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사업전략 #마인드셋
‘최초·유일’ 쓰는 순간, 브랜드는 싸구려가 된다

소비자는 더 이상 ‘최고’를 믿지 않는다

모든 마케팅과 브랜딩은 결국 ‘차별화’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우리 브랜드만의 고유성이 제대로 인식될 때, 그때 비로소 가치와 신뢰가 쌓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창업 했을 때 우리의 기술과 제품, 서비스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그래서 ‘이건 우리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많은 스타트업 웹사이트를 보면 이런 문구가 반복됩니다.

  • 국내에서 최초로 000 기술을 상용화한 회사 
  • 글로벌 1위 회사 000의 유일한 국내 파트너
  • 세계 최고의 성능을 내는 우리의 000 기술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우리와 비슷한 시도를 하는 곳이 단 하나도 없을까요? 그렇다면 정말 ‘최초’와 ‘유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절대적 주장, 브랜드 리스크로 돌아와

‘최고’와 ‘유일’은 그 순간은 편합니다. 대신, 나중에 브랜드가 그 값을 치르게 됩니다.

사실 광고·마케팅에서 제품·서비스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와같은 절대적 주장(absolute claim)을 객관적 근거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 모두 이런 객관적 주장에 대해 근거자료를 요구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기만 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광고 문구와 홍보 메시지는 결국 ‘회사 공식 입장’으로 남고, 그 책임은 나중에 브랜드가 그대로 감당하게 됩니다.

통신 3사의 5G 성능 홍보 사례..광고 위반으로 브랜드 신뢰 추락

2019년 있었던 통신 3사의 5G 표시광고 위반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국내 통신 3사는 5G 이동 통신 속도를 실제 대비 20배 이상으로 과장 광고하고, 나아가 자사의 속도가 경쟁사 대비 ‘최고’라고 광고했습니다. 하지만, 통신 속도에 대한 이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었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를 기만했습니다. 통신 3사가 주장했던 5G 속도인 20Gbps는 기술 표준상 목표 속도일 뿐 실증 근거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이 사건 이후로 통신 3사의 5G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빨라졌음에도,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인지 왜곡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비용 상승

절대적 주장은 법적인 제재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이미 수없이 많은 ‘최고’와 ‘유일’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 단어들은 더 이상 차별화가 아니라, 오히려 의심의 신호로 작동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과장 회피 효과(reactance)’처럼, 사람들은 과도한 확신을 강요받을수록 오히려 거부감을 느낍니다. 즉, ‘우리가 최고입니다’라는 말은 설득이 아니라 신뢰를 깎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최초’를 외치는 뻔한 브랜드 중 하나로 인지되면서 장기적 경쟁 우위를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초’라는 사실 자체가 품질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죠.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따르면, 정보를 숨기거나 과장하면 위기 시 신뢰가 급락하고 위기관리비용(crisis cost)도 커집니다. 위 통신 3사 사례가 이를 증명해 주죠.

‘최초’ 보다는 회사의 ‘비전’에 집중한 토스(Toss) 사례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토스는 서비스 시작 당시  ‘국내 최초 간편송금’이라는 강력한 타이틀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그 언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복잡한 금융을 단순하게 만든다’는 문제 해결형 메시지와 사용자 경험(UX)에 집중하면서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이 선택은 시장 내 단순한 기능 경쟁을 넘어 ‘금융을 대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토스는 특정 기능의 최초 서비스가 아니라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으로 브랜드 인식을 명확히 구축 할 수 있었습니다. 즉, ‘최초’를 내세우기보다 ‘왜 존재하는지’와 토스만의 차별점을 반복적으로 설득한 전략이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와 확장성을 만든 사례입니다.  

결론: 커뮤니케이션 인사이트

‘최고·최초·유일’은 브랜드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언어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설명이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얻는 경험으로 판단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소비자가 스스로 그렇게 믿게 만듭니다. 

* 이 글은 스타트업의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을 돕는 ‘루미스 커뮤니케이션’에서 발행하는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 좀 합시다> 연재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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