 실험을 하는 사람의 차이가 같은 식으로 누적된다. 이 차이는 산수가 아니라 시간 곱셈이다.

인터뷰 끝에서 그가 인터뷰어에게 던진 질문이 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 중 절대 사업을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한 명 떠올려 보라. 1초 안에 한 사람이 떠오른다. 그 1초가 답이다. 자기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자기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sweaty income을 시작할 자리에 이미 와 있다. 도구는 무료가 됐지만 자존심은 무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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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운 AI Native · Product Manager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해 가끔 목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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