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마인드셋
브랜드 세일즈의 본질: 1,200km를 운전하며 배운 것

지난 4월 셋째 주, 4일 동안 1,200km를 운전했다. 16시간을 차 안에서 보냈다.

화상으로 30분이면 끝날 미팅이라고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다. 효율을 따지면 그렇다. 그런데 18년 동안 영업을 하면서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세일즈는 효율이 아니라 진정성의 부피로 결정된다.


260번 까이며 배운 것

알티라가 나오기 전, 4개월 동안 압구정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신세계 강남, 논현동 가구거리를 하루도 빠짐없이 나갔다. 처음 한 달은 처참했다. 손사래를 치며 "됐어요" 하고 가버리시는 분이 절반이었다.

한 달쯤 지나 거절하시는 분들에게 한 가지를 더 물어봤다. "혹시 어떤 부분이 불편하셨는지 그 한 가지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돌아온 말들은 전부 같았다. "장사꾼처럼 말하시잖아요." "뭔가 팔러 오신 느낌이에요." "기능을 설명하시는데 저는 그게 궁금하지 않아요."

그날 이후 결심했다. 고객이 불편해하는 말을 하는 것보다, 고객이 정말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하자. 그분이 지금 고민하는 것, 답답해하는 것, 그것만 상대방이 좋아할 것 같은 언어로 말하자.

4개월 동안 약 300명을 만났다. 뾰족한 인사이트를 주신 분은 약 20명. 나머지 260명은 까임의 기록이었다. 알티라는 그 260번의 까임 위에서 만들어졌다.

브랜딩의 시작점은 로고도, 컬러도 아니다. 고객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그 말을 안 하는 것이 첫 번째 디자인이다.


"또 오셨네요"라는 말이 세일즈의 시작이다

호텔 영업은 더 무식하게 했다. 약속도 없이 갔다. 담당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로. 돌아오는 답은 매번 같았다. "담당자 안 계세요." "약속 잡고 오셔야 합니다."

다섯 번째쯤엔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30분을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날 휴게소에서 김밥 한 줄 먹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운전 9.5시간에, 미팅은 0분이었다.

그렇게 여섯 번, 일곱 번을 갔다. 어느 날 안내 데스크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또 오셨네요."

그 말에 처음에는 화가 났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바로 내가 만들어야 하는 반응이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은 "누구세요"다. 두 번째는 "무슨 일이세요"다. 세 번째부터 "또 오셨네요"다. 그때부터 진짜 대화가 가능해진다.


1년 동안 놓친 한 마디

1년 전 인터뷰 노트를 다시 들춰봤다. 거기에 있었다. 미용실 원장님 두 분이 "펌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한 마디.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무심코 지나쳤다. 그 거래처 두 곳은 그 후로 재주문이 없었다. 나는 1년 동안 그 이유를 몰랐다.

펌프를 적용한 대용량을 들고 다시 찾아갔다. 원장님이 하신 말이 "아, 이번 대용량은 펌프네요?" 한 마디였다. 그 자리에서 80만원짜리 발주가 결정됐다.

큰 매출은 큰 전략에서 나오지 않는다. 놓쳤던 한 마디에서 나온다. 브랜드의 가장 큰 적은 경쟁사가 아니다. 고객이 이미 말해준 것을 듣지 못한 우리 자신이다.


생존 브랜딩의 정의

깔끔한 영업자는 "파는 사람"이다. 흐트러진 영업자는 "애쓰는 사람"이다. 상대는 파는 사람한테는 지갑을 닫지만, 애쓰는 사람한테는 마음을 연다.

내가 편하면 상대도 나를 잊는다. 내가 괴로우면 상대가 나를 기억한다.

세일즈는 좋은 제품을 잘 설명하는 일이 아니다. 매일 거절당하면서, 무시받으면서, 그 자리에 다시 나타나는 일이다. 다시 나타나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고, 살아남은 사람이 결국 영업을 한다.

알티라는 책상이 아니라 길에서 만들어졌다. 모든 제품과 매출의 정답은 결국 고객에게 있고, 그 답은 화면이 아니라 보도블록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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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 리듬앤프렌즈 · CEO

18년차 브랜드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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