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이기적으로 행동할까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한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합니다. 심지어 이를 위해 정보를 왜곡하거나 불필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옷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고 거울 앞에 서면, 점원은 어김없이 다가와 칭찬을 건넵니다. "동안이라 잘 어울리시네요", "몸매가 좋으시네요" 같이 평소 들어보지 못한 말들입니다. 점원은 옷의 실제 어울림보다는 고객이 옷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편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그렇게 행동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이득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을 '인센티브 편향'(Incentive Bias)이라고 합니다.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생존 확률을 높이는 최적의 전략이었습니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을 때 동료를 먼저 대피시킨 개체보다 혼자 먼저 달아난 개체가 살아남아 우리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그 보상의 대상이 '생존'에서 '돈, 승진, 평판'으로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이기적인 생존자의 후예로서 인센티브를 쫓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센티브 편향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요?
인센티브 편향은 조직의 의사결정에 불순물처럼 스며듭니다. 회사와 팀의 미래를 결정하는 회의실 안에서도 각자의 머릿속에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계산하는 계산기가 돌아갑니다. 결국 조직 전체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도 여러 주체의 개인적 욕망에 밀려 왜곡되기 일쑤입니다.
가장 큰 위험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리더 자신입니다. 리더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얻는 데에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기가 정해진 전문경영인은 자신의 재임 기간 내에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재임 기간 동안 달성한 성과로 보상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당장의 성과로 드러나지 않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장기적인 연구개발 등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단기 성과에만 매몰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조직의 미래 경쟁력은 서서히 뿌리부터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리더의 권한이 막강할수록, 그리고 개인에게 약속된 보상이 클수록 이러한 편향은 더욱 위험하게 작동합니다.
구성원과 외부 참여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종 결정은 리더의 몫이지만, 그 과정에는 실무자와 외부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합니다. 문제는 이들 역시 조직의 성공보다 각자의 이득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무자는 업무 부담을 줄이려 신규 프로젝트를 무작정 반대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면 회사의 우선순위와 무관하더라도 그 중요성을 부풀려 보고하기도 합니다. 외부 자문가들 또한 다음 계약을 따내기 위해 객관적인 진실보다 리더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놓기 쉽습니다. 그 누구도 인센티브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센티브 편향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센티브 편향은 본능적 성향이기 때문에 개인의 선함이나 공정함에 기대어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구조적 설계를 제안합니다.
첫째, 제안자의 동기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맥스 베이저만 교수는 "사람들은 이득이 걸려 있으면 자신의 부정행위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경고합니다. 누군가의 조언의 배경에는 반드시 경제적 이익이 얽혀 있다고 인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결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거나 잃는지를 파악하는 중요합니다. 동기의 구조를 먼저 이해하면 정보 속에서 왜곡된 조언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둘째, 보상 시점을 늦추고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니엘 카네만은 "보상 시점을 결과 검증 이후로 늦추어야 한다"라고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자가 즉각적인 이득에 매몰되는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스킨 인 더 게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조언만 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리더의 이득이 조직의 장기적인 생존과 강제로 결속될 때만 비로소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독립적인 제3자의 검증을 포함해야 합니다. 조직심리학자 어빙 재니스는 "내부 구성원은 이미 조직 내 이익 구조에 갇혀 객관성을 상실했을 확률이 높다"라고 설명합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판단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가 전혀 무관한 제3자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들에게 "왜 그렇게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며, 내부자들이 외면한 리스크를 들춰내는 역할을 맡기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의사결정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리더는 이해관계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합니다. 누구나 조언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사결정자의 몫입니다. 타인의 조언을 섣불리 믿는 것도, 반대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모두 위험합니다. 전문가와 팀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되, 그들이 어떤 인센티브에 반응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보다 그들이 처한 동기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리더의 필수적인 선별 과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적인 책임은 리더 자신의 몫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타인의 전문성은 빌려 쓰되, 그 결정이 가져올 미래의 무게는 오직 리더가 짊어져야 합니다. 본능적인 인센티브 편향을 이해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제어할 때, 비로소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