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 등 돌아가는 판을 보면, 머지않아 모든 직장인이 '100명의 AI 부하를 둔 관리자'가 될 기세입니다. 그런데 인문학을 전공했던 입장에서 문득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모든 직장인이 진짜 관리자가 되길 원할까요?
1. '책임'이라는 왕관의 무게
솔직히 직장인들이 바라는 건 꽤 명확합니다. 적당한 권익, 안정적인 급여, 그리고 퇴근 후의 평온함이죠. 저도 창업해서 회사를 직접 굴려보기도 하고, 그 후에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 회사 생활을 해보면서 두 입장을 모두 겪어보니 더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창업자로서 "와, 이렇게 편하게 돈 벌어도 되나?" 싶은 달콤한 순간도 있었지만, 관리와 결정의 이면에는 늘 '무한 책임'이라는 묵직한 대가가 따랐습니다.
관리는 결국 끝없는 의사결정이고, 책임입니다. AI 에이전트 100개를 돌린다는 건 결국 100명분의 결과물을 끊임없이 검수하고 책임져야 하는 '24시간 무한 책임 대기조'가 된다는 뜻입니다.
2. 워라밸을 박살 내는 디지털 부하들
AI가 1분 만에 보고서를 뽑아오면 마냥 행복할까요? 오히려 그때부터 진짜 비극의 시작입니다. "어? 1분 만에 하네? 그럼 1시간에 60개 검토해와." "AI는 안 지치고 24시간 돌아가는데, 관리자인 넌 왜 자러 가?" 생산성이 100배 늘어난다고 내 쉬는 시간이 100배 느는 게 아니라, 내 뇌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속도가 100배 빨라져야 합니다. 이건 워라밸이 아니라 그냥 '뇌 용량 과부하'입니다.
3. 우리는 정말 일을 덜 하게 될까? (feat. 제번스의 역설)
사회 전체 판을 보면 '총 노동량' 자체가 줄어들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 지금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설명해 줍니다. 기술 발전으로 자원 이용 효율이 높아지면, 자원을 덜 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체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 말입니다. AI 덕분에 업무 단가가 뚝 떨어졌다고 치겠습니다. 과연 기업들이 "아싸, 이제 다 같이 칼퇴하고 쉬자!" 이럴까요? 천만에요. "단가가 낮아졌으니 이참에 10배 더 찍어내서 시장을 다 먹어버리자!" 하고 피 터지게 덤벼들 겁니다. 결국 우리는 '단순 양적 노동'에서 피 말리는 '질적 경쟁'으로 내몰리며 여전히 바쁠 것입니다.
4. 우리는 자유를 얻은 걸까, 더 넓은 감옥에 들어간 걸까?
기술이 인간을 구원할 거란 믿음은 꽤 자주 우릴 배신했습니다. 이메일이 종이 편지를 대체했다고 퇴근을 빨리 하던가요? 답장해야 할 메일함만 터져나갈 뿐입니다. 결국 에이전트 100개를 굴리는 삶은 우릴 '편안한 직장인'이 아니라 '고독하고 갈려나가는 관리자'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의 진짜 럭셔리는 "AI 100개를 돌리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플러그를 완전히 뽑아버려도 내 삶이 굳건하게 유지되는 상태"일 것입니다.
스스로 100명의 AI 부하를 거느린 사장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그저 속 편히 퇴근하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고 싶은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