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가성비 콘텐츠 유행, 경기 불황 때문만일까?

1. 히시월드의 '최저가 식당의 진실'은 거지맵에 표시된 가게들을 직접 탐사하는 영상이다.

2. 거지맵은 5천~1만 원 사이 가성비 식당을 표시한 지도로, 출시 18일 만에 94만 명을 돌파했다.

3. 이뿐만이 아니다. '다이소' 자체가 이제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고, 지냐와 같은 뷰티 유튜버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디에디트), 테크(잇섭) '다이소템 리뷰'를 다룬다.

4. 이렇게 가성비 중심의 콘텐츠가 유행하는 것을 단순히 '경기 불황·고물가'로만 보기엔 부족하다. 어떤 이유에서 바뀌고 있을까?

5. 가장 중요한 이유는 '품질 평준화'다. 품질 평준화는 총 3단계를 거친다.

6. 2000년대 초중반은 제품이 제 기능을 다 하고 고장 나지 않는 시대였다. 기본적인 품질의 하한선이 올라갔으며, 세스 고딘이 마케팅에서 보랏빛 소를 이야기한 시기다.

7. 2010년대는 디자인과 스펙의 평준화 시대다. 싸면 촌스럽다는 공식이 깨졌다. ZARA·유니클로 같은 SPA 브랜드와 함께, 샤오미 같은 '대륙의 실수'—사실상 폭스콘 같은 거대 하청업체가 성장한 것. 저가 기기도 프리미엄급 디자인과 80% 이상의 스펙을 구현했다.

8. 2020년대는 성분과 핵심 기술의 평준화다. 기본 기능과 겉모습(=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의 뼈대가 되는 배합 기술·핵심 성분·감각적 경험까지 하이엔드와 일반 브랜드가 똑같아진 시대다.

9. "어차피 화장품은 한국콜마·코스맥스 같은 공장에서 똑같이 만드는데, 다이소 화장품 쓰자"라는 시각이 생겨난, Dupe(복제품·대체재)의 전성시대이며, 유행이 가장 빠른 뷰티 카테고리 중심으로 퍼지고, 라이프 스타일, 테크 카테고리로 넘어가고 있다.

10. 2010년대까지만 해도 정보의 비대칭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마케팅비와 프리미엄화에 의문 없이 돈을 지불했지만, 이젠 다이소·알리·테무처럼 유통비·마케팅비를 0원에 가깝게 만들고 본질은 그대로인 제품에 돈을 지불한다.

11. 물론 ‘다이소, 테무, 알리에서 사지 말아야할 후회템’도 있다. 하지만 소비는 양극화되어가고 있으며, 이를 '바벨 소비'라 한다.

12. 명품만 봐도, 에루샤는 극단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고 애매한 중간 단계는 멸종되고 있다. 둘 중 하나다. 한 끼에 수십만 원 하는 파인다이닝을 가거나, 극강의 실용성을 갖춘 거지맵·다이소를 가거나.

13. 특히 명품 시장의 변화와 함께 '과시 소비'에 대한 피로감이 드러나고 있다. 인스타가 대중화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코로나까지는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샀지만, 이젠 '조용한 럭셔리'를 즐기는 재벌 3세들을 제외하곤, 속물 근성에 기반한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14. 알랭 드 보통이 말한 속물 근성은, 자신이 가진 외적 요소로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사람이며, 쉽게 말해 비싼 외제차를 타야 자신의 인간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말한다.

15. 하지만 이젠 '시끄러운 절약(Loud Budgeting)'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2023년 틱톡커 루카스 배틀이 던진 이 개념은, 친구가 10만 원짜리 오마카세를 가자고 하면 "나 요즘 바빠서 안 돼" 대신, "나 돈 아껴서 주식해야 돼"처럼 지갑 사정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흐름이다.

16. 이러한 '플렉스와 과시'에 대한 피로감은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드러나는데, 이제 콘텐츠 소재 하나에 수천만 원 쓰는 미스터비스트화 콘텐츠 대신, 우낌표는 모텔을 "대한민국 최고가 호텔"로 패러디해 진행한다.

17. 닭갈비TV도 그동안의 파인다이닝 중심 나레이션 소개 콘텐츠를, 자취방·한강 라면·편의점을 무대로 패러디하고 있다.

18. '거지맵'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거지'를 '알뜰'로 바꿨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요즘의 매력은 "돈 없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며, 결국 거지맵 속 '거지방'처럼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로의 시각을 받기도 한다.

19. 즉, 제품·디자인·성분이 상향 평준화된 시대, 수십만 개의 제품 속에서 AI가 딸깍한 정보보다, 유튜버가 직접 발품 팔아 시청자의 선택을 도와주고, 그 속에 재미·당당함·위로까지 녹여내야 한다.

20. 히시월드는 단순히 거지맵 식당을 리뷰한 게 아니다. 한 끼 4천 원에 식당을 운영하게 된 사장님들의 사연을 담았고, 탐사 영상이 아닌 따뜻한 휴머니즘 다큐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21. 결국 '가성비 콘텐츠’의 핵심은 가격표가 아닌, 시대의 정서를 읽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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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힘찬 닥터튜브 · 콘텐츠 크리에이터

1:1 유튜브 '채널 관리' 서비스를 하는 1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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