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페런츠 장준표 대표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배우 선우용녀의 유튜브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1945년생, 80대 초반의 나이에 1년 3개월 동안 2만7천 km를 직접 운전하며 전국을 누빈 사람. 포페런츠 장준표 대표는 이 반응이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고 봤다. "나이가 들어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장 대표의 강연을 들으며, 노후를 바라보는 시각이 꽤 많이 바뀌었다.
포페런츠 장준표 대표
오래 사는 나라인데, 왜 건강수명은 짧을까
한국은 이미 오래 사는 나라가 됐다. 그런데 장 대표가 주목한 숫자는 기대수명이 아니라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였다.
미국은 이 차이가 약 7년 수준인데, 한국은 그 격차가 훨씬 크다. 죽기 전 상당한 시간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보낸다는 뜻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그의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의 문제라는 것이다.
노후의 진짜 문제는 빈곤이 아니라 고립
과거 한국 노인 문제는 주로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금 더 심각하게 확산되는 문제는 고립이라고 봤다.
만날 사람이 없고, 참여할 기회가 없고, 삶의 이유가 약해지는 상태. 그리고 이건 소득 수준과 꼭 비례하지 않는다. 돈이 있어도 고립될 수 있다.
80대 이후 집에서 TV만 보다가 "빨리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르신들. 이건 체력이 약해진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참여가 단절된 문제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반대로 선우용녀처럼 화장을 하고, 외출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삶이 왜 건강수명을 늘리는지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 화장을 하라는 조언도 단순히 외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딘가 나가야겠다"는 생동감과 의욕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공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경계선에 있는 수많은 어르신들은 제도 밖으로 밀려난다.
장 대표는 자신의 할머니 사례를 꺼냈다. 혼자 거의 걷지 못할 정도였지만, 손잡이를 짚고 일어설 수 있다는 이유로 등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사각지대 인구가 2050년엔 약 200만 명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로당과 복지관 같은 공공 인프라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도심 노인의 경로당 이용률은 생각보다 낮고, 복지관도 마찬가지다. 시설 숫자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세대 시니어에게 그 공간이 매력적인 선택지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욕구를 실제로 충족시켜 주는 민간 서비스가 이 빈틈을 채울 수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주장이다.
포페런츠가 하는 일: 여행으로 고립을 푼다
포페런츠는 시니어 동행 여행과 비급여 돌봄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한다. 창업 배경도 개인적이다. 할아버지가 80세쯤 경미한 접촉사고 후 면허를 반납하고, 그 후 7년을 지켜봤다. 가족은 처음에 운전을 안 하니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활동 반경이 급격히 좁아지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위축됐다. 학습지, 운동기구를 시도해봤지만 할아버지가 진짜 원했던 건 예전처럼 여행하고 나들이하는 삶이었다.
그래서 포페런츠는 여행에서 시작했다. 굳이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이유를 없애는 데 집중했다.
포페런츠는 콘텐츠 자체보다 인력 선발, 교육, 태도, 소통 방식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했다. 어떤 서비스든 결국 시니어를 이해하고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보다 서비스로 식당의 만족도가 갈리듯, 시니어 서비스도 결국 현장에서 사람이 만든다는 논리다.
포페런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녀들은 여행 구성보다 "우리 부모를 얼마나 잘 대해줬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한 번 신뢰가 생기면, 여행에서 시작해 다양한 비급여 돌봄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더 나아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자체를 잘 모르는 자녀들에게 안내하고 연결해주는 창구 역할도 할 수 있다.
시니어 산업의 본질은 욕구가 단절되는 지점을 찾아, 그것이 계속 이어지도록 창구를 만드는 일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 강연이 준 생각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사느냐다. 그리고 그 "어떻게"를 만드는 것이 시니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는 것, 이번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시니어퓨처 9기로 이어지는 이유
두 강연 모두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초고령사회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진짜 필요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
케어링처럼 인프라를 만들 수도 있고, 포페런츠처럼 일상의 고립을 풀어줄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이 시장을 제대로 보는 눈이 먼저 필요하다.
시니어퓨처 9기는 바로 그 눈을 키우는 자리다.
현장에서 뛰는 대표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인사이트를 쌓는 커뮤니티. 시니어 비즈니스, 헬스케어, AI 돌봄,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있다면 9기 모집 페이지를 꼭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https://apply.seniorfuture.kr/
이 글은 포페런츠 포럼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