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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대신 분자에 베팅한 구글 딥마인드

Hassabis가 코딩 경쟁의 격류에서 한 발 빠지고 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푸는 회사를 만든 이유.


Demis Hassabis는 인터뷰에서 한 마디를 흘렸다. DeepMind는 처음부터 20년 미션이었고, 그 격류에서 좀 떨어져 있는 게 좋다는 말이었다. 격류라는 단어 앞에 그가 붙인 표현은 maelstrom이다. 잘게 부서지는 소용돌이. AGI 경쟁의 가장 시끄러운 자리, 코딩 에이전트와 챗봇과 분기별 벤치마크 갱신이 도는 자리에서, 자신은 한 발 빠지고 있다는 선언이다.

그 자리에서 빠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가 인터뷰의 다음 문장에 박혀 있다. AGI는 과학과 의학의 궁극적 도구가 될 것이다. 5년에서 10년 안에 신약 디자인 엔진을 완성한다. 그 다음은 임상이다. 신약 프로세스 전체를 AI가 푸는 두 단계 베팅. 인터뷰어가 자기 어머니의 다발성 경화증 이야기를 꺼내자, Hassabis는 그 베팅의 시간표를 들이댔다.

같은 시기 코딩 에이전트 시장은 다른 회사들이 가져갔다. Anthropic이 신규 엔터프라이즈 거래의 70%를 점유했고, 구글은 자기 모델 Gemini가 있음에도 Anthropic에 4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발표를 내놨다. 코딩의 격류는 인정하고, 자기는 다른 자리에 선다. 그 다른 자리가 무엇인지를 본다.

딥마인드는 코딩 경쟁의 격류에서 한 발 빠져 있다

구글에게 코딩 도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Gemini Code Assist는 IDE 통합, agent mode, Gemini 2.5 Pro까지 갖춘 정식 제품이다. 그러나 시장 점유는 다른 회사가 가져갔다. 2026년 1분기 기준 Anthropic이 신규 엔터프라이즈 거래의 70%를 점유한다는 보고가 잇따라 나왔다. Claude의 코드 reliability와 enterprise traction이 그 자리를 잡았다. 구글의 자리는 follower다.

Follower의 자리에서 구글이 한 선택은 흥미롭다. 자기 모델로 시장을 따라잡는 대신, 시장을 가져간 회사에 직접 자본을 넣었다. 2026년 4월 구글이 Anthropic에 4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자기 코딩 모델 Gemini가 Anthropic의 Claude와 직접 경쟁하는데도 그렇게 했다. 코딩 인프라의 격류를 다른 회사가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인프라의 일부 지분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정리한 자리다.

Hassabis가 maelstrom이라고 부른 것이 이 자리다. 분기마다 새 모델이 나오고, 벤치마크가 갱신되고, 가격이 무너지고, 새 도구가 등장한다. 이 격류의 한가운데서는 20년 미션을 짤 수 없다. 그래서 그는 그 격류에서 한 발 빠져 있겠다고 말한다. 빠진 자리에서 그는 다른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분자의 시뮬레이션이다.

코딩 에이전트의 분기 사이클(Anthropic 70% 점유, Google이 Anthropic에 $40B 투자)과 DeepMind의 20년 미션 사이클(Drug Design Engine → 17개 신약 임상 누적 → 규제 back-test → 임상 길이 압축) 비교.

AlphaFold에서 IsoDDE까지, 단일 모델에서 신약 엔진으로

딥마인드가 코딩 격류에서 빠진 자리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보면 한 가지가 명확해진다. 단일 모델에서 신약 발견 엔진으로의 이동이다. 2020년 AlphaFold 2가 단백질 접힘 문제를 풀었다. 2024년 AlphaFold 3가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까지 확장했다. 같은 해 Hassabis는 AlphaFold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2026년 2월, 딥마인드 분사 회사인 Isomorphic Labs가 IsoDDE라는 이름의 새 시스템을 발표했다.

IsoDDE는 단일 모델이 아니라 통합 신약 디자인 엔진이다. AlphaFold 3 대비 단백질-리간드 구조 예측 정확도가 두 배 이상이다. 작은 분자의 결합 친화도를 물리 기반 방법보다 정확히 예측한다. 새로운 결합 자리를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식별할 수 있다. 단순히 더 정확한 모델이 아니라, 신약 디자인 전체 워크플로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첫 시도다.

그 위에 17개의 신약 개발 프로그램이 돌고 있다. 종양, 면역, 심혈관계가 첫 영역이다. Eli Lilly와 Novartis와 맺은 파트너십은 마일스톤 기준 약 30억 달러 규모다. 2025년 3월에는 6억 달러를 모금하며 임상 단계로 진입할 자본을 확보했다. Hassabis가 인터뷰에서 강조한 표현은 "general purpose drug design platform"이다. 한 약, 한 질병이 아니라 모든 질병 영역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이것이 그가 말하는 신약 디자인 엔진의 정확한 형태다.

AlphaFold 2(2020, 단백질 접힘) → AlphaFold 3(2024, 단백질-리간드 + 노벨화학상) → IsoDDE(2026.02, 통합 신약 디자인 엔진, AF3 대비 정확도 2배+) 계보. 17개 프로그램, $3B 파트너십, $600M 모금, 암·면역·심혈관 우선.

