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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Duct Tape | 경쟁사를 언급 없이 저격하다

ChatGPT는 왜 모델 이름에 경쟁사를 숨겼나

모델 네이밍 하나가 선전포고가 되는 방식

ChatGPT의 새 이미지 모델 네이밍이 발표되었습니다.
Duct Tape
공식 설명은 없었습니다. 발표 자료에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어요.
그냥 그 네이밍이었고, 그 네이밍을 보는 순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2019년 아트 바젤. 바나나 한 개를 흰 벽에 덕 테이프로 붙여 놓은 작품.
그 작품은 15만 달러에 팔렸고, 세상이 잠깐 웃었다가, 결국 모두 기억하게 됐죠.
그리고 Gemini. Google의 AI 모델은 얼마 전
이미지 생성 기능에 Nanobanana라는 네이밍을 달았습니다.
바나나와 덕 테이프. 같은 작품의 두 재료예요.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명확합니다.

 

경쟁사를 언급하지 않고 경쟁사를 저격하다

OpenAI가 한 것을 정리해보죠.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어요.
선언도, 비교도, 그 어떤 설명도 없었습니다.
그냥 모델 네이밍 하나를 골랐을 뿐인데 그 안에 이미 서사가 들어 있었어요.

우리는 브랜딩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네이밍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내포하는지 생각할 때가 많아요.
로고나 색상은 설명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 컬러는 신뢰를 상징해요", "이 형태는 성장을 의미해요"라고 덧붙이게 되는 순간이 있죠.
그런데 네이밍은 달라요.
좋은 네이밍은 설명 없이 작동합니다.
읽는 사람이 알아서 연결하고, 알아서 의미를 만들어요.

 

좋은 네이밍은 설명이 필요없다

Duct Tape이 바로 그런 네이밍이에요.
덕 테이프를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무엇이든 붙이고, 무엇이든 고치고, 없으면 어떻게든 만들어 붙이는 것.
그 물성 자체가 이미 메시지입니다.
거기에 카텔란의 작품 맥락이 겹치면서, 네이밍 하나가 예술과 기술과 경쟁 서사를 동시에 품게 됐어요.
명시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강하게 각인됩니다.

Duct Tape은 설명이 필요 없어요.
그 네이밍을 보는 순간, 알 사람은 압니다.
모르는 사람도 그냥 지나가면 되고요.
중요한 건 알아야 할 사람에게 정확히 닿는다는 거예요.
좋은 네이밍은 타깃을 스스로 거릅니다.
모두에게 설명하려 하지 않아요.

 

AI 시대, 이름이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

저는 이 사례를 보면서 AI 시대의 브랜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툴이 강력해질수록,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네이밍 하나가 더 중요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요.
비주얼은 이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네이밍 안에 서사를 넣는 건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Duct Tape.
설명하지 않고 알아차리게 하는 것.
이게 제가 Duct Tape에게서 배운 네이밍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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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러쉬 grdnrush ·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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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러쉬 grdnrush ·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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