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진을 버리고 싶다면, 읽어보세요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어디든 다 괜찮아요. 이 직무, 이 업계만 빼고요.”
단순히 돈이나 인간관계 때문은 아닌듯 합니다. 대기업에 재직중이어도,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물론 출근길만 떠올려도 가슴이 답답하고 공황이 올 것 같다는 분들도 있으시고요.
오늘은 본진, 즉 산업군과 직무를 바꾸고 싶을 때 현실적으로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사람을 볼 때 보는 세 가지
경력직 채용에서 회사가 보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산업군, 직무, 그리고 연차.
여기에 네임밸류나 규모 같은 것들이 덧붙죠.
흔히 회사에서는 이력서 하나에 시간을 들여 꼼꼼히 본다고 하지만, 경험상 그것은 이 3가지 필터를 넘겼을 때입니다. 재직 인원 수준이 아니라면, 눈길이 머무는 시간은 10초를 넘지 않습니다.
이 중 연차는 내가 “괜찮다”고 해서 해결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7~8년 차인데 신입부터 시작하겠다고 해도, 상대방(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실력이나 성품과 별개로, 조직 구성 자체가 꼬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중고신입”을 언급할 때 현실적으로 3년 차 이하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가능/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구성의 문제입니다.
위의 사항을 고려했을 때, 결국 우리가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산업군과 직무, 이 두 가지입니다.
산업군을 바꾸고 싶다면: 밸류체인으로 위·아래·옆을 보세요
먼저 내 산업군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부터 그려보세요.
코스메틱이라면 소비재, 더 넓히면 B2C입니다. 건설회사라면 그 회사를 갑으로 두는 곳, 혹은 건설회사의 갑이 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중장비 회사나 디벨로퍼 회사가 그 예입니다.
산업의 밸류체인을 따라 위아래, 혹은 좌우로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완전한 전환이 아니라, 연결된 이동이 됩니다. 상대방에게도 셀링포인트, 명분을 줄 수 있고요.
직무를 바꾸고 싶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의 범주를 보세요
직무를 유지한 채 산업군을 바꾸는 건 경우에 따라 쉬울 수도 있습니다.
인사, 총무, 회계처럼 어디서든 필요한 직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산업군을 고정하면서 유사 직무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힌트는 “내가 누구를 만나며 일했는가”에 있습니다.
고객사로 누구를 만났는지, 파트너로 누구를 만났는지, 협업 부서로 누구와 맞물렸는지. 그 접점이 곧 내 직무의 연속성이 살아나는 지점입니다.
하나의 태엽만으로 돌아가는 시계는 없습니다.
A라는 일을 깊게 해온 사람은, B를 할 때 A 출신이기 때문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반드시 생깁니다.
그 연결 지점을 찾아서 셀링하는 게 핵심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능성은 낮습니다
본진을 완전히 버리는 이직, 산업군과 직무를 동시에 바꾸는 건, 회사 입장에서 보면 사회 경험은 있지만 해당 경력은 없는 신입을 뽑는 것과 같습니다.
개인에게도 리스크입니다. 연봉 하락, 재학습, 커리어 단절. 무엇보다 경력의 연속성이 깨지면 연봉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잔인하지만 시장의 룰입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2024)가 20~40대 직장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직 유경험자가 꼽은 이직 성공 요인 1위는 직무 관련 경력(56.3%)이었습니다. 본진을 버리면 이 무기부터 잃습니다.
출처: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 근로자 이직 트렌드 조사(2024)
가장 위험한 케이스: 방향성 없이 탈출하는 이직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여기만 아니면 돼”라는 마음으로 옮겼는데, 막상 가보니 거기도 거기인 경우입니다.
우리는 남의 것을 더 좋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이 입은 옷이 더 멋있어 보이고, 남이 간 회사, 휴가지가 더 좋아 보입니다. 남의 집 아내, 남편은 좀 더 친절해보이고, 남의 집 아들은 좀 더 말 잘 들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접점이 없는 이직을 택한다면? 연봉은 낮아지고, 일은 새로 배워야 하고, 인간관계까지 어렵다고 한다면, 동기부여는 더 낮아지고 기회비용은 더 커집니다.
그럼에도 지금이 너무 힘들다면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회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공황이 올 것 같고, 지금 직장이 죽어도 아니다 싶은 상태라면? 응당 택해야 할 것은 떠남입니다.
그럴 때는 심플한 기준 두 가지로 판단해보세요.
방향성이 아직 없다면 → 연봉을 더 주는 쪽.
어차피 버텨야 한다면, 조직이라도 바뀌고 사람이라도 바뀌면 조금은 나을지 모릅니다.
차악을 고를 때는 금전적 보상이라도 챙겨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다면 → 돈을 보지 마세요.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 일을 하세요.
그게 답입니다.
제 회사(삼성물산 건설부문) 동기 중에 S대 토목공학과 석사에 공병장교까지 마치고 입사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건설 엔지니어로서는 엘리트 코스 그 자체였는데, 해외 근무를 하다가 개발자로 전향했습니다. 연봉은 기존의 5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헤드헌터로서 포지션을 제안하며, ’아기도 있는데 가정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 친구의 답을 듣고 저는 설득을 멈추고 응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철아, 나 이 일 정말 재밌어. 그리고 나 이 일 잘해.”
그 말을 들으면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당시 저 역시 기존 일의 10분의 1 연봉만 받으며 헤드헌팅을 막 시작하던 시기였거든요.
정리해볼께요!
본진을 바꾸는 이직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래서 먼저 내 산업군과 직무의 교집합, 업의 특성에서 겹치는 지점을 찾아보세요.
만약 교집합과 상관없이 정말 원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때는 얻고 싶은 성과보다 먼저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해야 합니다.
세상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하기 싫은 것 99가지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하게 만드는 건 결국 그 한 가지입니다.
그 한 가지가 기쁨이 되고 보람이 되기 때문에 버티고 끌고 가는 것이니까요.
그 일을 찾으셨다면, 정말 축하드립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그 일에 몰입하시면 됩니다.
이직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 여정입니다.
옳은 노력은 반드시 제자리를 찾습니다.
여러분 분명 잘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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