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에 제품 하나를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시작한 초기 제품이지만, 이전에 만들었던 것들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처음 느껴본 사람들의 반응과 얼떨떨한 기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왜 이번에는 달랐을까. 그리고 이 결과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그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몇 가지 분명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시작과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시작점: 취미가 바꾼 사고방식과 관점
저는 원래 사진의 가치를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였고, 사진은 언제든지 찍고 지울 수 있는 데이터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많이 찍고, 필요 없으면 지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약 2년 전, 필름 카메라를 취미로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필름은 유한합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비용이 들고, 한 번 찍은 장면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 장을 찍기까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라는 것을요. 그 이후로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즐겁게,
그리고 정말 남기고 싶은 순간들을 중심으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시선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변화는 바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고, 그 감각이 무의식적으로 쌓여갔을 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조각들이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점들은 나중에 연결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connect the dots”라는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는 점들을 연결할 수 없고, 뒤돌아봤을 때만 연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했던 선택들, 가볍게 시작했던 취미,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나중에 하나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는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디어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쌓여 있는 경험과 감각들이 어느 순간 연결되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결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
첫 번째는, 생각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고민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고민 속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게라도 시작해보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납니다. 생각은 시작을 미루게 만들고, 행동은 방향을 만들어냅니다.
본질에 가까워지는 태도
두 번째는,본질에 가까워지려는 태도입니다.
필름 카메라는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 덕분에 사진이라는 행위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 경험은 자연스럽게 제가 무언가를 만들 때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하나의 작은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복잡한 기능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남기고 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왜 같은 공간에 두고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저는 업무와 일상의 기록을 처음부터 분리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만든 것이, Clips라는 앱 서비스 입니다.
(사용해보기)
Clips는 단순한 기능을 가진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방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섞이지 않게 만드는 것.
그래서 당신의 사진앱에는 정말 남기고 싶은 순간들만 남도록.
여러분의 삶의 온전히 여러분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이제 시작
다행히 많은 분들이 이 개념에 공감해주셨고 사용해보시면서 수많은 피드백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여전히 조바심을 갖고 있지만 한 단계씩 차분히 앞으로 더 발전해가며 성장이라는 숙제를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한참을 어떤 솔루션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로운 제품을 만들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성장이라는 고민을 하게되어서 한편으로는 기쁘면서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마지막으로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하게 느낀 점은...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경험을 얼마나 깊이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필름 카메라라는 취미가 아니었다면, 아마 저는 사진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Clips라는 형태로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삶 속에 들어와 있는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쌓아가고 있는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점들은, 언젠가 반드시 연결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은 경험 하나가 나중에는 하나의 방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면, 무언가를 더 찾으려고 하기보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한 번 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이미 충분한 점들은 쌓여 있고, 필요한 것은 그것을 연결하는 과정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