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동맥경화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3위는 무엇일까요? 바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입니다. 흡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지는 이 질환은 조기 발견이 무척 중요한데요. 하지만 진단 장비는 대학병원 정도에만 보급되어 병이 한참 진행된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헬스테크 스타트업 티알의 김병수 대표님은 손바닥만 한 기기를 개발 및 보급하며 만성 폐질환 조기 진단 문제를 혁신합니다. 누구나 숨 잘 쉬는 세상을 꿈꾸는 김병수 대표님과 함께 티알의 현재와 미래, 디캠프 배치 2기 참여 성과를 전합니다.
Q1. 전 세계 호흡기 건강 생태계를 책임지는 헬스테크 기업 ‘티알’은 어떤 회사인가요?
티알은 호흡기 진단의 문턱을 낮춰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조기 발견하도록 돕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입니다. 주력 제품인 ‘더 스피로킷(THE SPIROKIT)’은 손바닥만 한 작은 기기인데요. 여기에 대학병원 수준의 정밀도를 담아 이제는 누구나 가까운 의원에서 정확하게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2. 크기는 줄이고 성능은 대학병원 수준이라니 놀라운데요.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8살 때부터 천식을 앓으면서 호흡의 소중함을 겪으며 자라왔습니다. 그 영향으로 대학에서는 물리치료학 중에서도 심장호흡 재활을 공부하면서 SCI급 논문을 쓰는 등 이 분야에 몰두해왔고요. 그러면서 보니까,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정말 많고 조기 진단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장비가 너무 크고 비싸서 동네 의원 보급률은 10%가 안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1차 의료기관에서 정확하게 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표준화 검사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섬세한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요”
Q3. 손바닥 크기의 기기로 대학병원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게 한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요?
진단 기술의 핵심은 독자 개발한 ‘T-터빈’과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에 있습니다. 먼저 T-터빈을 설명드리자면, 폐질환 환자들은 숨을 아주 약하게 내뱉는데 기존 휴대용 장비는 이 미세한 바람을 잘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미세한 숨결에도 터빈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하여 공기의 양과 속도를 계산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합니다.
저희 분석 알고리즘은 환자의 호흡 데이터를 자동으로 판단합니다. 국제 폐질환 검사 가이드라인에 알맞게 숨을 내쉬었는지 자동으로 판정하고, 정확하게 내쉰 호흡 데이터만 진단에 활용합니다(예: 중간에 기침하면 다시). 또한 기존 장비는 측정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곤 하는데 더 스피로킷은 온도와 습도 등의 변수도 함께 계산하여 표준 장비 대비 0.900 이상의 높은 동시 타당성을 규명했습니다. 이후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로 즉시 전송되어 정상·폐쇄성·제한성 등의 질환으로 자동 분류하고, 의료진에게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최신 지침 기반의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Q4. 알고리즘 모델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저희는 환자의 호흡기 데이터를 그래프 이미지로 만들어 CNN 기반의 모델을 반복 학습시켰습니다. CNN 기반의 모델은 고양이와 고양이 아닌 이미지를 반복 학습시켜서 구분해내는 걸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더 스피로킷의 알고리즘 모델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래프를 ‘이건 만성 환자의 패턴’, ‘이건 초기 단계의 패턴’ 같은 식으로 분석 및 진단합니다. 현재 저희 모델의 폐질환 분류 정확도는 90.91%에 달하고, 단순히 기존 모델을 가져다 쓴 게 아니라 시계열 데이터의 불규칙성을 보간*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보간(Interpolation): 시계열 데이터 사이의 비어 있는 틈을 알고리즘 모델이 추론하여 연속적이고 매끄러운 그래프로 보완하는 기술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병원 도입 성과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어요”
Q5.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모두 잡은 터라 시장 반응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2025년까지는 누적 364곳이 저희 제품을 도입했습니다. 2026년은 3월 초순 기준으로 66곳 정도가 더 도입을 하겠다고 해서 현재 설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병원은 2025년에 50곳 정도 진행했고, 올해는 150곳이 도입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국내외 대형 제약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황이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랑 손잡으면서 진단부터 치료까지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 있고요. 해외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로제네카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코마케팅(Co-Marketing)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호흡기 질환 치료제를 함께 파는 건데, 저희 기계를 통해 진단율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처방까지 이어지는 전략으로 보시면 됩니다.

