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습니다. 이 글은 분량이 가장 많고 사례도 풍부한데, 국내 브랜드 사례(배민, 컬리)가 들어간 게 EO 독자들한테 특히 잘 맞을 것 같아요. 다만 리스트형 조언 파트를 산문으로 녹이고, 전체 흐름을 하나의 질문으로 꿰겠습니다.
당신은 브랜딩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알고리즘에 끌려다니고 있습니까
스마트폰을 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보고 싶은 걸 보는 걸까, 아니면 알고리즘이 보여주고 싶은 걸 보는 걸까.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브랜딩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알고리즘에 끌려다니는 걸까.
한때 브랜드는 이랬다
1990년대 인도 Dairy Milk 광고를 기억하는가. 크리켓 경기장, 한 소녀가 뛰어나와 춤을 춘다. "인생은 특별하다" 음악이 흐른다. 이 광고는 초콜릿을 팔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쁨을 팔았다.
Raymond의 "The Complete Man"도 그랬다. 화려한 효과도, 유명인도 없었다. 진짜 감정, 단순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오래 남았다.
그때 브랜드는 제품을 팔지 않고 이야기를 했다. 깊이 공감되는 순간을 포착했고, 감정을 먼저 건드렸다. 단순했지만 잊히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가
2024년 말 코카콜라가 AI로 만든 크리스마스 광고를 공개했다. 반응은 "가능한 가장 영혼 없는 광고"였다. AI가 만든 완벽한 비주얼. 하지만 사람이 없었다.
국내를 봐도 아쉬움이 있다. 초기 배달의민족을 기억하는가. "우아한 형제들"이라는 이름부터 감성이었다. 한글 타이포, 위트 있는 카피, 따뜻한 브랜드 목소리. 배민체를 만들고 배민다움을 만들었다. 그런데 요즘 배민 앱을 열어보면 알고리즘 추천, 할인 배너, A/B 테스트. 효율적이다. 하지만 초기의 그 감성이 조금 묻혀버린 것 같다.
컬리도 그렇다. 초기엔 "우리가 골라드립니다"라는 큐레이션으로 신뢰를 팔았다. 지금은 쿠팡과 비슷해 보인다. 할인, 빠른 배송, 추천 알고리즘. 경쟁력은 있다. 하지만 "컬리다움"이 예전만큼 선명하지 않다.
잘하는 브랜드는 뭐가 다른가
나이키는 AI를 쓴다. Nike Fit으로 폰 스캔만으로 사이즈를 찾고, 운동선수 데이터 기반으로 맞춤 장비를 디자인한다. 하지만 나이키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Just Do It". 도전, 열정, 한계 돌파. AI는 경험을 개인화했을 뿐, 브랜드의 영혼을 건드리지 않았다.
무신사도 AI 추천을 쓴다. 하지만 무신사의 힘은 AI가 아니다. "무신사가 고른 것"이라는 신뢰, 스트리트 문화에 대한 이해, 매거진을 통한 스토리텔링. AI는 추천만 돕는다. 브랜드는 사람이 만든다.
29CM도 데이터를 쓴다. 하지만 29CM의 본질은 감성이다. 데이터는 효율을 높였을 뿐, 감성을 대체하지 않았다.
알고리즘은 클릭을 원하고, 사람은 공감을 원한다
알고리즘은 참여율을 원한다. 사람은 감정을 원한다. 알고리즘은 바이럴을 원한다. 사람은 진짜를 원한다.
알고리즘을 위해 브랜딩하다 보면 사람을 잃는다. 코카콜라 AI 광고가 그랬다. 알고리즘에게는 완벽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영혼이 없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브랜딩의 중심은 사람이다. 기술은 더 정확하고 더 타겟팅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창의성, 날것의 감정, 진짜 연결은 여전히 100% 사람이다.
가장 흥미로운 브랜드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게임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더 진정성 있게 자기 자신이 되는 법을 터득한 브랜드다. AI를 써서 더 깊이 연결하고, 더 명확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드.
당신은 브랜딩하고 있는가, 아니면 알고리즘에 끌려다니고 있는가.
알고리즘 시대에 브랜드의 영혼을 지키는 법, 18년 현장에서 본 것들을 카드 한 장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b.hindbysh 에서 짧게 만나보세요.