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싱, 클리핑, 적용. 대부분은 2단계에서 멈춘다. 그래서 FOMO가 끝나지 않는다.
AI 소식이 너무 빠르다. 클로드 채널이 나오고, MCP가 화제가 되고,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일주일만 지나면 다 식는다. 까칠한AI의 황현트님이 최근 영상에서 한 말이 정확했다. "예전에는 클로드 모델 하나 나오면 며칠은 핫했는데, 요즘은 하루 정도 핫하고 끝난다." 이 속도 앞에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감각은 자연스럽다. ABBYY가 6개국 IT 의사결정권자 1,200명을 조사한 결과, 63%가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뒤처질까 두렵다"고 응답했다. 비용 우려(33%)보다 FOMO가 2배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 불안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구조적 현상이다.
그런데 이 FOMO의 원인을 대부분 오해하고 있다. 정보를 놓치고 있어서 불안하다고 생각한다. 정보는 넘쳐난다. X에서 10분, 뉴스레터 두세 개, 유튜브 하나면 하루의 AI 소식은 전부 접할 수 있다. 진짜 불안의 원인은 정보를 접하면서도 "이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정보 부족이 아니라 판단 부족이 FOMO의 본질이다.
센싱은 이미 풀린 문제다
정보를 놓치지 않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X 계정 몇 개, AI 회사 공식 계정, 인사이트가 있는 뉴스레터 두세 개면 충분하다. 하루 10분이면 "적어도 놓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여기까지가 1단계, 센싱이다. 너무 많이 팔로우하거나 구독할 필요도 없다. 열 개도 안 되는 채널만 쭉 훑으면 AI 소식의 큰 그림은 다 잡힌다.
센싱 다음은 클리핑이다. 관심 있는 정보를 골라서 북마크하거나 메모해 둔다. 여기까지가 2단계. 대부분의 사람은 여기서 멈춘다. 문제는 이 2단계까지만 하면 "안다"는 착각이 생긴다는 것이다. 클로드 코워크가 뭔지 안다, 하네스 엔지니어링이 왜 중요한지 안다, MCP가 게임 체인저라는 것을 안다. 이 수준의 "앎"은 실제로 아무것도 아니다. Udacity의 2025년 조사가 이 간극을 숫자로 보여준다. 직원의 90%가 AI 도구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그중 75%는 작업 도중 도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었다. 경험률 90%, 지속 사용률 25%. 접해본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에 65%포인트의 간극이 있다. 추상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과, 그것이 내 업무에 어떤 의미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층위에 있다.

딸깍쇼를 보고 딸깍쇼를 찍으면 생기는 일
2단계에서 멈춘 상태가 위험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상태로 조직에 영향을 미칠 때다. 인플루언서가 "10초 만에 쇼츠 100개 만들기"를 보여주면 인상적이다. "AI로 보고서 3초 만에 완성"도 그럴듯하다. 리더가 이것을 보고 팀에 "우리도 이거 해보자"라고 내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안 해도 될 일이 생기고, 그것이 리소스가 되고, 비용이 된다. McKinsey의 2025년 조사에서 88%의 조직이 AI를 도입했지만 실질적 전환으로 이어진 곳은 6%에 불과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의사결정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이 수치의 이면에 있다.
인플루언서의 역할은 소식을 빠르고 임팩트 있게 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가치다. 문제는 그 임팩트가 과장된 것임을 걸러내지 못한 채 조직의 행동으로 전환될 때 생긴다. 이전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전사 AI 교육의 70%가 사람과 프로세스에서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딸깍쇼를 보고 딸깍쇼를 찍는 순환. 강의를 사고, 도구를 도입하고, 팀에 시범 운영을 시키지만, 정작 그 기술이 우리 맥락에서 유효한지를 검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직에서 가장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이 직접 써봐야 한다. 팀장이든, 대표든, 그 조직의 맥락을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직접 적용해 봐야 제대로 된 판단이 나온다. "야 너 이거 한번 써봐"라고 위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 사람에게는 조직의 맥락이 없기 때문이다. 도구의 사용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이 도구가 우리 팀의 업무에 얼마나 유효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맥락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다.

