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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제가 있는 독일은 지난 일요일부터 서머타임이 적용되어 한국과의 시차가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들었어요. 한국에 계신 분들과는 조금 더 가까운 시간이 되었네요.
지난 일요일에 보내드린 깜짝 메일은 잘 받아보셨나요? 평소와 다른 요일에 메일이 와 혹시나 놀라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못 보셨다면 지금 메일함(혹은 스팸함까지도요!)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무너진 일과 삶의 경계를 세우는 '3가지 분리의 기술'
지난 주, <솔로워커를 위한 습관 디자인 프로그램>의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첫 습관 디자인 상담을 마쳤습니다. 상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매일 나가서 일을 하자니 에너지가 달리고, 그렇다고 집에서 일을 하자니 자꾸 핸드폰을 확인하게 되고, 일을 마친 후에는 오히려 더 지쳐서 자기 전까지 핸드폰만 보게 돼요.”
왜 집에서 일할 때 더 지칠까요? 그건 바로 일과 휴식의 분리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 안에서도 두 모드를 쉽게 전환하게 해줄 장치가 필요합니다. 바로 시간의 분리, 공간의 분리, 의상의 분리입니다. 오늘은 이 3가지 분리의 기술을 다뤄볼게요.
1. 시간의 분리: '죄책감 섞인 미루기'는 휴식이 아닙니다
혼자 일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언제든 일할 수 있고, 언제든 쉴 수 있다'는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 자유는 독이 되기도 하죠. 언제든 쉴 수 있기에 쉬는 시간을 따로 두지 않고, 언제든 일할 수 있기에 일을 미루며 가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일을 미루며 “일해야 하는데..."라는 부채감을 안고 하는 행동은 휴식이 아닙니다. 유튜브를 보고 있어도 뇌는 여전히 반쯤 업무 모드에 있으며, 미루기를 그만두려는 마음과 계속 미루려는 마음이 계속 싸우며 오히려 에너지를 더 소비하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분리는 바로, '몰입 시간'과 '휴식 시간'을 물리적으로 격리하는 시간의 분리입니다. 하루 중 가장 몰입이 잘 되는 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Deep Work), 에너지가 조금 떨어지는 시간에 이메일 확인 등 단순 업무를 하고(Shallow Work), 다른 시간에는 일과 완전히 분리되어 진짜 휴식을 하는거죠.
<이렇게 해보세요>
* 집중 업무: 나만의 골든 타임 3시간 (Deep Work)
* 관리 업무: 이메일, 정산 등 단순 반복 업무 1시간 (Shallow Work)
* 능동적 휴식: 일 하는 나와 분리된 진짜 휴식

2. 공간의 분리: 뇌의 '장소 세포(Place Cells)'를 활용하세요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의 해마에는 특정 장소와 행동을 연결하는 '장소 세포'가 있습니다. 침대에 누우면 잠이 오고, 소파에 앉으면 리모컨에 손이 가는 건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그렇게 세팅되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다니면 사무실은 일의 공간, 집은 휴식의 공간으로 정해져 있죠.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오면 쉬는 것 외에 다른게 안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이 공간의 분리가 어렵습니다.
특히 원룸이나 좁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면 이 세포들이 혼란을 겪습니다. 업무용 책상에서 밥도 먹고 유튜브도 보면, 뇌는 업무에 집중해야 할 순간에 '맛있는 거 먹고 싶다,' ‘유튜브 보고 싶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공간을 바꿔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일할 때와 휴식할 때의 조명을 달리한다던가, 같은 책상을 써도 다른 방향의 의자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요.
<이렇게 해보세요>
* 조명의 변화: 일할 때는 차가운 색 스탠드를, 쉴 때는 따뜻한 색 무드등을 켜보세요.
* 각도의 변화: 제가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식탁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같은 식탁이라도 북쪽 의자에 앉으면 '식사', 남쪽 의자에 앉으면 '일' 이런식으로 공간을 분리했어요.

3. 의상의 분리: ‘일 모드’를 입어보세요
집에서 일할 때 어떤 옷을 입고 계신가요? 잠옷 차림으로 노트북을 펴고 있진 않으신가요? 심리학에는 '착의 인지'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가 입는 옷이 단순히 몸을 가리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까지 결정한다는 이론이죠. 의사가 가운을 입었을 때 더 신중해지고, 운동복을 입었을 때 더 활동적으로 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사벨 아옌데(Isabel Allende)는 만날 사람이 없어도 하이힐을 신고 화장을 한 뒤 일을 시작했어요. 이는 ‘일 모드’를 장착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 옷이 일과 휴식을 갈라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모든 사람이 환복을 하고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독 일 시작이 어려운 분들, 특히 일과 휴식의 분리가 어려운 분들은 환복 습관을 활용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업무용 유니폼 설정: 꼭 불편한 정장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 옷을 입으면 일을 시작한다'는 자신만의 업무용 옷을 정해보세요.
* 완전한 OFF: 일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그 행위 자체가 뇌에게 주는 확실한 '퇴근 보고'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 3가지 분리 기술 중 어떤 것을 이미 실천하고 계신가요? 혹은 오늘 당장 적용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사실 이 세 가지 분리는 다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1번과 2번만 하고 3번은 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중에서 반드시 필요한 분리가 있어요. 바로 시간의 분리입니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해요.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는 혼자 일하는 솔로워커의 휴식 습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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