Q6. 기존 대형 장비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이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더 스피로킷을 대학병원급 장비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10분의 1 수준입니다. 대학병원에 들어가는 거는 1억 원 정도거든요. 하지만 저희 제품은 1000만 원 이하고요.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 경쟁력 차이가 커서 그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7. 티알이 현재 성과를 얻기까지 난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일단 신뢰를 얻는 것 자체가 난관이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외산 대형 장비를 사용해왔잖아요. 그래서 신뢰도를 증명하기 위해 국제 임상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숙련된 의료진이 대학병원급 장비를 활용해 검사했을 때와 숙련되지 않은 의료진이 저희 장비를 활용해 검사했을 때를 1500명 표본으로 비교했고 동일한 성능이 나왔습니다. 이 시험 결과를 가지고 의료 기관을 설득하니까 많이들 받아들이고 저희 장비를 선택해주셨습니다.
Q8.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매출 같은 경우는 2026년에 8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고, 말씀드린 제약 회사 외에도 더 많은 곳과 현재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매출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저희가 개발 중인 치료 및 호흡 재활 제품군 역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 이후에는 적절한 치료와 지속적인 재활 관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제품군까지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진이 보다 정밀하게 처방을 결정하도록 돕는 ‘인공지능 CDSS 기반 SaMD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네뷸라이저(흡입용 고성능 분무기)’, ‘스페이서’와 같은 약물 전달 보조기기, 그리고 폐질환 환자의 호흡재활 운동을 지원하는 ‘디지털 재활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티알은 폐기능 진단부터 치료, 재활, 예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호흡기 케어 생태계를 구축하여, 폐질환 환자가 보다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 패러다임을 혁신하고자 합니다.
“디캠프 배치 2기를 통해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비즈니스 방식도 성공적으로 전환했어요”
Q9. 티알이 지난 1년간 디캠프 배치 2기로 활동하면서 성장하는 데 다양한 지원을 받으셨잖아요.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투자 지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디캠프가 VC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IR 연결을 해주고 이후에 실제 1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까지 이어진 경험이 있고요. 멘토링 같은 경우는 김현준 멘토님이 저희 담당이신데요. 멘토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사업 방식을 전환하였고 큰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멘토링 전에는 의료기기대리점 계약 방식으로 병원에 제품을 판매해왔는데요. 김현준 멘토님이 기존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공유하면서, 티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약사 직접 영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멘토님 의견을 반영해 대웅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으며 직접 영업 방식으로 전환하였고, 배치를 시작한 2025년 4월 이후 신규 의료 기관 180개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Q10. 현재 디캠프 배치는 계속 모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 배치를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저희와 비슷한 헬스케어 기업은 꼭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은 법 규제 안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반대로 규제 때문에 경쟁사가 쉽게 생기기 어렵습니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돈을 버는 구조로 커야 하는데 그 노하우를 알려줄 사람을 한국에서 몇 명이나 될까요? 하지만 디캠프에는 그만한 멘토 풀이 있어서 알맞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디캠프 배치를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
디캠프는 스타트업의 요람이죠. 스타트업을 하면 굉장히 외로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밖도 바라보지 못하고 당장 해야 할 일에 매몰되는 경우도 있고요. 이때 누군가 옆에서 바깥을 보라고 보듬어주고, 연결해주고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디캠프가 딱 그런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사무 공간 지원해주고, 투자 연결해주고, 학생에게 선생님 붙여주는 것처럼 멘토링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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