임상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다

Hassabis가 인터뷰에서 짚은 두 단계 베팅의 두 번째 자리가 임상이다. 신약 디자인 엔진이 완성돼도 임상이 10년이라는 시간을 차지한다. 그가 그 자리에 대해 말한 것이 명확했다. AI가 인간 대사 일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환자 stratification으로 어떤 환자가 어떤 약을 받아야 하는지 정확히 매칭할 수 있다. 임상이라는 자리를 시뮬레이션의 문제로 다시 정의한 발언이다.

같은 thesis가 다른 자리에서 이미 작동했다. Insilico Medicine이라는 회사의 신약 ISM001-055는 표적 발굴부터 임상 2상까지 30개월에 끌고 갔다. 전통적으로 6년에서 8년이 걸리던 길이다. 한 회사의 한 약물이지만, 본질이 반복인 영역에서 AI가 무엇을 압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같은 가설을 다른 조건에서 수천 번 검증하는 일이 임상의 기본 골격이고, 그 반복은 인간이 동일한 품질로 해낼 수 없는 종류의 작업이다.

코딩에서도 같은 패턴이 보인다. 자기 출력을 다시 입력으로 받아 무한히 반복시키는 자기 참조 루프가 그것이다. 인간은 못 한다. 모델은 한다. 임상이 이 패턴의 더 큰 사촌이다. 다른 점은 한 사이클의 비용이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갖춘 회사만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딥마인드는 그 인프라를 자기가 깔아 가는 회사다. 코딩 에이전트 회사들이 GPU 위에 모델을 돌리듯, 딥마인드는 분자 위에 자기 모델을 돌린다.

임상 시험 = 무한 시뮬레이션 사이클. 가설 생성 → 시뮬레이션 → 검증 → 에러 분석이 다시 가설로 돌아오는 루프. 같은 가설을 다른 조건에서 수천 번 반복. 전통 6~8년 vs Insilico ISM001-055 30개월의 약 3배 압축.

두 단계 베팅의 진짜 자리

Hassabis가 인터뷰에서 던진 가장 정확한 문장이 이것이었다. 두 단계로 풀자. 신약 디자인 문제를 먼저 풀고, 그 다음에 규제의 시간 길이를 본다. 단순한 시간표가 아니라, 두 베팅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그가 짜둔 구조다. drug design 엔진이 17개 약을 임상까지 끌고 가면, 정부와 규제 기관에 충분한 데이터가 쌓인다. 그 데이터로 모델 예측을 back-test할 수 있다.

Back-test가 통과하면 다음 단계가 열린다. 동물 실험을 스킵할 수 있다. 용량 단계를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임상 자체의 길이가 압축된다. 이 두 번째 단계는 인프라가 아니라 정치다. 모델이 충분히 정확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규제가 움직이지 않는다. 규제가 신뢰할 만한 누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17개의 약을 동시에 임상에 넣고 있는 회사다.

다만 이 베팅이 아직 검증된 것은 아니다. Isomorphic의 첫 AI 설계 항암제 임상 1상은 원래 2025년 후반이었으나 18개월 동안 세 번 미뤄져 2026년 후반으로 밀렸다. 베팅의 시간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베팅의 구조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다. 17개 프로그램, 30억 달러 파트너십, 6억 달러 자본, 일반 목적 신약 디자인 플랫폼. 베팅이 조금 늦게 검증될 가능성은 있어도, 베팅 자체가 잘못된 자리에 놓여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단계 베팅 구조. STAGE 1, Drug Design Engine(IsoDDE + 17 신약 프로그램, 5~10년) → STAGE 2, 규제 누적 데이터(12개+ 임상 통과, back-test, 동물 실험 스킵) → RESULT 임상 길이 자체의 압축.

모두가 같은 자리를 놓고 싸우지 않는다

코딩 에이전트의 자리는 분기 사이클이다. Anthropic과 OpenAI가 그 자리에서 매월 새 모델, 새 도구, 새 벤치마크를 내놓는다. 그 자리에서 20년 미션을 짤 수 없다. Hassabis가 maelstrom에서 한 발 빠져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빠진 자리에서 그는 분자라는 더 큰 사이클로 이동했다. 단백질 접힘에서 신약 디자인 엔진으로, 그 다음은 임상이다.

코드는 짜는 일이 어렵다. 그러나 코딩 격류는 누가 봐도 격류다. 분자는 다르다. 한 사이클이 6년에서 8년이고, 한 사이클의 비용이 수백억 원이고, 한 번의 실패가 회사를 죽인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매우 적다. 딥마인드는 그 적은 회사 중 하나다. 자기 인프라로 자기 모델을 만들고, 자기 모델로 자기 인프라의 다음 세대를 설계하는 자리. 엔비디아가 GPU에서 한 일을, 딥마인드는 분자에서 하고 있다.

인류를 구원한다는 표현은 너무 큰 말이다. 그러나 끔찍한 질병의 시간을 압축한다는 베팅은 측정 가능한 표현이다. Hassabis가 자신의 legacy로 남기고 싶다고 한 표현이 그것이었다.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 끔찍한 질병을 치유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 그 베팅이 검증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그 시간이 1년 사이클이 아니라 5년 사이클, 10년 사이클이라는 점이 딥마인드의 자리를 정의한다. 모두가 같은 자리를 놓고 싸우지 않는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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