적용해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3단계는 적용이다. 클리핑해 둔 것을 실제 내 업무에 써보는 것. 여기서부터 진짜가 시작되고, 여기서부터 불편해진다. AI로 딸깍해서 나온 결과물을 내 스타일에 맞추려면, 내 회사의 기준에 맞추려면, 상당한 조정이 필요하다. "3초 만에 자료 완성"은 데모 환경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실제 업무에서는 완성도의 마지막 20%를 맞추는 데 시간의 80%가 들어간다. 이전 글에서 썼듯이, 딸깍으로 만들어지는 건 껍데기다. 그 껍데기를 프로덕트로 만드는 과정에서 진짜 이해가 생긴다.
나는 매일 클로드 코드로 일한다. 쇼츠를 만들고, 보고서를 쓰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운영하는 모든 과정에서 AI를 쓴다. "딸깍 한 번에 끝"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떤 날은 내 취향에 딱 맞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기분이 달라져서 세팅해 놓은 파이프라인을 변경하고 싶어진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판단이 생긴다. "이 도구는 이 용도에는 쓸 만하다", "이 기능은 아직 프로덕션 수준이 아니다", "이 접근은 우리 팀에는 맞지 않는다." 이 판단들은 써보지 않으면 절대 나오지 않는다. Aalto University의 Fernandes 연구팀이 2026년 발표한 연구가 이 위험을 정량화했다. AI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자기 능력을 더 과대평가하며, AI 보조 후 자기평가는 급상승하지만 AI 없이 재검증하면 성과가 급락했다. 연구팀의 표현을 빌리면, "AI는 던닝-크루거 효과의 종형 곡선을 평탄화시켜, 모든 사용자에게 역량의 착각을 제공한다." 많이 접할수록 더 잘 안다고 착각하는 구조다. 이 착각을 깨는 유일한 방법이 적용이다.
직접 써보지 않은 기술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 것이 맞다. 나는 클로드 채널을 아직 제대로 세팅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좋다 나쁘다 어느 쪽도 말하지 않는다. 클로드 코워크의 초기 버전은 별로였다. 직접 써봤기 때문에 확신한다. 클로드 코드는 매일 쓰고 있고, 이것이 내 생산성의 핵심이라는 것도 안다. 이 세 가지의 차이가 센싱과 적용의 간극이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적용을 거쳐야만 가능한 정직한 판단이다.

정보력이 아니라 적용 목적의 명확성이 경쟁력이다
나도 정보 센싱이 빠른 편이다. 새로운 소식을 남들보다 먼저 접하고, 빠르게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을 잘한다. 몇 년간 이것을 해오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빠른 소식을 많이 아는 것 자체는 경쟁력이 아니다. 본질은 "이 기술을 뭘 위해 쓰느냐"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 PM의 본질은 문제 정의라고 썼다. AI가 실행을 가져간 자리에 남는 것은 판단력뿐이라고 했다. 그 판단력의 원료는 정보가 아니다. 적용 경험이다.
센싱으로는 FOMO를 잠시 잠재울 수 있다. "적어도 놓치고 있는 건 없다"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나는 이것을 안다"고 말할 수 없고, FOMO는 다시 돌아온다. 적용을 통해 판단이 쌓여야 비로소 "이건 안다, 이건 아직 모른다"를 구분할 수 있고, 그래야 불안이 구조적으로 해소된다. 잘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을 수 있지만, 적용까지 가서 판단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은 소수다.
그 소수가 되려면 정보를 더 많이 접하는 것이 아니라, 접한 정보 중 하나라도 제대로 적용해 보는 것이 답이다. 매주 하나, 내 실제 업무에 써보는 것. 대부분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완성도가 안 나오고, 맥락이 안 맞고,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서 실망한다. 하지만 그 실망이 바로 판단의 재료다. 이 정보는 나에게 꽝이었다는 판단, 이 도구는 이 용도에는 확실히 쓸 만하다는 판단. 그것이 쌓여야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AI 소식 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놓칠 수는 없다. 센싱하되 거기서 멈추지 말고, 하나라도 직접 해보는 것. 그것이 이 과속하는 시대를 관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