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를 했었습니다.
재수를 하면 철학자가 됩니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 날마다 정답도 없는 인생에 대한 질문에 빠집니다. 한 번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단골 질문에 빠졌습니다.
더불어 잘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혼자 잘 살기도 싫고, 더불어 못 살기도 싫습니다.
더불어 살려면 친절하고 다정해야 했습니다. ‘잘’ 살려면 실력이 좋아야 하는데, 유용한(useful)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참 괜찮다(Nice)’는 말을 듣는 탁월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좌우명을 ‘Be Kind, Be Nice!’로 정했습니다.
Friction이라는 특이한 이메일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긴 글을 편지처럼 주고 받는데, 그 긴 글을 잘 읽고 잘 쓰고 잘 나누는 것을 돕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저는 이 서비스가 다정하고 탁월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리라 믿습니다.
문해력이 다정과 탁월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다정은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건네는 능력이고, 탁월은 상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능력입니다. 이처럼 다정과 탁월의 공통된 핵심은 필요한 것을 꿰뚫어보는 관찰력, 즉 문해력입니다.
문해력은 한 대상을 관찰하며 깊고 넓게 헤아리는 능력입니다.
깊게 생각한다는 것은 대상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헤아린다는 뜻이고, 넓게 생각한다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대상의 다양한 면을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사람과 상황을 관찰할 때 깊고 넓게 헤아리는 사람만이, 필요한 것을 건네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이 다정하고 탁월하다는 뜻입니다.
다정과 탁월은 AI 시대의 핵심 역량입니다.
AI 시대에 성공하는 제품은 매우 인간적이거나 매우 효율적인 제품, 둘 중 하나입니다. 전자를 만들 때의 핵심은 사람들이 강렬히 원하는 것을 주는 다정함이고, 후자를 만들 때의 핵심은 문제 상황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탁월함입니다.
이때 경쟁력은 실행이 아니라 판단에 있습니다.
빠르게 실행하는 일에는 정답이 있습니다. 정답이 있는 일에서는 AI를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 무엇이 왜 필요한가?' 판단하는 일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이 없는 일을 AI가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문해력이 경쟁력이 되는 이유입니다.
다독다작다상량.
많이 읽고, 많이 적고, 많이 생각해보기.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빠르고 정직한 방법입니다. 생각하면서 읽다 보면 생각이 넓어지고, 생각하면서 쓰다 보면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환경이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종이책도 좋지만, 핸드폰이라는 혁신적인 매체가 문해력을 키우는 매체로서 활용되지는 못하고, 되려 문해력을 낮추는 매체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Friction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베타테스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서비스입니다. 그저 서비스를 한번 써볼 분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시면서,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함께 만들어주실 분들을 구합니다.
5월 4일부터 5월 17일까지, 2주 동안 글쓰기 모임의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떤 서비스인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the-profound.notion.site/what-is-fri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